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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Nov 15. 2019

저도 연애, 결혼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사랑 저도 할 수 있을까요?

오랜만에 병원을 찾았던 날. 의사는 내게 물었다.


"혹시 결혼했어요?"

"아뇨."

내 대답을 듣고 한숨을 내뱉은 그는 피임약을 조심해야 한다며 이런 약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약들을 기억하기보다 나를 바라본 의사의 표정을 기억했다.


약을 설명하는 그의 표정은 내게 결혼은 포기하는 게 좋겠다고 에둘러 말하는 거 같았다. 정말 사랑했던 사람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이는 그의 말이 비수로 꽂혔다.


"저는 정말 사랑을 할 수 없나요?"

라고 되묻고 싶었다. 그러니까 저는 애초에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요?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아픔도, 고통도 뛰어넘는 사랑을 할 수 없는 거냐고 묻고 싶었다.


돌이켜보니 나는 조금 더 가까워지는 듯하면 지레 겁을 먹고 선을 그어버렸다. 이런 내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고, 분명 떠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놓아버리는 것이 서로를 위한 일이라고 굳게 믿었었다.


소개에 섣불리 응하지 못했던 이유는 상대방이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실망하고, 소개해준 지인들과의 관계에서도 깨질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계속 도망쳤다.


근데 지금은  만약 내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정면돌파를 해보고 싶다. 유턴하지 않고 직진해보고 싶다. 결과가 어떠하든.


떠나거나 함께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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