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을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부른다. 코로나 이후 물가상승이며 금리 인상 등 내년도 경제가 힘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도 내년에는 다른 형태의 근무를 할 것 같다.
하도 변화가 많다 보니,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야말로 필요한 게 삶의 철학인 것 같다. 명리에서도 만물이 하나도 안 보이는 추운 겨울에는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활동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깊은 본질에 대한 고찰을 한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겨울로 들어가는 이 시기에 이런 철학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야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최근 금리가 또 인상된다면서 나온 기사로 소비를 줄이는 세 가지 팁을 제안했다. 배달앱 삭제, 택시 안 타기, 카페 안 가기. 세 가지는 일상을 풍요롭게 하지만, 꼭 없어도 되는 일이다. 돌아보면 20대 때 세 가지 안 하고 살아도 행복했다. 적은 돈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와도 평안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이미 90년대에 배달앱, 택시, 카페 없어도 잘 살았다. 대학동기들이랑 자판기에 커피를 뽑아 공원 벤치에 앉아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러면 멋진 카페에 안 가도 500원으로 행복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건 내가 어떤 지위에 있어도, 설령 직업이 없어도 존재가치를 인정해주는 친구들과 인간관계가 핵심이다. 친구들이 있으면 500원 자판기 커피에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
한때 마이클잭슨이 빠져 그의 여러 가지 음악과 자료를 봤다. 한 가지 맘에 남은 스토리가 있었다. 마이클 잭슨이 좋아했던 독일의 안톤 가족이다. 안톤은 남매이다. 어린이를 좋아하는 마이클 잭슨인터라 독일 TV쇼에 같이 출연하게 만남의 시작이었다. 마이클은 안톤 남매랑 놀기를 좋아했다. 남들의 눈에 피해 엘베강가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조개를 줍거나 물풍선 놀이를 했다 한다. 나중에 마이클이 아이들을 낳고 40대가 되어도 몰래 안톤네 집에 와서 지내기도 했다 한다. 마이클 잭슨은 거대한 부와 명성, 인기를 누렸지만, 그의 행복은 소박한데 있었다.
독일 안톤 쉘터 남매와 마이클잭슨
안톤 남매랑 물풍선 놀이를 하다 행복해서 만든 노래가 Speechless라고 한다. 아카펠라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뒷이야기를 들으면 인간적인 교감과 우정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마이클잭슨이 40대가 되었을 때 발매한 앨범 Invincible에 수록된 곡인데,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최근에 듣고서야 좋아하게 됐다.
인간의 과대한 욕망은 행복을 어렵게 만든다. 욕망을 간소화하고 소박해지면, 그리 많이 갖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작은 월급에도 만족하는 소확행 동생을 보고 항상 배운다. 이미 건강하고, 오늘도 맛있는 밥을 먹었다. 눈이 와서 설경이 아름답고, 저녁에는 돌아갈 따뜻한 집이 있다. 행복은 단순하고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