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동환 Jan 15. 2019

배우자와 부드러운 관계 유지하기 2

배우자의 거절감을 이해하자.

  

  오대산 국립공원에 가보면 그곳에는 아름다운 전나무 숲이 잘 조성되어 있다. 그곳에는 키가 크고 웅장한 전나무들이 많이 있는데, 숲을 걷다 보면 큰 전나무 한 그루가 길가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쓰러진 나무를 치워두지 않고, 그냥 그곳에 전시해둔 것이 궁금해서 그 큰 전나무에 가까이 가보고 나서 그 나무가 왜 쓰러졌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나무의 속이 썩어서 속이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나무는 겉으로 보기에는 크고 웅장한 나무였다. 두 세 사람이 손을 마주 잡아야 나무 둘레를 두를 수 있을 만큼 큰 나무였다. 그러나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 나무의 속은 조금씩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썩어서 속이 텅 빈 그 나무에 어느 날 감당할 수 없는 태풍이 불어왔고 결국 그 나무는 힘없이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부부 관계도 이와 같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고, 행복한 부부 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서로의 마음속에 어린 시절부터 상한 마음이 형성되어 있어서 썩은 속을 가지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결혼 생활 가운데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서 갈등이 시작되게 되고, 부부간에 관계가 깨어져 가는 아픔을 경험하게 된다. 배우자와의 사랑을 회복하고,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려면 배우자의 마음속에 상한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배우자의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었던 상한 마음을 이해하지 않고는 아무리 오랜 시간 동안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어도, 배우자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가 어려서부터 어떤 거절감을 가지고 살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절감이란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거절받은 감정을 의미한다. 사람들의 상한 마음 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거절감이다. 어려서부터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거절을 당할 때 배우자의 마음속에는 거절감이 생겼다. 부모, 선생님, 친구들과 같은 사람들이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기보다는 무시하고, 왕따를 하고, 다른 사람을 편애하고, 거절함으로 마음속에 버림받은 마음을 안고 살아온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받았던 거절감을 마음의 방에 깊이 넣어두고 문을 단단히 걸어둔다. 그리고 잊어버리려고 애쓴다. 성인이 되어서 배우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나의 배우자는 부모나 형제나 친구가 나를 거절한 것 같이 나를 거절하지 않고 나를 사랑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결혼한다. 그러다 결혼의 허니문의 시간이 지나고 배우자에게서도 거절감을 경험하게 된다. 배우자의 말에서 어린 시절에 받았던 거절감의 상처가 되살아난다.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거나 섭섭한 마음이 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어린 시절에 닫아두었던 상처 받았던 마음의 방문이 열리면서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수많은 상한 감정들이 솟구쳐 올라온다. 그래서 분노하고, 배우자와 갈등하고, 열등감에 시달리게 된다. 행복했던 결혼의 삶이 지옥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부부 싸움을 하고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면 “그렇게 화를 낼 일이 아니었는데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때는 배우자 안에 괴물이 살아 있는 것 같아서 놀란다.


  한 가정의 이야기이다. 남편은 평소에는 그렇게 말도 없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직장에서 어려움이 생기더니 술을 먹고 귀가하는 날이 잦아졌다. 남편은 술만 먹고 들어오면 집에 와서 물건을 부수고, 아내를 때리는 사람으로 돌변했다.  아내는 평소에는 조용한 성격을 가진 남편이 술만 먹으면 그렇게 돌변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반복되는 사건 속에서 남편과 아내가 상담실을 찾았다. 부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되어 살아온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술만 마시고 들어오면 집에 와서 어머니를 때리고 말리는 자신을 때려서 분노를 가슴에 안고 살았던 사람이었다. 자신은 절대로 결혼을 하면 술을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을 때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자신이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에 받은 거절감이 이래서 무섭다. 치유되지 않은 거절감은 가정에 또 다른 깊은 상처를 대대로 만들어 간다.


  부부는 서로가 마음속에 어떤 거절감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대화할 필요가 있다. 배우자가 서로의 상한 마음을 고백하고, 자신이 살아오면서 가슴 아팠던 상처를 서로 이야기할 때 자신도 모르게 말로 서로의 아픈 부분을 찔러 아픔을 주는 일을 피할 수 있게 되고, 배우자를 이해하고 아픔을 감싸 안아 주어 상처 난 거절감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저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랫부분의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제가 올리는 다른 글들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