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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제 Nov 03. 2024

회사생활 실패자의 하고 싶은 말

저는 회사 생활 적응에 실패한 사람입니다. 십년이 넘도록 다녔지만 조금이라도 익숙하고 편해졌다는 생각이 든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회사생활을 할 때도 힘들게 나왔고요.


회사생활에 어떻게 성공할지는 그래서 저는 말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차고 넘치도록 많습니다. 그렇지만 실패한 사람의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지요.


저는 저의 실패에서 어떤 점이 힘들었고 어떻게 했으면 덜 힘들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여기서는 그런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저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만 유용할 수 있고 성격이 강하거나 처세에 능한 분들에겐 또다른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1. 자기계발보다 자기수용이 먼저


 불안정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회사에 들어갔을 때 저의 자아는 불안정했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더 그랬을 것입니다. 게다가 인간관계 경험이 적어서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주장을 하거나 갈등을 풀어내는 방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일하고 조용히 지내는 게 목표였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때도 자기계발서들이 인기 있을 때라서 생전 처음 보는 성공에 대한 책들을 보면서 나를 고쳐야 한다. 나를 계발해야 한다 이런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책을 보고 쉽게 되는 것이 아니었고, 출밤점부터가 틀린 것이였습니다.


그때의 저에겐 부족한 나를 바꾸고 자책하는 것보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해주는 자기에게 따뜻한 마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 조금씩 단단해지는 마음으로 험난한 외부를 헤쳐나갈 힘이 생겼을 것입니다.


 이것을 몰랐기에 저는 자신을 계속 챼찍질만 했고 마음은 점점 쪼그라들기만 했습니다. 회사의 외부 스트레스에 자신 내부의 스트레스까지 겹쳐서 저는 항상 지치고 힘들고 혼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때의 저에게 갈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회사보다 너 자신이 더 중요해. 적당히만 버티고 너를 너무 혼내지 말자. 지금은 무슨 말인지 모를 수 있지만 너를 혼내는 것보다 현재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게 더 중요해. 그리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야. 지금의 네가 어떤 모습이든 받아들이고 조금씩 조금씩 바뀌는 거야.”  


 2. 회사나 상사의 인정에 너무 많이 얽매이지 말자(인정중독)


 저는 어릴 때부터 칭찬이나 인정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그런 적이 별로 없고요. 그런데 회사에 들어가서 제가 좋아하는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을 하니까 그래도 괜찮았는지 일을 나쁘지 않게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처음으로 제가 한 일에 대한 칭찬을 상사에게 받았습니다. ‘인정’을 받은 것이지요. 그때 기분이라니! 정말 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 그 달콤한 인정의 맛에 중독되어 시키지도 않은 야근을 하고 엄청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칭찬을 받았으니까 다음에도 받고 싶었고 상사에게 좋은 이미지로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저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원에게 주는 상까지 받을 정도로 일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일이라는 게 항상 잘 되기는 힘들고 때로는 상사에게 혼날 수도 있는 법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때 이런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상사에게 혼나면 밤새 고민하고 울었고 더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허둥지둥 하는 일은 실수가 나기 마련이었고 그러면 또 상사에게 지적을 받고. 이런 악순환이 시작되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참 일을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이제와 떠나서 그때를 생각하면 참 제가 안쓰럽기도 합니다. 물론 상사나 회사의 인정이 기쁘겠지만 너무 크게 반응하지 말고 적당히 반응하며 나자신을 지켜야 했던 것이지요.


 3. 일도 회사 내 인간관계도 적당히


 결국 이제야 제가 지나와서 깨달은 것은 참 단순한 것입니다. 회사는 내게 돈을 버는 수단이라는 것. 그것이 기본이고 거기에 여력이 있으면 회사에서 자기 창조성이나 능력을 펼쳐보이는 것이지요. 회사를 자신의 무대이고 여기서 꼭 성공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너무 무리해서 번아웃이 오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내 인간관계에서도 적당히 너무 마음을 주지 말고 지내는 것이 좋은 듯 합니다. 어쨌든 사적인 관계는 아니니까요. 회사 내 일과 관계에서는 언제나 ‘적당히’라는 말을 기억하고 자기를 지키고 선을 긋는 걸 권합니다.


요즘 취업하기가 어려우니까 간신히 들어간 회사가 아무리 나쁘고 힘들어도 다시 취준을 하는게 엄두가 안 나 버티다가 마음에 병이 생기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듯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회사의 업무가 너무 힘들거나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자살을 선택했다는 뉴스도 나오기도 합니다.


진짜로 힘들면 병이 나거나 자살을 하는 것보다 그만두고 살아서 자신을 구하는 게 훨씬 좋은 선택인데 이미 회사일로 꽉찬 머리에서는 그런 생각이 잘 안 날 수도 있습니다. 터널비전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지요. 게다가 생계가 어렵다면 더더욱 쉽게 그만두기는 어려운 일이지요.


저또한 회사에서 저를 지키지 못 하고 번아웃되어 마음에 병이 났었기에 그런 소식들을 들으면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사회에서 성공만을 강조하지 말고 회사생활을 잘 실패하고 푹 쉬면서 다시 자신을 추스려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회사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당연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말을 계속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이나 돈은 우리가 살아가기에 필요한 것이지 삶을 놓아버리게 만들면 안 되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회사생활에 다시 도전해서 아르바이트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습니다. 회사일을 대하는 저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고 실수를 하거나 지적을 받아도 반성만 하지 전처럼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이 절망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렇게 계속 다닐 수 있다면 회사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저의 작은 경험담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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