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유럽 대륙을
우리에게 숙소를 제공해 주었던 부부는 사십 대 후반으로 원래는 에스토니아 사람으로 핀란드에 이주해 온 사람들이다.
부부는 맥주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수시로 맥주를 마시며 우리에게도 권해 많이 얻어먹어 같이 슈퍼에 가는 기회가 있어 하이네켄 맥주를 샀더니 여기서 사면 비싸다고 하며 자기네들은 가끔 배를 타고 에스토니아 탈린에 가서 사 오면 무척 싸다고 한다.
집에서 같이 먹을 것을 준비하여 먹으며 우의를 돈독히 했고 우리가 도착한 날은 일요일이라 휘빈 카 시내 곳곳을 관광시켜 주고 인근 산에 같이 산책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지냈다.
다음날 부인은 아침 일찍 출근을 하며 처음 만난 이방인인 우리에게 집 키를 맡기고 나간다.
부인은 공공기관에 교육 관련 일을 한다 했고 남편은 유리공예 관련 일을 하는데 요즘은 야간에 일을 하러 가고 주간에는 쉬는데 낚시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며 우리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같이 낚시를 가자고 했다.
남편이 퇴근하기 전 우리는 아침을 챙겨 먹고 기차를 타고 헬싱키 시내로 관광을 나왔다.
기차를 타고 헬싱키로 나와 하루 종일 정말 많이 돌아다녔다. 성당과 교회로 공원으로 스마트 폰의 앱에 나와 있는 유명한 장소를 찾아 지도를 보며.
한참을 돌아다니다 다리도 쉬고 점심도 해결하기 위해 들렀던 패스트푸드점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며 있는데 거리의 악사가 계속 연주를 하는데 무언가 조금 이상하다. 우리가 30분 넘게 앉아 있었는데 계속 같은 곡만 연주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계속 한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알았지만 지나가는 행인들이야 계속 같은 곡이 반복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을 것이라 생각되니 웃음이 나왔다.
헬싱키 시내를 관광을 하고 숙소에 들어가도 어두워지지 않았다. 숙소에는 남편은 다시 일하러 가고 부인만 남아 있다.
저녁을 먹고 대금에 대해 설명하며 소리도 내보고 스마트 폰에 찍힌 사진도 같이 보며 우리가 지나왔던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 여행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설명하니 무척 놀라워한다.
우리가 여행 중 처음 시도하는 카우치 서핑은 웹사이트에서 숙소를 검색하고 요청하면 호스트가 승인하여 같이 할 수 있는 숙소로 여기는 거실의 소파를 잡아당기면 침대로 변하는 형태다. 사람 좋아하는 부부가 숙소를 제공하여 우리 같은 여행객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물론 돈은 받지 않는다.
오늘은 원래 낚시를 가기로 하였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엄청 내린다. 주인아저씨는 자기 혼자라면 낚시를 갈 수 있는데 나이 든 사람들과 같이 가는 것이 어렵다며 낚시는 포기하고 대신 비가 와도 상관없는 핀란드 철도박물관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박물관은 휘빈 카에 있어 찾기도 아주 좋았으며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이곳저곳 열심히 안내해 주어 유익한 관람이 될 수 있었다.
철도 박물관 관광을 마치고 시내를 둘러보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남편은 출근을 하고 부인은 퇴근해 들어와서 하시는 말씀 이웃 친구 집에서 우리를 초대했는데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한다.
아마 부인도 직장 생활에 바쁘고 그런데 한국에서 여행객이 왔다 하니 궁금하기도 하고 대접도 하고 싶고 자기 조국인 에스토니아에 대한 소개도 하고 싶어서 초청한다고 한다.
같이 친구 집에 들러 정성껏 만들어 놓은 음식을 먹으며 여행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사는 것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여기에서도 맞벌이 부부의 삶은 고달프다. 집안일도 해야 되고 또 직장에서 하는 일이 있으니 많이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별 계획이 없다면 며칠 같이 지내며 집안일도 좀 해주고 그러면 좋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들도 여행 계획이 있어 마음이 조금 아프다.
맛있는 식사를 끝내고 에스토니아의 축재 때의 비디오를 보여주며 그들의 문화 등에 대해 서로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도 대금을 불면서 우리의 문화를 알려주고 한국에서 사 가지고 간 한국 전통문양의 노리개와 한국산 담배를 선물로 주었더니 무척이나 좋아했다.
서로 말이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짧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으며 통하지 않는 말은 서로 스마트 폰의 번역 어플로 대화를 하여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음날 저녁은 우리가 준비하기로 한다. 숙소 인근 마트에서 감자와 소고기 그리고 당면 비슷한 것을 사 가지고 와서 감자를 갈아 매운 고추와 돼지고기를 다져 넣고 감자전을 내가 부치고 아내는 소고기로 우리의 고추장과 당면 비슷한 것을 넣고 만든 불고기를 만들어 집주인과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먹고 맥주도 마시는데 정작 감자전을 부치는 나는 감자전을 부치기만 했지 부치는 대로 먹어 내 몫은 없었다.
마지막 날을 보내며 우리들의 여행 일정을 잡아본다. 유레일패스 사용을 시작하여 즉 8월 20일 시작 10월 19일 사용 종료되는 것으로 잡고 오전에는 휘빈 카 북쪽의 탐페레를 관광하고 헬싱키에서 산타마을인 로바니에미로 가기로 하였다.
로바니에미는 산타마을로 우리들에게도 잘 알려진 북극지방의 도시로 산타마을을 조성하여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중이란다.
탐페레는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이며 호수로 둘러싸여 있고 도시의 한 복판을 호수 물이 통과하고 있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도시인 것 같았다.
오늘부터 2개월간 유레일패스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예약비를 내야 되는 경우도 있고 침대칸을 이용할 경우에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되기는 하지만.
그래서 여행의 계획은 기차가 지나는 곳으로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우리 둘 만의 길을 가는 것으로 잡았고 그 첫 번째 일정이 탐페레다. 거기 갔다가 저녁에 다시 로바니에미로 가는 기차를 타면 될 터이니까.
템페레는 호숫가 도시로 고풍스러운 도시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며 많은 사람들이 놀러 오는 관광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으나 잦은 비와 한 여름인데도 쌀쌀한 날씨가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는 불가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그날만 그랬는지 모르지만)
탐페레 관광을 마치고 숙소에 들러 짐을 챙기려 하는데 주인아줌마가 떠나는 우리에게 정말 에스토니아의 전통음식을 맛 보여 주겠다고 하며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제대로 맛을 느끼지 못했는데 옆집의 친구와 함께 연어 훈제된 것을 샌드위치 빵에 치즈와 버터를 함께 넣어 도시락을 만들어주고 정말 많은 도움을 주며 헤어짐을 못내 아쉬워하여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말 행복한 여행이었고 평생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요즘도 페이스 북에서 가끔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언제 시간이 되어 한국에 오시면 곱으로 갚아 줘야 될 텐데. 얼마 전에는 베트남 여행 사진을 페이스 북에 올려서 한국으로도 올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본다.
이제 유럽에서의 본격적인 기차 여행이 시작된다. 호수와 침엽수림이 우거진 철길을 따라 기차는 북쪽으로 북쪽으로 올라간다. 북 유럽인 핀란드이지만 그중에서도 북쪽으로 올라가니 기분이 묘하게 흥분된다.
밤새 기차를 타고 로바니에미에 도착하니 여기에도 비가 내린다. 핀란드에 와서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없었던 것 같다. 날씨도 쌀쌀하고 비도 오고 밤새 2등 칸에서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다.
배낭을 맡기고 시내를 둘러보고 패스트푸드점을 찾아 들어가 아침을 대충 먹고 산타마을을 물어 찾아갔는데 산타마을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 만든 마을이다. 전부 선물 가게이고 음식점이다.
비가 오는 관계로 여기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 여러 코스를 둘러보고 산타가 있는 곳으로 가 산타를 만나러 가는데 카메라나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못 찍게 한다.
산타와 만나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고 한국이라고 하니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사진 촬영을 한다.
거기에는 산타와 찍은 유명인사들의 사진들도 많다. 나오는데 사진 값이 무척 비싸다. 우리는 장기간 여행도 해야 되기 때문에 사진을 찾지 않았다. 뒤에서 무어라 하는 것 같았지만 할 수 없는 일.
여기서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스웨덴을 거쳐 노르웨이의 기차가 닿는 가장 북쪽 도시인 나르빅으로 갈 예정이다.
우리의 유레일패스는 1등석 세이버인데 2명이 언제나 같이 타는 조건으로 발행된 것으로 정상가의 15% 정도가 할인되어 2등석과 큰 차이가 없어 1등 칸을 끊었으나 밤 열차는 침대칸이 운영되어 1등 칸은 없고 2등 칸만 있어 우리는 침대 칸을 이용하지 않으니 2등 칸을 타야만 되었다. 유럽은 어디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앞으로의 여행 계획은 별도로 숙소나 기차 예약 없이 그저 출발해 보고 그 지방에 도착될 예정이면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숙소 검색하고 바로 들어가는 것으로 정하였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에 불안도 하긴 했지만 특별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맨몸으로 부딪쳐 보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을 것 같다. 어차피 배낭여행의 묘미이고 또 고생도 좀 해봐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회의 초년생의 마음으로 되돌아가서.
좀 더 많은 사진과 설명, 그리고 제가 대금으로 연주한 천년학도 감상해보세요.
https://youtu.be/SYpgyUiElgo 헬싱키 시내의 모습을 만들어 보았고
https://youtu.be/MYlSOiSyYi0 은 핀란드의 탐페레와 로바니에미의 사진으로 제작한 영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