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에서 함부르크를 지나 베를린으로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대륙을 누비다.

by 김명환
베르린.PNG 암스테르담에서 함부르크를 지나 베를린으로 가는 코스


암스테르담에서 독일의 함부르크까지는 기차로 약 6시간이 걸리고 세 번 갈아타야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배낭과 짐을 밖으로 내놓고 복도에서 짐을 꾸린다. 방안에는 새벽에 들어온 룸메이트들이 곤하게 자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젊은이들의 여행 방식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우리는 낮에 관광지나 시장 등을 많이 돌아다니고 밤에는 숙소에 들어와 쉬는 것이 보통인데 비하여 그들은 늦은 오후에 나가 돌아다니다 거의 밤을 새우고 이른 새벽에 들어와 낮에는 거의 숙소에서 잠을 잔다. 관광지도 물론 돌아다니겠지만 클럽이나 카페에서 친구들을 만나 밤새 놀다 들어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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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풍경들


놓고 나온 물건이 없나 살펴보고 숙소를 빠져나온다. 처음 들어올 때부터 연령제한이 어쩌고 하며 문제가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았던 숙소였다. 8명이 한방에 잤지만 젊은 사람들은 오후 늦게 나가 아주 늦은 밤이나 새벽에 들어오기 때문에 저녁 시간은 우리 둘만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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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린에서 만난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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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냄새나는 식사는 하지 못했지만 간단한 음식과 와인, 맥주는 마셨다. 원래 숙소에서는 알코올음료를 마시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우리 둘만 살짝 마시는데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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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린의 거리


오랜만에 다시 온 함부르크의 민박집은 변함이 없었는데 사람들은 많이 바뀌었다. 뮌헨의 맥주 축제에 같이 갔던 사람들은 하나도 없고 또 다른 한국에서 온 상사 주재원도 모두 가고 없다.


민박집에 아는 사람은 주인아주머니와 일을 보는 직원이다. 새로 온 사람은 한국에서 고등학교 학생이 유학을 와 아들과 살집을 구하기 위해 잠시 여기 민박집에 머무는 모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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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린의 아름다운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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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우리도 저녁 늦게 들어와 다음날 아침 일찍 나와 어떤 사람들이 묵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관광철도 지나 민박집은 썰렁하였다.


민박집에 들어가니 전에 보았던 직원이 반갑게 맞아 준다. 뒤이어 들어온 주인아주머니도 깜짝 놀란다. 카톡으로 간다고 이야기했었는데 다른 사람과 착각하여 우리가 아닌 줄 알았다며 반갑게 인사를 하며 그간의 여행에 대해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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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지난 여행 이야기 끝에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머리 염색이라고 하자 염색약을 사 온다 어쩌고 부산을 떨더니 학생과 같이 온 아주머니가 자기가 염색은 잘한다며 염색을 해준다.


집사람의 머리 염색으로 함부르크에 온 소정의 목적은 달성하였다. 하지만 한국 음식에 소주 한잔하려던 나의 목적은 술을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남자라고는 나와 학생뿐이었으니 그냥 한국음식에 밥을 먹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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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린의 왕궁 사냥터 인근의 산책로. 갈 가꾸어진 숲길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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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짐을 풀다 보니 신고 다니던 샌들이 없다. 배낭을 뒤지고 가방을 찾아봐도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암스테르담의 숙소에서 조용히 나오다 어두운 침대 밑을 보지 못하고 그냥 나와 샌들을 잃어버린 것이다.


하기야 오래 신었고 이제 날씨도 추워지니 여름 샌들 신을 일도 없을 거라 자위하며 잊어버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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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글로벌 유레일패스의 남은 기간은 열흘, 어떻게 돌아다녀야 잘 돌아다녔다고 할지 생각하여 루트를 짜야 되었다. 일단은 베를린으로 갔다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그리고 밀라노 그리고 로마, 피렌체, 프랑스의 니스를 지나 바르셀로나로 일단 루트를 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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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나 베를린으로 간다. 베를린은 지난번 함부르크에서 프라하로 갈 때 지나갔던 길이다. 함부르크에서 베를린까지는 기차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기차에서 내려 배낭을 맡겨 놓고 거리로 나와 보니 여긴 완전 늦가을의 정취가 흠씬 묻어난다. 함부르크는 초겨울의 우중충한 날씨였는데 기분이 좋다. 전에 동서로 갈렸던 베를린 장벽을 지나고 공원과 시내를 종일 걸어 다녔다. 걸어만 다녀도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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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린의 풍경들


우리나라에 있어 베를린은 특별한 도시이기도 하다. 1936년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하계올림픽의 마라톤에서 우승하였던 도시이기도 하고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곳이기도 하여 우리도 언젠가는 분단의 장벽을 허물어야 되기에 한 번은 둘러보고 싶었던 도시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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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폰의 어플에서 알려주는 명소를 찾아 기차역에서 부터 걷기 시작했다. 브란덴부르크 문, 독일 연방하원의원, 전승기념탑을 지나 가을 짙어가는 왕실 사냥터를 거닐며 베를린의 정취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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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낮에 돌아다니며 간식으로 점심을 대충 때웠는데 지나다 보니 한국 음식점이 보인다. 오늘 새벽 한인 민박집에서 나왔지만 그래도 한번 들러볼까 하는 호기심에 들어갔더니 정말 소박한 한국사람이 주인이다. 말씨로 보아 북쪽 연변의 말씨가 묻어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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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린의 한국 음식점에서 소주한잔. 베르린의 유람선


밥과 소주 한 병을 시켜 먹는다. 정말 오랜만에 마셔보는 소주의 맛이 새롭다. 어제 함부르크의 숙소에서 그냥 소주를 한잔 했어야 했는데 여기서 소주를 마신 것이 무척 후회가 되었다. 늦은 오후지만 그래도 낮에 술을 마시고 버스를 탔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아 앞에 있는 사람에게 술냄새를 풍기며 약 30분을 달리는데 정말 그 시간이 무척이나 길고 민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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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린 역과 인근의 풍경


베를린에서 머무른 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다. 이제 다시 기차를 타고 뮌헨을 거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로 간다. 아쉬움이 많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래도 유럽 여행을 하면서 베를린을 들렀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는다.


좀 더 많은 사진과 이야기는 제 유튜브에도 있습니다.

https://youtu.be/MJFW1y2Sb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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