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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raw로먹는 여자 Jan 12. 2019

전통요리와 생채식의 만남

천연 염색한 옷을 곱게 입으신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는 분이 로푸드 (생채식) 요리를 배우러 오셨다. 그분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가리키는 일을 하시는 전통요리전문가 이셨다. 너무 대단한 분이 오셔서 살짝 긴장이 되었다 사실 나는 생채식 요리만 할 줄 알았지 가스레인지, 오븐 등을 사용하는 진짜 요리는 잘 모른다. 오랫동안 오신채(양파, 마늘, 파. 생강)도 먹지 않는  채식을 실천하시고 된장, 고추장, 간장 등 감히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요리의 전문가이신 분에게 내가 뭘 알려드려야 되나 걱정이 되었다. 




그녀는 수업 당일 활짝 웃으며 조리를 안 하고 생으로 먹는 것을 거의 생각해보지 않는 조리법이라 너무 궁금하고 또, 전통요리가 디지트가 다양하지 않아 채식으로 맛있는 디저트를 배울 수 있다기에 멀리서 찾아왔다고 하며 나이가 너무 많아서 미안하다하신다.  아주 겸손한 태도로 그보다 하참이나 어린 나에게 한사코 말리는 데도 불구하고 꼭 대표님이라 부르며 모르는게 많으니 잘 알려달라고 하신다. 그녀의 웃는 인상이 나의 친정엄마를 쏙 빼닮아서 그런지 첫 인상부터 어딘지 모르게 따스한 그녀가 좋았다. 


수업이 시작되었고 생채식요리인지라 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순식간에 한 레시피가 끝이 난다 이렇게 2시간 만에  생채식 스파게티, 생채식 햄버거, 생채식 케이크 등 13가지 메뉴가 뚝딱 완성되었다. 한식 요리는 한 메뉴당 1시간 이상씩 소요되고 공정도 복잡해 늘 늘 준비과정이 많고 수업시간 긴 반면 너무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요리를 보고 그녀는 감탄에 감탄을 연발한다. 


그리고 맛을 보더니 또다시 놀란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냐며 화가 날 지경이라 말하며 웃으신다. 그녀는 잎채소만 생으로 먹는 것이지 시금치, 숙주, 애호박을 생으로 처음 먹어본다며 신선한 충격이라 말한다. 또 로푸드 디저트를 맛보신 후 채식을 선언한 후 처음으로 초콜릿을 먹어본다며 행복해했다. 생채식으로 초콜릿 케이크까지 만들 수 있다니 정말 로푸드를 신세계이긴 하다.


 나 또한 그녀 덕분에  많은 것을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사찰요리, 전통요리의 기본 조리법과 우리나라의 사시사철 다양한 식재료 등을 배웠다. 그렇게 그녀와 6주간의 즐거운 요리시간을 가지며 우리는 모녀 사이처럼 친해졌다. 그녀는 식재료를 최소한으로 조리해서 먹는 것으로  나는 그녀에게 우리 토종 작물의 다양한 특성과 성질 그리고 조리법을 배워 외국에서 공부한 생채식에 대한 한계를 해소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전통요리와 로푸드의 콜라보 레시피를 개발하면서 서로의 레시피를 수정해 갔다. 그렇게 4년을 서로의 집으로 철마다 번갈아 방문하며 차도 마시고 레시피도 공유하고 서로의 수강생도 소개해 주면서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쌓아나갔다. 


지금 그녀는 로푸드(생채식) 요리법을 이용해서 식단을 바꾸어 체중이 10킬로를 감량했다. 늘 더부륵 하고 불편했던 소화불량도 지금은 전혀 없고 밥을 한 공기 가득 먹었던 식성이 반공기만 먹어도 충분하다. 야채라도 무조건 조리해서 먹으면 더 소화가 잘되고 맛있을 거라는 기존의 생각은 이제는 조금 바뀌었다. 간혹 평생 절에서 사찰 채식만 드신 스님분들이 암이나 성인병에 걸렸다는 뉴스를 접한다. 그러면서 채식이 답이 아닌냥 해석하며 고기를 겸하여 먹는 것의 당위를 주장한다. 하지만 산나물 특히 칼슘이 많은 시금치, 고사리 등을 삶아서 오래 먹으면 칼슘이 석회질화 되어 몸 속에서 담석을 유발기도 하고, 콩기름을 사용한 볶음 요리는 혈관에 콜레스테롤을 쌓게 한다. 또 가열한 식이섬유는 잘 배출되지 않아 장 속에서 수많은 융모속에 끼어 대장의 기능을 저하하고 과식을 유발한다. 예로 숙주를 삶아서 양념하여 조리하면 한 소쿠리가 한 주먹으로 줄어들어 혼자서도 거뜬히 먹을 수 있지만 생으로 숙주를 간단한 소스에 버무려 먹으면 조금만 먹어도 만족스러울 뿐만 아니라 숙주의 좋은 효능도 그대로 섭취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소스가 엄청 맛있어야 생으로 먹을 때 느낄 수 있는 알싸함이나 거부감이 사라진다.


내가 사랑하는 진재선생님.

나 역시 그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생채식이 주식이 되다 보니 몸이 안 좋거나 따뜻한 음식이 그리울 때가 많다. 그럴 때  그녀가 나에게 뿌리채소 야채 국을 알려주었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다양한 구황작물을 햇볕에 잘 말려 그것으로 국물을 우린 뒤 좋아하는 야채과 버섯을 넣고 끓이면 된다. 뿐만 아니라 일 년에 한 번 그녀의 집을 방문해 한국식 전통 된장 , 고추장, 간장을 함께 만들어 그녀의 집 마당 아름다운 장독대에 보관하고 온다. 그것을 계절마다 보내주는 그녀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지금까지도 그녀와 나의 우정은 계속되고 있고 우리의 전통요리, 로푸드 합작 요리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위의 글은 아래 블로그에ㅔ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https://blog.naver.com/mongsil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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