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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나르빅으로 가는 길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대륙을 누비다.

by 김명환


나르빅.PNG 로바니에미에서 나르비크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와 기차를 번갈아 타고 가야 된다.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을 둘러보고 우리는 노르웨이의 기차역으로는 최북단 도시인 나르빅으로 가기로 하여 케미로 가는 기차를 타고 와서 국경도시인 트로니오 인근 하파란다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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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고 있던 숙소에서 바라본 하파란다 강가의 아름다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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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파란다의 아름다운 모습

케미에서 하파란다까지는 기차가 통하지 않지만 유레일 패스 소지자는 무료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파란다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국경 도시로 스웨덴에 속해 있고 강으로 경계가 이루어진 마을로 무척 아름다운 도시이며 강변에 위치한 우리의 숙소가 예쁘고 좋아 하루만 예약했다가 하루 더 묵고 간다.


우리가 러시아를 출발하여 하루는 크루즈에서 그리고 3박을 카우치서핑의 거실에서 또 하루는 기차에서 보냈고 계속 돌아다니며 피곤했기에 우리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지내며 조용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좀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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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파란다의 도시의 모습


하파란다는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도시가 아니기에 동양인이나 제3 국의 사람도 별로 없는 전형적인 북유럽의 도시이다.


인근에 스웨덴의 대표기업인 이케아의 대형 매장이 있었고 옆에도 아주 큰 쇼핑센터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이고 또 핀란드와 국경이 접해 있어 교통도 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 같았다.


북유럽의 도시들은 깨끗하고 사람들과 자전거가 다니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보행자들도 걸어 다니는데 큰 불편이 없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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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가다 만난 무지개. 시청앞에 차려진 벼룩시장.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다.


나르비크는 노르웨이이지만 스웨덴의 철도가 연결되어 있다. 밑에 핀란드의 로바니에미도 북극지방이라고 했는데 거기는 더 북쪽이다.


어차피 기차를 타고 2개월간 여행을 하기로 하였으니 일단은 기차가 닿는 최 북쪽으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핀란드의 기차는 케미까지 온다. 거기서 버스로 하파란다에서 이틀을 쉬고 다시 스웨덴의 철도가 연결되는 룰 레인까지 또 버스로 왔다. 여기까지는 버스를 이용해도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룰 레인에서 기차를 타는데 많이 연착이 된다. 원래 정상적인 시간이라면 초저녁에 나르빅에 도착하여야 되는데 3시간이나 늦어 버린 기차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 뻔해 그렇게 되면 숙소도 예약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하면 노숙을 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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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바레의 캠핑장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지도를 보고 중간 지점인 옐리바레에서 내려 하루 쉬고 가기로 한다. 북유럽의 풍경은 모두가 한 폭의 그림 같고 조그마한 마을도 요정들이 사는 마을처럼 깜찍하다.


나르빅으로 가는 길은 정말 멀었다. 기차 타기도 힘들고 기차를 타도 연착이 되어 어찌 될지 몰라 숙소 예약도 할 수 없고 어차피 떠난 여행이니 고생은 각오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힘든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특별하게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중간에 내려도 그리고 또다시 타도 별 문제는 없다. 2개월 간 횟수에 관계없이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를 가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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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책길에서 만난 모습. 8월인데도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중간인 옐리바레에 내리니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관광 안내소 같은 것이 있어 물어보니 호텔도 있고 캠핑장도 있단다. 호텔은 많이 비싸 캠핑장을 물어보니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호텔은 인근에 있고 캠핑장은 좀 외곽에 있지만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캠핑장은 자동차를 가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나 장기간 출장을 와서 머무는 사람들도 있었다.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어 식사 시간이 되면 각자 음식을 만들어 먹고 이야기도 나누며 우의를 다진다. 거기서 만난 노부부는 차를 몰고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었고 다른 남자 하나는 중장비를 운전하는 사람인데 전에는 회계사로 근무했는데 월급이 별로여서 중장비 운전을 하는데 시간 외 수당도 많고 하여 월급이 많다며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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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바례의 모습


다시 기차를 타고 나르빅으로 향한다. 기차에서 보는 창밖의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호숫가를 가는가 싶더니 산속을 달리고 그러다 다시 평지로 나오며 그렇게 기차는 달리고 달려 나르빅에 도착하였다.


나르빅에 도착하고 보니 여기가 얼마만큼의 북쪽인가 실감할 수 있다. 한여름인데도 먼 산에는 눈이 쌓여 있고 날씨도 쌀쌀하다.


문제는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물어볼 사람들이 없다. 마침 일요일이라 역 안의 가게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지나는 사람에게 게스트하우스를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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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가다 만나는 시골의 모습


어쨌든 배낭을 둘러메고 길을 찾아 나선다. 어제 같은 캠핑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물어보고 택시라도 타고 가야겠다 하고 생각하며 사람을 찾아 물어보려는데 집사람이 뒤에서 부른다.


돌아다보니 젊은 동양인이 차를 세우고 뭐라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는 숙소가 무척 비싸고 찾아가기도 힘드니 자기가 하루 재워주겠다고 한다. 자기는 중국에서 왔고 공부하다가 취직되어 멀리 가는데 자기가 자던 방이 있으니 거기서 하루 자고 가라며 친절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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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가다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


당장 하루를 어떻게 지내야 하는가 걱정하는 판에 찬밥 더운밥 따질 여유도 없이 젊은이가 하자는 대로 따라갔다. 친구 집에 들어가 우리의 사정을 이야기하니 반갑게 맞아 준다. 그러면서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던 중인데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며 밥의 양을 더하여 맛있는 중국 식사를 대접해 준다.

그리고 시내 관광과 함께 내일 출발하는 버스의 시간과 버스 정류장도 알려주고 특히 산에 올라가는 곤돌라 이용권을 빌려주며 산 정상에 올라가면 시내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친절을 베풀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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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해준 중국 젊은이와 곤드라를 타고 올라간 산에서 바라본 시내의 모습


중국 젊은이가 빌려준 곤돌라 패스를 가지고 산에 올라가 본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면 나르비크의 시내가 발아래로 들어오고 경치가 아주 좋다.


많은 사람들은 관광을 위해 오는 사람들이지만 여기에서 사는 사람들은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 눈이 없을 때는 자전거를 곤돌라에 싣고 올라갔다가 정말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산악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20140824_190004.jpg 나르비크의 시내에서


노르웨이에서의 일요일은 정말 최악이다. 마트도 식당도 문 여는 곳이 없다. 고급 유흥주점이나 유명 브랜드마트 등이 열려 있지만 차마 그곳에 들어가기는 좀 그랬다. 그런데 중국인 친구들을 만나 식사도 해결되고 잠자리와 함께 곤드라 이용권, 그리고 시내 구경까지 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렇게 일생을 살아가면서 지구 상에서 내가 가본 최북단 도시인 나르비크에서의 하루를 보내고 다음 여정을 꿈꾸며 잠이 들었다.


좀 더 많은 사진과 함께 설명도 들어보세요. 제가 사진으로 엮은 유튜브입니다.

https://youtu.be/6eW0f4Y0Z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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