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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를 떠나 슬로바키아로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대륙을 누비다

by 김명환
코시체.PNG 자그레브에서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와 부다페스트를 거쳐 슬로바키아의 코시체로 가는 여정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를 떠나 이번엔 무작정 여행을 떠나 보기로 한다. 특정한 역을 정하지 않고 기차역에 가니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로 가는 기차표가 있다. 열차표를 끊는데 크로아티아 국경까지는 유레일패스가 되고 세르비아 국경을 지나서는 별도 요금을 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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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을 운행하는 기차와 기차에서 바라본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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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풍경이 아름답다.


세르비아는 유레일패스가 통용되지 않아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괜지 아까운 생각이 든다. 자그레브에서 베오그라드까지는 기차로 6시간 반 정도 걸린다.


러시아에서 크루즈를 타고 핀란드의 헬싱키에 도착해서 여권을 심사하고 입국 수속을 받았던 이래 크로아티아 국경을 지나 세르비아로 들어올 때 경찰이 각 열차 칸을 돌아다니며 여권을 검사하고 입국 수속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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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로 만든 탑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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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체 거리의 풍경


이때 경찰들은 화장실까지 뒤져보고 살벌하게 검색을 한다. 조금은 공포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며 어떤 사람들은 비자의 유효기간이 끝났다며 내리라 하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며 세르비아에서는 머무는 것이 조금은 위험한 것 같기도 하고 좀 아니란 생각이 들어 다른 기차를 타고 세르비아를 떠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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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체에서 만난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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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는 특별한 목적이 있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차표를 다시 검색을 하고 갈 곳을 정하는데 그날 밤 세르비아를 떠나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거쳐 슬로바키아의 코시체로 가는 것으로 정했다.


베오그라드에서 헝가리의 부다페스트까지는 기차로 8시간 가까이 걸린다. 밤 9시 48분에 타서 새벽에 부다페스트에 내리고 거기서 다시 6시 30분에 코시체 가는 기차를 탄다. 부다페스트에서 코시체까지는 기차로 3시간 반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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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모습을 간직한 코시체의 거리의 풍경. 2013년 유럽의 도시로 선정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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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그라드에서 헝가리의 국경을 통과할 때도 예외 없이 검문이 이루어지고 여권과 비자 검사가 있고 많은 시간이 지체되고 있었다. 기차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북유럽이나 서유럽의 기차들은 정말 고급스럽고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는데 동유럽은 무척이나 낙후되었다는 느낌이다. 기차도 낡았고 연착도 심하고 특히 철도 공무원들의 서비스 정신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아마 공무원이라 권위의식이 있는 것도 같다.


정말 무슨 연유인지 세르비아와 헝가리 국경의 역에서 정말 오랜 시간 정차하여 마냥 기다리다 잠깐 잠이 들었는데 기차는 출발하여 한참을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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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는 전에는 체코슬로바키아라는 이름으로 체코와 합해져 있었으나 슬로바키아로 독립되어 나와 체코와 다르게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통용되는 화폐도 유로화이다.


코시체는 슬로바키아의 두 번째로 큰 도시이나 아담하고 유서 깊은 도시로 2013년에는 유럽의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던 도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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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체는 다른 도시보다 물가가 저렴하고 사람들도 친절하며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았다. 우리의 숙소는 아파트를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곳으로 저렴하고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우리 말고도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장기간 숙박하는 곳으로 우리도 여기에 숙소를 정해 놓고 인근을 기차를 타고 다니며 여행을 즐기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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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트라 산맥을 가기 위한 기차에서.


슬로바키아는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어 간 것은 아니었으나 도착하여 돌아다녀 보니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시체에 도착한 날은 1박 2일 기차여행의 피로를 풀기 위해 쉬고 그다음 날은 기차를 타고 인근 포프라트를 거쳐 타트라 산맥 인근까지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였다.


타트라 산맥은 슬로바키아와 폴란드에 걸쳐있는 산맥으로 알프스와 연계되어 있다고 하며 경치가 아주 뛰어나다고 하여 일단 기차를 타고 가보기로 하였다. 가능하면 산길을 걸어보려고 하였으나 날씨도 좋지 않고 산에 가는 사람들이 없어 포기하고 기차만 타고 다니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후에 동유럽을 다시 여행하는 기회가 있어 폴란드 쪽의 자코파네 쪽으로 해서 타트라 산맥을 돌아보는 기회가 있었다.)


브라티슬라바.PNG 코시체에 숙소를 정해놓고 타트라 산맥과 브라티슬라바를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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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시골을 달리는 기차의 내부 모습...


시골에 기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등 하교 시간에는 학생들과 접하게 되고 한가한 시간에는 시골의 노인들이 많이 타는데 그들의 일상을 접하게 되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한 노인은 우리를 보고 어디서 왔느냐 묻더니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무척 반가워하며 10여 년 전에 한국의 경주에서 근무했었다며 한국의 와인 즉 소주에 대해 이야기하고 막걸리, 김치 이야기, 한국 사람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목적지가 다가오니 아쉬움에 악수를 하고 헤어진 후에도 뒤를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내렸다.


다음날은 브라티슬라바에 가기로 한다. 코시체에서 브라티슬라바까지는 기차로 약 6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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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디슬라바 시내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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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티슬라바는 슬로바키아의 수도이지만 오스트리아와 체코, 헝가리의 국경에 가깝고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에서는 차로 1시간 남짓의 거리에 있고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나 헝가리를 방문하는 길에 관광버스로 잠시 들렀다가 가는 관광객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같은 배낭여행객은 여기에 숙소를 잡아 놓고 빈이나 부다페스트를 다녀와도 좋을 것 같지만 우리는 이왕에 빈이나 부다페스트는 다녀왔기에 조금 계획을 잘못 잡은 것 같기도 한데 이렇게 기차를 타고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마음으로 위로를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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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티슬라바 거의 풍경. 거리의 다양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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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를 떠나 일주일 동안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나라도 크로아티아를 출발하여 세르비아를 거쳐 헝가리, 그리고 슬로바키아로 왔으니 4개국을 거쳐 지나왔다. 그리고 기차도 타드라 산맥이 있는 곳까지 갔다 오고 다시 브라디 슬라바까지 갔다 오며 많은 시간 기차를 타고 다녔으니 나름 성공한 여행 코스라 생각된다. 이제 다시 여행 계획을 세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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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티슬라바 거리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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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진과 설명, 대금의 음악 등은 제 유튜브에도 올려져 있어요. 감사합니다.

https://youtu.be/KbvpiXCYg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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