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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품있는그녀 Feb 27. 2024

둘째의 눈물

아픔은 서서히 오기도 하는 법


둘째가 울었다. 부모의 이혼 소식에도 멀뚱멀뚱하기만 했던 아이였다. 그런데 이유 없이 그냥 울었다. 무엇 때문에 우는 거냐고 여러 번 물어봤지만 그저 울기만 했다.


조금 진정되고 나서 다시 물어봤더니, "엄마가 죽을까 봐"라고 대답하며 다시 울었다.

엄마가 먼저 죽을까 봐 슬프고,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다들 죽을까 봐 무섭단다. 아이는 부모의 이혼을 이렇게 받아들였을까. 어떤 상실감으로 아이에게 영향을 미쳤나 보다. 그리고 자기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을 걱정한 거 아닐까. 아이들에게 이혼 사실을 알리지 말았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아이는 며칠간 계속 잠잘 때만 되면 울었다. 무언가 걱정이 있는 것 같았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는 아이를 안고 엄마는 아직 죽지 않을 거고, 우리 둘째 옆에서 오래오래 살 거라고 말해주며 도닥여 주었다.


그렇게 며칠간의 눈물이 멈추었고 아이는 더는 울지 않았다. 그리고 엄청난 말썽쟁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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