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일박을 하기로 하고 해변에서 가까운 숙소에 도착한 것은 늦은 밤이었다. 프런트 데스크에 물어보니 내일 아침 일출시간은 아침 7시 21분이라고 한다. 새벽에 볼 일출을 기대하며 잠을 청했다. 새벽이 되자,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일찍 눈이 떠졌다. 인터넷에서 날씨를 보니 영하 2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그렇게 춥지는 않은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외투를 입고, 목도리를 하고 해변을 향해서 걸었다. 해변에서 약 10 분정도를 서 있는데 바닷바람에 얼굴이 얼얼해 오기 시작했다. "역시 겨울은 겨울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7시 21분. 해가 보이지 않는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동쪽 하늘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동쪽 하늘이 붉게 보일 뿐 해는 보이지 않았다. 오늘의 일출 시간을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해 뜨는 시간이 7시 24분이었다. "그래서 해가 보이지 않았구나" 생각하며, 또 기다렸다. 7시 25분이 되었는데도 해가 보이지 않는다. 순간, “아! 해가 떴는데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동쪽 하늘은 붉은색을 띠고 있었고, 그것은 이미 해가 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잠시 후 동쪽 하늘이 점점 더 붉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순간 갑자기 붉은 점이 바다에서 구름 사이로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그 붉은 점이 점점 더 강한 노란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선명한 빛의 해가 떠 올라왔다. 그 순간 마음에 그런 생각이 떠 올랐다. "그래! 오늘도 해는 떠오르는구나…"
바다 위로 하늘에 붉은 점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학교를 다니면서 괴롭히는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부모님에게 말하면 걱정하실 것 같고, 선생님에게 말하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고자질하는 아이처럼 보일 것 같아서 고민이 될 때 삶이 무겁게 느껴진다. 학교를 졸업하고 열심히 스펙을 준비하고 입사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꿈을 가지고 들어갔던 직장에서 예상치 못하던 갈등을 경험하면서 직장이 내가 꿈꾸고 생각했던 그런 곳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삶이 무겁게 느껴진다. 그토록 사랑하고 결혼을 한 배우자가 어느 날 결혼 전 생각했던 그런 사람과 달리 낯설게 보일 때 삶이 무겁게 느껴진다. 아이들을 낳고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살아가던 어느 날 거울 앞에 서 있는 흰머리가 보이는 중년의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삶이 무겁게 느껴진다.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하여 더 이상 매일 나갈 곳이 없는 배우자의 얼굴에 드려진 주름과 처진 어깨를 보면서 삶이 무겁게 느껴진다.
붉은 점이 밝은 빛으로 바뀌기 시작하더니 선명하고 밝은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누구나 삶이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러나 그런 날도 어김없이 해는 떠오른다. 나는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저 해는 우리에게 매일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구나… 그것은 인생에 아무리 어둠이 있어도, 새벽이 다가오고, 어둠을 밝히고 해가 떠올라서 어둠으로 가득한 세상을 밝히듯이 우리의 인생에도 그런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이다. 오늘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직장을 구하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도, 배우자와의 갈등으로 인해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도, 밤과 낮이 바뀌어 밤에는 자고 낮에는 놀고 있는 아기를 보면서 지친 눈을 가지고 살아가는 초보 부부도,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직장에서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정년을 맞이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사람도 누구에게나 아침 해는 떠오른다.
지금 통과하는 인생의 어둠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그런 마음에 사로 잡힐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러나 아무리 어두운 밤이어도 결국 새벽은 온다. 그리고 밝은 아침 해는 떠오른다. 삶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이런 희망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