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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Sep 06. 2020

템플의 자폐장애의 각기 다른 생각하는 방식

있는데 없다고 할 수 없다



다음은 템플그랜딘의 책  the way I see에서 발췌한 자폐장애와 아스파거스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분류이다.


<자폐장애에서 각기 다른 생각하는 방식>


1. 시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Visual Thinker)


이 아이들은 예술과 블록쌓기, 예를 들면 레고 같은걸 좋아한다. 이들은 종종 예쁜 그리기를 할 것이다. 그들은 만지거나 손으로 할수 있는 배우기 기회에 쉽게 몰입한다. 더하기나 뺄셈같은 산수개념은 아이들이 만질수 있는 고정된 사물을 가지고 하는것이 좋다. 그리기나 다른 예술 활동을 하도록 반드시 격려해야한다. 한 아이가 한 가지만 그린다면, 예를 들어 비행기같은것을 그린다면, 다른 연관된 사물 예를들어 공항 활주로나 격납고나 공항에 다니는 자동차같은것을 그리도록 한다. 한 아이의 새로운 기술을 확장시키는것은 좀더 유연하게 생각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아이들의 모국어는 그림이기때문에 언어상의 반응이 형성되는데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걸 명심해라. 따라서 각각의 요청은 진행되기 전에 언어에서 그림으로 번역되어야한다. 그리고 나서 그 반응은 그림에서 표현되기전에 언어로 변환될 필요가 있다. 시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visual thinker)는 종종 대수학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것은 추상적인 개념 때문이다. 그러나,몇몇은 기하학이나 삼각술은 꽤 쉽게 할수 있다. 시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예술가나, 그래픽 디자이너, 사진작가 혹은 산업엔지니어로 성공을 거둘수 있다.




2. 음악과 수학으로 생각하는  사람(Music and Math Thinker)


이 유형의 아이들은 그림보다는 패턴(반복되는 것)이 생각하는 방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음악과 수학 둘다 패턴의 세계이다. 이 방식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은 강력한 연합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정신적으로 순환하는 작업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숫자와 음악음정에서 관련성을 찾는것을 좋아한다. 몇몇 아이들은 학자스타일의 연산 기술을 가질수도 있거나 한번 듣고 음악작품을 연주할수도 있다. 음악적인 재능은 종종 정규적인 교육없이도 나타난다. 이 분류의 많은 아이들이 키보드나 다른 악기가 있다면 스스로 공부할수도 있다. 이들이 자라면, 패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엔지니어나 음악에 능숙하게 된다. 이 아이들 중 몇명은 능력에 따라 수학에서 몇단계 상위 단계 학습을 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읽기에서 지연되어 특별한 교육이 필요할수도 있다. 






3. 말로 생각하는 사람(Verbal Thinker)


이 아이들은 목록과 숫자를 무척 좋아한다. 종종 이들은 버스 시간표나 역사적 이벤트를 기억한다. 관심분야는 역사, 지리, 날씨 그리고 스포츠 통계이다. 이들은 시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 부모나 선생님들은 이런 관심분야나 재능을 덜관심있는 분야를 배우는데 사용하도록 할 수 있다. 몇몇의 말로 생각하는 사람은 외국어를 배우는데 뛰어나다. 이런 기술을 가진 친구들은 세일즈나 무대연기, 회계, 사실적이고 기술적인 글쓰기나 약리학에서 성공할 수 있다. 




이렇게 자폐장애를 가진 개개인은 생각하는 방식이 확연하게 일반 사람들과 다르다. 그렇게 때문에, 그들이 할수 없는것이나 다르거나 종종 창조적이거나 소설같은것에 이용하는 기회로 너무 많이 쓰인다.  도전이 존재하는한, 더 위대한 진보는 만들어 질수 있다. 부모나 선생님들이 아이의 강점을 쌓는데 주력하고, 그들의 생각하는 패턴에 맞춘 방식으로 가르칠수 있다면 말이다.





이 중 우리 화섭씨는 세번째 말로 생각하는 사람(Verbal thinker)분야에 많이 속한다.(실제로 말과 글을 잘한다.) 최근 본인의 이력서를 쓴적이 있는데, 언제 본인이 어느 복지관에서 공부했고, 어느 직장에서 일을 했는지 년도와 월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나는 내것도 잘 기억 못하는데 말이다.) 지하철을 타도 어디가 최단 노선인지 문번호를 기억할 정도로 숫자를 좋아한다. 경품에 응모하는 취미를 수십년간 가지고 있는데 거기 사연을 보내는 글쓰기도 정말 잘 쓴다. 기회가 되면 화섭이의 글쓰기 문장을 모아서 올려보겠다.




나의 지인의 아들은 두번째 음악과 수학으로 생각하는 사람(Music and math thinker)을 보여준다. 한번 새로운 CD를 틀어주면 집중해서 끝까지 듣고 허밍으로 그 멜로디를 따라하는걸 좋아한다고 한다. 보통 자폐아이들이 한가지 패턴을 좋아하는건 불안한 뇌를 안정시키려고 한다고 들었다. 이를 상동행동이라 하는데, 이 아이는 음악이 주는 일정한 멜로디에서 안정감을 느끼느것 같다.




최근에 만난 화가분이 아는 친구는 언어는 잘 안되지만 천재적인 그림 실력을 보인다. 한국에도 그림을 잘 그리는 자폐장애 친구들이 꽤 된다. 그런 친구들은 visual thinker 일것이다.




템플은 자폐장애 아이들이 어떤 패턴으로 생각하는지를 파악하고 그 패턴에 맞춰 교육시켜주는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책에서 수차례 강조한다. 즉, 자폐장애를 가진 아이는 일반화보다는 개별화 시켜야하고, 무엇보다 그 특성을 부모나 선생님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화섭씨의 어린시절에는 이런 분야에 전혀 아는 바가 없었고, 어떤것이 화섭씨의 능력인지 잘 알지도 못했다. 최근 내가 관찰한 화섭씨의 능력은 다음과 같다.



- 글을 잘 읽고 쓴다. 글자가 로봇처럼 정확하다.


- 시간관념이 철저하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해야한다. 복권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복권을 사야한다.


- 경품응모와 복권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


- 숫자에 능하다. 물건을 세거나 계산하는것을 즐겨한다. 태어난지 몇일이 된지도 말한다. 맞는지 틀리는지 알수 없지만.


- 샤워를 좋아해서 항상 깨끗하게 씻는다. (가끔 옷을 다 입지 않고 중요부위만 가리고 욕실에서 나올때는 당황하지만, 안씻는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 새로운것을 배우는게 시간이 좀 걸리지만, 한번 맡은 일은 성실하게 잘한다.


- 경품응모와 복권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다.


- 라면을 잘 끓이고 밥을 잘 짓는다.


- 청소기, 전기밭솥, 세탁기 등 가전 제품을 잘 다룬다. (본인 옷도 세탁기로 즐겨 세탁한다.)


- 처음 가는 곳도 지하철 타고 잘 찾아간다.





어릴때부터 할수 있는것에 촛점 맞추는것을 배웠다면 우리 식구들이 덜 불행했으리라 생각한다. 어디 화섭이 뿐이랴. 우리 남매는 칭찬보다 못하는게 뭔지를 더 먼저 알고 자랐다. 학교도 그랬고, 우리 아버지도 그랬다. 하지만, 종종 나는 학교에서 나를 칭찬해주는 선생님을 만났고, 나를 격려하는 엄마를 만났다. 온탕과 냉탕이 다 있었다. 그런데, 그중 긍정을 선택하는 힘이 어릴때는 많이 부족해서 모두 불행했다. 지금부터라도 다르게 살고 싶다.





자폐장애는 아이나 가족에서 시한부 선고가 아닙니다. 이것은 위대한 도전을 가져오지만, 또한 위대한 재능과 유일무이한 능력의 씨앗을 아이에게 가져옵니다. 이 씨앗을 찾고, 양육하고, 그들이 성장하도록 확신시켜주는것은 부모나 교육자의 책임입니다. 이것은 자폐장애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것이 아니라 일반 아이에게도 해당되는 가르침과 교육의 목적이어야합니다.

Autism is not a death sentence for a child or the family. It brings with it great challenges, but it can also bring to the child the seeds of great talents and unique abilities. It is the responsibility of parents and educators to find those seeds, nurture them, and make sure they grow. That should be the goal of teaching and education for children with ADS too, not just for typical children.




템플은 위처럼 자폐장애를 대하는 태도를 설명한다. 돌아보면, 우리 가족이 힘들고 아버지가 화를 냈던건 자폐가 무엇인지 모르고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부끄럽고 감춰야하고 고독하고 외롭게 돌봐야하는 무언가로 인식했었다. 남과 다르다는것이 왜 부끄러운가? 그것은 모든 인간을 일반화시키고 어떤 전형적인 틀로 가두어 산업화에 틀에 잘 맞는 인간을 만들려고 하는 산업사회의 무식한 교육패턴때문에 생긴 인식 아닌가? 





삶은 부정에서 긍정으로의 여행, 일반화에서 개별화의 여정이어야 한다. 일반화에서 개별화로 옮겨가는 대표적인 경험이 사랑이다.
- 류시화





우리는 어쩌면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괴로웠던것 같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지 않아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행복은 창조적인 것이기에 그 길을 내가 만들어갈 수 있다면 더이상 괴롭지도 슬프지도 않을것 같다.


* 김지선님의 도움으로 김우진 작가의 그림과 함께 글을 올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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