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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품있는그녀 Mar 03. 2024

"엄마 괜찮아?"

엄마의 눈물

너무 슬프면 눈물이 나. 그게 맞는 거지. 그래서 울었어. 그런데 그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그게 흐느낌이 되어버리는 거야. 그러다가 들켜 버렸어. 나의 눈물을.


엄마 괜찮아?


첫째가 먼저 듣고 달려왔다. 내 흐느낌이 컸을까. 아니면 훌쩍이는 소리가?

"왜 안 잤어?"

"잠이 안 왔어."

"응 얼른 들어가서 자."

"엄마, 힘내."

문틀 뒤에 서서 차마 들어오지 못하고, 소심한 응원을 하는 형이었다.

"응, 그래 고마워."

"응 물 마시고 갈게."


"엄마 괜찮아?"

바로 잠시 후 동생이 왔다. 잠자러 들어간 지 한참인데, 12시가 다 되도록 안 자는 두 형제를 보며, 내가 실수했구나 느낀 순간은 이미 늦었다.


"응 괜찮아."

"엄마, 그런데 왜 울었어?"

둘째도 차마 방 안으로는 못 들어오고 문 틀에서 나를 걱정한다. 그 순간엔 슬픔에 잠식되어, 아이들이 그러고 있는지 몰랐다.


"응, 엄마가.. 글 보다가 슬퍼서, 그래서 눈물이 났어."

"......"

"엄마 괜찮아. 얼른 들어가서 자."

"나도 물 마시고 잘게."

"응."


"○○아, 그럴 땐..."

멀어지는 발걸음 뒤로 첫째가 둘째에게 작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응원해 줘야 되는 거야."


그렁그렁했던 눈에 눈물이 툭하고 다시금 터졌다. 그 말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첫째는 그래서 아까 힘내라고 했던 거였구나.


둘째가 다시 문께로 온다. 그리고 다시 문가에 서서 말했다.


"엄마, "

"응?"

"내가 안아줘두 돼?"

오, 나의 사랑! 네가 안아주면 나는 너무 행복하지! 그것을 물어볼 필요는 없어! 당장 이리 오렴!


"응 당연하지! 너무 고마워!"


얼른 포르르 달려와 가슴에 폭 하고 앵기는 그 느낌에 부서지던 내 심장이 부서져 내림을 멈췄다. 무언가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고마워! 엄마는 네가 이렇게 안아주면 참 좋아. 뭔가 가득 차는 것만 같아서 참 좋아!"

그때 문가로 첫째가 와서 섰다. 동생 뒤에서 지켜보며, 차마 오지 못하는 그 아이에게 얼른 오라고 손짓했다.


"내 사랑, 나의 보물들! 너희가 있어서 행복해! 엄마는 너무 행복해!"


꼬오옥 하고, 셋이서 부둥켜안았다. 손이 부족해서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하고 먹먹했다.



엄마 괜찮아, 정말 괜찮아. 엄마가 글을 쓰다가 너무 슬퍼서, 잠시 슬픔이 가득차서 눈물이 났어. 너희가 아직 잠이 덜 든 줄도 모르고 울어버렸어. 걱정시켜서 미안해. 엄마는 이렇게 버텨내는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엄마가 너희를 지게!


뒤늦게 잠든 아이들 이마에 입술도장을 찍어준다. 너희는 엄마의 영원한 사랑이라고, 낙인이라도 찍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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