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대륙을 누비다.
이제 동유럽을 떠난다. 러시아를 출발하여 북유럽을 여행하고 함부르크를 거쳐 체코의 프라하로 왔다가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세르비아, 그리고 슬로바키아 등을 거쳐 이제 다시 독일로 가는 것이다. 이번에 독일로 가는 길은 기대가 되는 길이다.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에 간다는 것도 흥분되는 일이려니와 전에 함부르크의 한국 민박집에서 같이 묵었던 멤버들이 다시 모이는 날이기 때문이다.
함부르크를 떠난 이래 한국 관광객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9월 3일 함부르크를 떠날 때는 아침 일찍 나오는 바람에 같이 묵었던 사람들과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다시 만난다는 것이 좋았던 것이다.
함부르크의 민박집에 묵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독일의 뮌헨에서 9월 말부터 시작하는 옥토버페스트에 같이 참여하자고 하여 오늘 만난다.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뮌헨으로 가는 길은 기차로 약 8시간이 넘게 걸린다. 일단 체스케 부데요비체로 갔다가 거기서 린츠로 해서 다시 잘츠부르크에서 뮌헨으로 간다.
뮌헨의 맥주 축제는 세계적인 민속 행사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든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행사장에 나갔는데도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위만 둘러보고 인근의 유명한 맛 집으로 찾아가 우리나라의 돼지 족발 비슷한 음식과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우리나라 회사 현지 주재원의 집으로 가족과 같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축제 기간 중 집주인은 가족과 함께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났고 집에는 우리와 같은 축제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고 있었다. 전에 함부르크에 묵을 때 같이 있었던 여행객과 현지에 주재하던 상사원과 유학생 , 우리 부부와 그리고 다른 학생 둘이 그 집에 묵었었다.
집은 우리의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였는데 잠은 거실과 작은방에서 서로 겹쳐 잤고 안방은 집주인이 잠가 놓고 갔다. 남에게 안방은 내어 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밥은 그 집의 취사도구를 이용해서 해 먹었다. 뮌헨의 맥주 축제는 기대 이상이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축제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전통 복장을 갖춰 입고 즐기며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하며 새로운 활력을 충전하고 있었다.
우리도 처음 참가하는 맥주 축제에서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새로운 만남을 기뻐하며 맥주와 음식을 즐기고 지난 여행에 대하여, 그리고 또 새로운 여행에 대하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헤어짐이 아쉬워 한잔 두 잔 맥주잔을 비워가며 회포를 푼다.
전날 축제에서 맥주를 마시고 스마트 폰의 지도를 따라 숙소로 오다 스마트 폰을 길에 떨어트려 액정이 깨지는 일이 생겨 핀잔을 들었다. 그나저나 핀잔은 그렇다 치고 앞으로 남은 여행이 걱정이다. 노트북도 없이 스마트 폰에 의지해서 여행을 다녔는데 난감하다.
액정은 깨졌지만 다행히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듯하다. 근데 화면에서 깨진 유리파편이 나와 손을 다치게 생겨 휴지로 닦고 테이프로 거친 표면을 붙여본다.
맥주 축제도 보았고 함부르크에서 온 사람들도 오늘 다시 함부르크로 간다고 한다. 우리도 뮌헨에 더 머물기도 어렵다. 숙소도 그렇고 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유레일패스 기간에 더 많은 곳을 여행하기 위해 다시 스위스로 떠난다.
떠나기에 앞서 새벽에 일어나 전철을 타고 시내에 나와 관광을 해 본다. 많은 사람들은 나와 있지 않으나 아름다운 시가지를 혼자서 걸어 다니며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구경도 한다.
어제 축제에 참석하고 늦은 시간까지 맥주를 마시다 숙소에 들어오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은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시내 관광을 안 하고 떠나는 것이 아쉬워 혼자서 관광을 나왔던 것이다. 스위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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