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 주례사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by 임동환


나는 때로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들의 부탁으로 결혼 주례를 한다. 주례를 하기 전에 인사를 하러 오는 신랑과 신부를 축하해 주면서, 그들에게 "결혼을 하고 살아가다 보면 부부간에 갈등이 다가올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해주고는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주례를 바라보면서, 대부분의 신랑과 신부는 내가 해 주는 말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자신들은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절대로 자신들에게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부부간의 갈등이라는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 일뿐 자신들과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부들은 내가 한 이야기가 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결혼을 하면서 자신들이 연애 기간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약점을 보게 되고, 그것을 서로 바꾸려고 하다가 갈등하고 부부 싸움을 하면서 당황한다. 그때가 되어서야 내가 결혼 전에 그들에게 말해 주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이 글에서 신랑 신부들과 나누었던 몇 가지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부부는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남편과 아내는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성장하면서 부모가 강조한 가치가 다르다. 그래서 서로의 가치관이 다른 것이다. 부부는 서로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배우자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를 무시하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그것은 배우자가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생각이 달라서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왜 내 남편은 나를 도와주지 않을까? 나를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아내가 있었다. 그 부부와 대화를 해보니 남편이 아내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따른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 갈등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아버지가 어머니의 가사를 도와주지 않는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가정에서는 남편은 나가서 돈만 벌어오면 되었지 아내가 하는 가사에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가르침 속에서 자랐다. 반면에 아내의 아버지는 가정적이어서 어머니의 가사를 잘 도와주는 가정에서 자랐다. 아내는 당연히 친정아버지처럼 남편이 자신의 가사를 도와줄 것을 기대하고 결혼했는데 남편은 전혀 아내의 가사를 돕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편과 아내는 계속 갈등의 평행선을 달려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부부는 누구나 어려서부터 마음속에 상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어떤 가정에는 남편과 아내가 늘 싸우는 부분이 있다. 다른 이야기는 해도 괜찮은데 특별히 어떤 이야기는 배우자를 견디지 못하게 하고, 속상하게 만드는 말이 있다. 자존감이 약하고, 열등감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누군가가 자신의 자존감을 건드리고, 열등감을 건드리면 자신도 모르게 분노하고 폭발하는 것이다.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별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화를 내나?"생각하지만 본인에게는 너무나 아픈 부분을 건드리니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결혼을 하면서 부부는 자신이 어려서 부터 가지고 있던 상처를 나누는 것이 좋다. "나는 이런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납니다".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행동하면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아픈 부분을 나누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다. 이런 자세가 부부간에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준다.


부부는 평소 대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존 가트맨 박사는 "대화에는 서로에게 다가가는 대화가 있고, 서로에게서 멀어져 가는 대화가 있다고 했다". 부부가 서로를 비난하고 방어하기에 급급하고, 담을 쌓는 대화를 한다면 그것은 서로에게 다가가는 대화가 아니라 서로에게서 멀어져 가는 대화이다. 부부는 서로에게 다가가는 대화를 해야 한다. 서로에게 다가가는 대화는 부부가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고,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며 대화하는 것이다.





keyword
이전 07화배우자에게 주는 깊은 상처: 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