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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raw로먹는 여자 Apr 03. 2019

날로 먹는 여자들의 회식!

우리는 함께 일한다.

나 혼자 시작한 로푸드 클래스가 

지금은 채식 베이킹의 최고의 강사? 뽁쌤

과일과 이슬? 만 먹고사는 지애쌤 

건강한 라이프에 대한 열정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까지 날아간 성은

또 커리가 좋아 인도로 날아가 있는 민쏭

사진과를 졸업한 라테 파파 쏭쓰까지...

멤버들이 꽤 많다.  

   

수강생들과 함께 있을 때면 당연히 우리는 체면을 차리고 점잖게 행동하려고 노력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의례히 “ 쌤들 너무 웃겨요~ 티격태격하는 게 시트콤 같아요.”등등 정체가 탄로 나기 일수다. 그리고 또 같이 모두 친해져 나중에 같이 모여 놀러도 가고 나들이도 가는 사이가 된다.     

지난주에 로팜에서 오랜만에 회식을 하기고 했다. 


진뽁 “허거?(난 이렇게 들렸음) 알아? 낄낄낄.(자기도 모름)”

하 “허걱!?”

지애“ 뭐야 그게?”

성은 “ 훠거~알죠~!~”    


그렇게 우리는 훠거로 회식 결정이 되었으나 진뽁쌤의 피부 트러블(덜 익은 음식을 먹을 것으로 추청)로 로푸드 팜 회식답게 아주 건강한 채식음식을 먹으러 급결정하였다.   

  

망원동에서 핫한 채식 레스토랑을 가서 한껏 수다를 떨고 우리 수강생 선생님이 오픈한 가게에 들렸다가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진뽁쌤이 예전부터 좋아한 셀렉샵 투어까지 하면서 망원도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녔다.  

   

이런 시간이 되면 우리는 일단 연예인 이야기로 시작해 애 키우는 이야기, 시댁 이야기, 남편 이야기, 남자 친구 이야기 등 끊임없이 쏟아낸다. 모두 수업시간이 달라 이렇게 모두 모이기가 어렵다. 인도에 간 민송이가 그리웠다(민송.. 인도물 먹고 와서 우리를(촌스럽다고) 아는 척 안 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는 후문은 안 비밀ㅋㅋ)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수업이야기로 이어지고 다른 공방 (경쟁인듯 보이는 비슷한 콘셉트)이야기들 도 더하며 이런저런 고민과 걱정으로 이러질 때도 있다. 이렇게 흘러가는 대화 속에 우리는 흥분도 하고 화도 내고 안심도 하고 자만도 하고 걱정도 한다. 한편으로는 진지하게 이야기 하지만 별로 큰 성과 없이 또 ‘하하호호’하다가 또 떡볶이가 먹고 싶어 져 우리는 자리를 옮긴다.   


 

샐렉샵을 다니며 나는 급 피곤이 밀려와 (쇼핑을 좋아하지 않음. 오후 2시경 항상 급 피곤) 잠시 어두워진 나를 두고 다들 엄청 뭐라 뭐라 하며 분위기를 깨는 사람으로 몰아붙였다 (특히 진뽁쌤ㅋ) 아....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역시 놀아본 사람이 잘 논다고 맨날 일만 하다가 이렇게 대낮에 돌아다닌 게 어색했던 건데 아니 몸이 안 받쳐준 건데... 하는 생각으로 미안함이 밀려오면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꼭 놀러 다녀서 노는 체력을 길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그래!! 다음에는 동묘다~~! 동묘에서 회식하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셀렉 하겠다~!” 

하니 모두들 좋단다. 다음 모임이 기대된다. 요가 열심히 하고 주스 많이 마시고 체력을 키워야겠구나 속으로 결심한다.             

“ 우리 앞으로 언제까지 이렇게  다 같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까?”
“ 한 20년?”

“ 그래! 그때까지만 열심히 하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지만 20년까지 그녀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노후가 두렵지 않을 거 같다. 이렇게 늙을 때까지 함께 하자 말해주는 그들이 가장 든든한 절친이다. 



보통의 행복의 글귀처럼 무슨 일을 하던지 나 혼자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무리 좋은 조건과 자본이 있더라도 관계가 뒷받침되어 주지 않는 다면 무슨 일을 하던지 신나지 않을 거 같다.   

  
의외로 우리들은 얽어매여 있어서 개인으로 산다는 게 어려워요. <보통의 행복 중 >    

좀 감동적인 마음에 진지한 이야기를 좀 볼까 결심하는 찰나

“야야야야 나 가야 해~ 유치원 픽업 시간이야!.”

하는 말에 먹다 남은 떡볶이를 아쉬운 눈으로 쳐다보며 분식집을 박차고 모두 함께 뛰쳐나간다.     

“ 다음 달은 동묘!!.”를 모두다 함께 외치며~~




아까 다녀갔던 수강생 선생님의 카페에서

" 쌤은 좋겠어요~!! 이렇게 함께 하는 쌤들이 많아서 넘 든든하겠어요~~."

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했는지

" 네~ 든든하지요." 하고 대충 말했는데

사실 정말 그녀들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든든하고 좋다~!

(이 글을 보고 다들 감동해서 울고 있겠지 ㅎㅎㅎㅎ)


  




이 글은 개인 블로그 로푸드팜 채식클래스 공방 블로그에도 작성되어 있습니다.

http://rawfoodfar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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