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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에 대한 죄책감으로 펑펑 눈물을 쏟았어

by Newfifty

사랑하는 내 딸

홍아.

오늘 엄마랑 주고받은 문자를 너에게 소개할게. 아빠 마음이 좀 무겁구나.

아빠: 여보, 내가 홍이랑 꼭 붙어살면서 어떻게든 해볼게. 당신 마음이 편하고 건강해졌으면 좋겠어. 어제 홍이랑 오랜 시간 대화했는데 당신이 느끼는 증상과 너무 유사하더라. 내가 노력할게. 조금만 더 견뎌줘.


엄마: 미안해


아빠: 내가 늘 미안하고 고마워. 당신의 고통을 오해하고 있었어. 다 잘 될 거야. 나만 믿어


홍아.


너는 ‘엄마가 나만 매일 들볶고, 혼낸다’고 생각하겠지. 아빠 보기에도 엄마가 너무 심할 때가 있어. 그런 부분은 엄마가 잘못하는 거야.


그런데 엄마의 마음도 많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것 같아. 큰딸인 홍이가 잘 됐으면 좋겠는데, 너는 그만큼 해주질 않고, 때론 아빠가 보기에도 좀 심하다 할 정도로,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 아무런 생각 없는 행동을 할 때가 있으니.


엄마는 ‘내가 홍이에게 왜 이러나. 이렇게밖에 못하나’하며 죄책감이 들 때가 많다고 했어. 그러면서 펑펑 눈물을 쏟았어.


너는 이해가 잘 안 될지 모르지만 아빠는 좀 알 것 같아.


사랑의 반대말이 뭐니, 증오나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indifference)이라고 하잖아.


사랑이 지나치거나, 그 사랑을 상대방이 외면할 때 미움, 심하면 증오가 생기는 것 아닐까.


아빠는 엄마에게 ‘홍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무관심해라’고 하지만 엄마는 끊임없이 잔소리하고, 너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는 걸 보면 우리 집에서 너를 가장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인지도 몰라.


홍아.


너도 힘든 것 알아.


하지만 우리 가족 모두 서로서로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니, 그 사랑으로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아빠는 굳게 믿어.


홍아


사랑해.


8월 24일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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