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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보라 Mar 19. 2022

해고율 0%의 주인공, 택배 가수 윤성

2012년 '흔한 사랑'이라는 노래로 데뷔하여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 '힘을 내!' 등의 곡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가수 윤성. 가수 윤성 앞에 붙는 닉네임은 '택배 가수'이다.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며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그의 직업적 특색이 드러난다. 한 영혼으로 태어나 갓생을 살고 있는 윤성 가수 겸 소장님은 해고율 0%를 자랑하는 운영자다. 앨범의 아름다운 선율만큼 사람과 나누는 정을 중요시 여기는 그의 운영 철학과 해고율 제로의 비결은 무엇일까?  



Q. 안녕하세요 대표님.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SGY컴퍼니, SGY로지스틱, SG 반하다, 아이스케끼, ARB설루션, SGY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2004년도 8월에 시작해서 2016년도까지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16년도 4월에 법인으로 전환했습니다. 회사 이름은, 제 이름 약자를 땄고요. 그 의미는 사회적인 기업(Social), 젊은 기업(Young)으로 태어나기 위해서 SGY컴퍼니를 끼워 맞췄죠.  열심히 경영하고 있습니다. 임직원은 상시 근로자를 포함해서 저희 배송팀까지 87명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Q. 택배업이라는 만만치 않은 업무 환경에서 사람을 쓰는 것도 쉽지 않으실 텐데요. 직원을 고용하고 쓰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지요? 

A. 2010년도 초반까지는 사실  인원을 구하기 가장 어려웠습니다. 하루 만에 도망가는 친구, 배송하러 나가서 차를 놔두고 도망가는 친구, 출근했다가 화장실 간다고 하고 도망가는 친구, 등등 정말 여러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한 달을 못 버티고 나가는 사람들이 태반이었고요. 사람 구하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때는 제 스스로 많이 뛰어다니는 삶을 살았습니다. 이커머스 산업이 커지면서 택배산업도 안정화 기점에 들어갔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택배에 점점  관심이 많아지면서 택배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인원을 고용하는 것이 어렵지가 않습니다. 


Q. 관리자를 힘들게 하거나, 대표님 젊었을 때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직원분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A. 개개인의 성격과 캐릭터가 있는 것이죠.  저는 '라떼는'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합니다. 그 사람들이 펼칠 수 있는, 최대의 능력치를 본인 스스로 보여주는 것을 원합니다. 그래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고지식한 부분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자율적인 회사입니다. 


Q. 고마운 직원들도 있겠지만,  해고하고 싶거나, 먼저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직원들이 있었나요?   

A. 없었다고 하면 솔직히 거짓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직원이 딱 한 명 있었어요. 제가 앨범을 낸 가수이기도 한데요. 제 앨범에 주인공. '경호의 인생'이라는 노래가 그 친구를 생각하고 쓴 거예요. 가사를 보면 '욕을 하고 때려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 친구'라고 쓰여있거든요. 저의 초등학교, 중학교 절친입니다. 그 친구가 회사에서 큰 사고를 쳐서 한 달 동안 잠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사실 잠적해서 안 돌아왔으면 했어요. 왜냐면 그때 제가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사고 금액들이 터지고 있어서 그냥 아무리 친구라도 다시는 같은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결론은 다시 돌아왔고요, 지금도 같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미안하게 됐다'는 그 한마디. 그걸로 다 끝났죠. 


Q. 손해 본 금액을 다시 청구한 적은 없었나요?

A. 네 없었어요. 친구니까요^^


Q. 친구사이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하셨을까요?

A. 얼마 전에 거래처가 부도가 났는데, 부도 금액이 1억이었어요. 그때 관리 부주의 상태로 부도가 났던 건데, 저는 기사에게 단 1원도 청구하지 않았어요. 그 사람이 가져가야 할 수수료를 다 주었죠. 


Q. 해고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그냥 마지막 하나의 희망이요. 저는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강하고 독한 부분도 있지만 늘 사람들이 저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여리고 바보 같은 CEO다 라는 말을 많이 해요. 어차피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요. 제가 정에 약해요. 내가 아무리 화가 났어도, 그 사람의 눈빛을 보면 그냥 좋았었던 일들이 많이 스쳐가요. 그래서 그거에 항상 무너집니다. 


Q. 해고하지 않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귀사 만의 방법이 있나요?   

A. 우리는 택배물류 산업이다 보니까 그 사람이 사고를 친다는 것은 둘 중에 하나거든요. 하나는 고객에게 배송을 똑바로 안 했다던지, 둘째는 고객의 물건을 가져와서 똑바로 전달을 안 했다던지. 이 두 가지밖에 없어서 그 사람이 문제를 터뜨리면 몸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 대신에 그 사람이 할 것이냐, 그 일을 내 일에다가 내가 두 번 더 할 것이냐. 저는 항상 후자였죠. 


Q.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함께 갔을 때 회사와 대표에게 미친 영향은?

A. 아무래도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불만도 많아졌어요. 다들 많이 힘들어하고, 왜 저 사람만 맞춰주냐며 본인도 맞춰달라는 말도 많았죠. 그래서 제가 여러 사람 입장을 맞춰줘야 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Q. 문제의 직원이 조직에 대한 기여도가 있다면?

A. 기여도를 어디에 기준을 둬야 할지 모르겠지만, 회사라는 것은 하나의 가족이라고 보거든요. 그 친구들은 나를 부모, 남편, 자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로 보듬어 주고, 감싸주는 것이 제 회사의 방침입니다. 그 사람에게 다른 것을 더 바란다던지,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Q. 대표님과 다르게 높은 해고율을 자랑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그분들과 대표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A. 가족으로 받아들이냐 안 받아들이냐 같아요.  비즈니스로 대할 것이냐, 가족적으로 대할 것이냐가 가장 큰 것 같고요. 저는 어느 방송, 강연에 나갈 때도 우리 회사 직원들을 우리 식구, 가족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거든요. 그 사람들에 의해서 회사가 더 커질 수 있잖아요. 사람을 잠시 이용하고 빼먹는 회사는 큰 발전이 없는 회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직원들에게 감동했을 때가 있다면?
A. 되게 많은데, 정말 너무 많은데요. 예를 들면 옆에 있는 동료 직원이 다쳤을 때, 일을 못하면 우르르 몰려와서 같이 도와요.  본인 이득보다는 옆에 있는 사람 이득을 돕고요. 사장의 마인드를 많이 닮아있습니다. 하하하. 그리고 새로 들어온 신입직원이 3~400만 원 정도 벌어야 한다면 자기의 살점을 떼어서라도 도와주려고 하는 그런 친구들입니다. 

Q. 앞으로도 쭉 직원을 해고하지 않으실 건가요?
A. 네. 본인이 나랑 인연이 거기까지라고 해서 나간다면 모르겠지만, 저는 제가 나가라고 말을 한다는 것이 제 스스로도 용납이 안돼서요. 

Q. 동종업계의 해고 동향은 어떤지?

A. 해고율은 아니고요. 대리점과의 마찰로 인한 이직률로 따집니다. 우리 대리점은 이직률이 0%입니다. 보통 예전에는 20% 정도였는데 우리 회사는 매년 인원이 5~8 명 가량 역으로 증가했었죠. 우리 회사로 들어오려고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택배업에서는 해고라는 말을 쓰지 않고 계약해지라는 말을 씁니다. 그 사람이 문제를 터뜨렸다던지, 민형사적인 사건을 터뜨렸을 경우에는 계약해지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계약해지가 없죠.  
Q. 운영자가 생각하는 노사 간 입장 차이와 바라는 점
A. 노동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보수를 바라는 것이고,  사장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줄여야 하는 부분이 있죠.  우리 회사에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당장 많은 비용을 책정해주면, 지금 당장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1년 후, 5년 후, 10년 후 미래를 본다면, 더 이상의 발전이 없잖아요.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주었으니까요. 저희는 '신년 프로젝트'라는 것을 합니다. 택배기사가 대리점과 계약을 하게 되면 똑같은 프로테이지로 10년이고, 20 년이고 가거든요. 그런데 우리 회사는 전국 최초로 1년 차, 2년 차, 3년 차 계속해서 수수료를 더 높여주는 것으로 만들어 놨습니다. 사장의 수익은 줄어들고, 직원들의 수익은 늘어나는 것이죠. 그래서 2019년도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Q. 대표님에게 직원이란?
A. 가족입니다. 

Q. 직원들에게 대표란 어떤 존재일까요? 
A. 부모입니다. 제가 항상 그렇게 세뇌 교육을 시킵니다. 하하하


Q. 동종업계 사장에게 하는 한마디 

A. 직원이 악의적으로 회사를 망가뜨릴 생각이 아니라면, 일하면서 생긴 그 사람의 실수가 있겠지요. 그 사람을 한 번 더 안아주면 더 충실한 가족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번쯤 더 안아주면 그 사람이 더 미안해서라도 열심히 일 할 것입니다. 사람인지라 사실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함으로써 더 믿고 안아줘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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