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란다 자란다 잘한다의 기적

칭찬을 듬뿍 주자구~~~~~!

by 프니

"얘가 그때 얼마나 울었는데, 어후 너 기억나니?"

엄마는 친척들이 모이면 꼭 이 이야기를 꺼낸다. 할머니 환갑잔치에서 4살의 내가 너무 울어서 고역이었다는 말을 내가 서른 하고도 두 살이니까 최소 100번은 들었을 거다. 내게는 주차장으로 불려 나가 엄마에게 엉덩이 방망이질을 당한 기억뿐인데, 엄마에게는 끄아아아앙 울었던 내 눈물의 기억이 더 선명한 듯하다. 엄마는 내가 울면 무서운 사람으로 변했지만, 보통은 다정한 사람이었다.




다정한 엄마의 한마디

엄마가 전축 공장에서 속옷을 파는 일을 할 때였다. 동대문에 가서 속옷을 떼 오고 공장 직원들에게 판매하는 일이었는데, 가끔은 엄마를 따라 동대문에도, 공장에도 갔었다. 그날도 속옷 한 무더기를 가득 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조수석이 아닌 뒷좌석에 앉아, 아니 누워서 집에 가면 과자나 먹을 생각이 들던차, 차창밖에 펼쳐진 하늘의 모습이 기가 막혔다. 꼭 구름이 5,000원어치의 솜사탕처럼 엄청 크고 이쁘게 생긴 거다.


나는 곧장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엄마! 구름이 너무 이뻐! 꼭 솜사탕 같아!"

엄마는 내 말에 맞장구를 치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러네, 너무 이쁘다. 근데 ㅇㅇ 표현 정말 잘하네, 엄마 감탄했어."

누워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 앉았다. 고작 8살의 나이인 내가 서른을 넘은 엄마를 감탄하게 만들었다니, 심장의 속도가 재빨라지기 시작했고,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낯선 울림은 분명 차멀미와는 다른 것이었다.


엄마를 감탄시키자.


그날 이후로, 나는 엄마를 감탄시키는 것에 흥미가 생겼다. 엄마 차를 탈 때마다 창밖의 하늘을 보며, 타이밍을 잡았다. 구름의 모양을 보며 내가 알고 있는 온갖 사물들을 하나씩 대입해보며 가장 근접한 것들을 찾아내려 애썼다. 그러던 어느 날,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운다고 했던가. 내 눈앞에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하얀 강아지 구름이었다.


이거다 이거. 나는 놀란 맘을 부여잡고 엄마에게 지금 빨리 하늘 좀 보라며, 하늘에 강아지가 뛰어놀고 있다고 오버를 보태어 난리 쳤다. 그랬더니 엄마가 이렇게 말했다.


"정말 그러네, 근데 ㅇㅇ관찰력이 정말 장난 아니다~~ 아"

"그런가? 크킄" 하고 웃던 나는 머릿속에서 헹가래를 쳤다

"관찰력이 정말 장난 아니다"

"관찰력.."??!!!!!


관찰력이라는 말의 의미를 100% 알지는 못했지만 분명 엄마는 나를 칭찬했다. 엄마의 그 한마디는 또다시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고, 내가 어린이 관찰력 국가대표로 뽑힌 것 같은 짜릿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그 후로 나는 스스로가 관찰력 쩌는 사람이라고 믿고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낯을 미친 듯이 가리는 소극적인 나였음에도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친구들이 하나둘 생겼는데 이 또한 나의 관찰력 덕분이었다고 믿는다. 친구들의 닮은꼴을(이왕이면 이쁘고 멋진 것으로) 하나둘 찾아주며 칭찬을 해주었고, 때로는 담임선생님을 기가 막히게 성대모사하며 친구들을 웃기곤 했다. 내가 봐도 포인트를 잘 잡아서 따라 하니까 안 웃고는 못 참는 일이었다.


"야, 이거 모양이 이상해" 하고 말해도 될 상황에서도 "야, 이거 마치 똥 싸기 3초 전 뒷모습 같지 않냐." 식으로 말했다.




잘한다 잘한다 하다 보면
자라게(잘하게)되는 기적

이유는 단순, 이렇게 말하면 야 너 은근히 웃기다 하고 키득키득 거리는 친구들의 웃음을 보는 게 좋았기 때문에. 입 열면 깬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누군가를 웃기게 만드는 일은 정말이지 짜릿한 일이었다.


만약 그때 엄마가 내게 그 칭찬을 해주지 않았다면, 남의 눈에 눈물이 날 만큼 웃기고 싶어 하는 지금의 나는 없지 않을까.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명심보감급으로 귀에 딱지가 앉게 들었던 말, 이 말을 전적으로 믿고 지지한다. 때문에 나 또한 누군가의 강점을 발견하면 곧장 말해준다. 그러면 대부분 "에이, 아니야. 내가 뭘."이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말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당신의 가능성을 발굴해드립니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하면 체한다)

혹 남을 칭찬하는 게 아직 어렵고 서투르다면, 그전에 나 스스로를 칭찬해보는 게 어떨까. 우리는 스스로도 잘 모르는 엄청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슈퍼 울트라 캡짱 짱 인간일 수 있으니까!!!내 안의 가능성을 끌어올리도록!!!!!칭찬은 곧 주문이 될테니까!!


"잘한다 잘한다 나 새끼!"





keyword
이전 10화집을 구하다 알게 된 인생의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