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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n 24. 2024

방긋 아기씨

얼마 전 아들의 유치원에서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연수가 있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방법도 알려주셨지만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 엄마가 먼저 그림책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2시간의 연수가 끝난 후 유치원 원장님의 서프라이즈 선물이 있었다. 바로 그림책 선물. 연수 때 읽어주셨던 그림책 3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물로 주셨다. 내가 고른 그림책은 바로 <방긋 아기씨>. 그림책 선물은 언제나 옳았다. 서프라이즈라서 더 좋았다.


이 그림책을 읽어보기 전, 엄마가 아이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엄마의 웃는 얼굴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동영상으로 살펴보았다. 강의와 관련하여 실험 동영상을 한편 보여주셨다. 엄마가 웃는 얼굴일 때 아이들이 장애물을 건너는 장면, 엄마가 표정이 없는 얼굴이면 장애물을 경계하고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왕과 왕비에게 아기씨가 태어났다. 왕과 왕비는 아기씨가 태어나자 아기씨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축제를 열었다. 이 장면이 재밌었던 이유는 방긋 아기씨의 작가 윤지회 님이 어린 왕자를 특히 좋아하셨다고 들었는데 이 축제 장면에 어린 왕자를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그려 넣은 게 인상 깊었다. 그런데 왕과 왕비의 얼굴색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초록색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불편해 보였다. 왕비는 아기씨가 태어나고 고민이 생겼다. 바로 아기씨가 웃지 않는 것. 아기씨를 웃게 하기 위해 왕비는 뭐든 다했다. 명품옷도 입히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었다. 그러나 아기씨는 좀처럼 웃지 않았다. 아기씨를 웃게 하기 위해 왕비는 이웃나라에서 명의도 불러왔다. 그러나 그도 좀처럼 아기씨를 웃게 하지 못했고, 오히려 아기씨를 울렸다. 아기씨를 울린 그를 왕비는 용서하지 못한다며 감옥에 가두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위기감을 느낀 그는 왕비를 간지럼 태웠고, 왕비는 웃음보가 터져 웃다가 울었다. 그때였다. 아기씨가 갑자기 방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그때 왕비의 피부색이 초록색에서 살색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문장이 있었다. 바로 아기씨는 눈동자로 엄마인 왕비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내용. 아기씨는 늘 엄마인 왕비의 얼굴을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때 봤던 엄마의 표정이 늘 어두웠기에 아기씨의 표정도 어두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아이들은 엄마의 표정이나 행동을 모방하니까 말이다. 늘 보고 있던 엄마가 웃는 얼굴을 보이자 아기씨도 웃을 수 있었고, 엄마의 얼굴의 피부색도 살색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엄마의 웃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나 또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 앞에서는 힘들고 지쳐도 최대한 웃는 얼굴,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그림책은 엄마의 웃는 얼굴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출산을 앞둔 예비엄마나 영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에게 특히 더 추천을 해주고 싶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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