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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Apr 21. 2019

아프리카의 케냐 나이로비에서 (2)

대금과 함께 세계로,  9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트럭킹이 시작되는 캠프의 위치.  나이로비 외곽 캐런 시의 캐런 캠프(파란 원)


케냐의 나이로비에 도착한지도 일주일이 지나간다.  감옥 아닌 감옥에 갇혀 무료하게 시간을 축내고 있으니 마음이 답답하다.   여행을 왔으면 많이 보고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데 말이다.  



승마장의 말과 캠핑장 인근의 고급주택,  높은 담으로 둘러쳐져 있어 외부와 차단되어 있다.


우리들은 모든 생활에 경제원칙을 적용하여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며 언제나 빨리빨리 그러면서 자신들을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하며 뛰어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외부의 영향 때문이기는 하지만 숙소에 머물며 한가로이 대금을 불며  또 나 자신을 생각하고 이렇게 여유를 갖고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승마 스쿨의 모습.  


캠핑장은 주위에 높은 담장과 철조망으로 둘러 쳐져 있고 정문에는 경비원이 지키고 있어 외부와는 차단이 되어 있다.  어제와 그제 이탈리아 친구들하고 캠핑장 주변을 둘러본 경험이 있어 이제 밖으로 나가는데 큰 주저함이 없어졌다.



승마 스쿨에 있는 카페와 각종 시설물


이탈리아 친구들이 떠나고 혼자서 밖으로 나와 본다.  주변에 승마 스쿨이 있어 찾아가 본다.  말이 달릴 수 있는 트랙이 있고 말을 키우는 축사가 있다.  그리고 그 밑으로는 스파와 미용실과 이용원, 카페와 빵집들과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승마 교육장에 있는 빵집, 거기서 먹은 파이와 커피


승마장을 둘러보고 카페촌으로 들어가 뭐를 먹고 마실까 보니 다른 것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고 빵집은 문이 열려있어 들어가 빵과 파이, 커피를 시켜 여유를 즐기며 아침으로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캠핑장의 모습.  호주로 가는 친구가 모든 투어가 취소되어 숙소에 머물며 드론으로 캠핑장 주변을 촬영하고 있다.


캠핑장에는 젊은 커플이 개인 침실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인사를 해도 그냥 무덤덤 지내고 얼굴을 마주치면 외면하기 바쁜 사람이 있었고 호주에서 왔다는 젊은 남자와 영국에서 온 젊은 여자도 있었다.  내가 대금을 불고 있는데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영국에 있는 자기 어머니에게 보냈는데 아주 좋다고 칭찬하더란다.  여자 어머니는 음악 선생님이라고 한다.  하기야 인사치레로 잘 들었다고 해도 어쩌는 수가 없겠지만.



호주 젊은 남자와 영국의 젊은 여자,  케냐의 불안한 정국 때문에 제대로 여행을 못했다며 억울해하며 떠났다.


호주 남자와 영국 여자는 따로 여행을 왔지만 케냐의 모든 여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나와 같이 숙소에서 나가지 못하고 감옥 아닌 감옥생활을 하고 있으니 말이 통하는 두 사람은 같이 맥주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러다 가끔 나도 맥주를 마실 때 같이하고 그러면서 대금도 불고 그랬는데 남자는 호주로 가고 여자는 방콕을 경유하여 영국으로 간다고 떠난다.  




캠핑장에 있는 각종 차량, 정글을 누빌 수 있는 차량과 트럭킹에 이용되는 트럭,  차 위에 텐트를 치며 잘 수 지프차


그들이 떠나고 다시 루마니아의 젊은 남자 둘이 지프차를  타고 들어왔다.  지프차 위에 텐트를 치고 생활을 한다.  그들은 쿠바 등 중남미를 여행하다 이쪽으로 왔다고 하는데 여기서 이틀을 머물고 다시 빅토리아 폭포 쪽으로 차를 몰고 여행을 할 거라 하며 쿠바에서 사 온 시가 하나를 선물로 준다.  나도 한국에서 사 온 아리랑 담배를 나누어 주며 한번 맛을 보라 권해본다.



중남미를 여행하고 지프차를 빌려 아프리카를 여행한다는 루마니아 젊은이들과 우리가 타고 갈 트럭, 운전사가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우리와 같이할 여행객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이제 트럭킹이 시작될 날이 다가온다.  그런데 한국 친구는 오늘 오기로 했는데 카톡이 와서 오늘 이집트의 다합을 출발하여 케냐의 나이로비로 오는 비행기가 취소되었다고 분통을 터트린다.  12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렸는데 비행기가 취소되고 다음 비행기는 이틀 후에나 출발한다며 여행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캠핑장의 카페에서 주문해서 먹은 소시지와 감자튀김.


여행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이 많이 발생하기에 그런 변수에 대하여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지난번 중남미를 여행할 때 쿠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칸쿤에 내려 숙소를 찾아 가려 버스를 탔는데 뒤쪽 한국의 젊은이가 있어 인사를 하고 물어보니 자기는 칸쿤에서 쿠바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갔는데 시간이 조금 늦어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다시 시내로 돌아간다며 시간도 시간이지만 다시 비행기표를 끊는데 많은 비용이 들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앞 발이 하나 없는 개를 검은 개가 많이 괴롭히는 것 같다.  그래도 서로 지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


한국의 젊은이도 하루의 여유를 두고 합류를 하기로 했는데 비행기가 당일 출발하지 못하고 이틀 후에나 출발한다니 난감해했는데 다행히도 하루를 케냐에서 머물다 가니 합류하고 다시 하루의 시간 여유가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가이드가 이야기하여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트럭을 타고 여행할 루트(파란선으로 표시된 곳)


우리가 타고 갈 트럭은  여행을 시작한 지 벌써 20여 일이 지났다.  처음 케냐를 출발하여  우간다와 르완다를 여행하고 다시 이곳으로 왔다가 일부의 여행객은  여행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떠나고 우리와 같은 사람이 다시 합류하여 탄자니아와 말라위를 지나 모잠비크, 짐바브웨, 보츠와나, 나미비아를 거쳐 최종 목적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으로 56일간을 여행을 한다.  즉 아프리카의 동쪽 해안에서 서쪽 해안으로 남쪽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이다.




우리가 타고 갈 트럭도 도착하였고 이제 새로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도착하고 처음부터 여행을 한 사람들도 합류하여 이제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 든다.  



나무 위에 지어진 집과 캠핑장 인근을 돌아다니는 승마를 즐기는 사람


새로 만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내가 가이드가 되어 지난번에 이탈리아 친구들하고 같이 돌아다녔던 호텔과 정원, 기념품 가게들을 같이 또 둘러본다.  


여행객들은 주로 서양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국적도 다양하다.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말레이, 캐나다도 있고 슬로바키아도 있다.  나중에는 폴란드 사람도 합류했었고 대부분 젊은 사람이었는데 말레이에서 온 사람이 나보다 세 살이 더 많았다.




코끼리 고아원의 모습.  코끼리보다 사람 구경이 더 신기하다.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다.  처음 여행은 엊그제 이탈리아 친구들하고 갔었던 기린 동산이다.  나는 같이 기린 동산에 같이 갔다가 그냥 보는 둥 마는 둥 머물다 다시 찾아간 곳은 코끼리 고아원이다.  밀림에서 부상당하거나 가족과 떨어져 고아가 된 코끼리를 재활시켜 다시 밀림으로 돌려보는 곳이라 한다.



코끼리 고아원의 다양한 모습.  입장료가 현지인과 외국인의 차이가 많다.


코끼리 고아원에서 보호하는 코끼리가 쇼를 하는 것이다.  특별한 묘기를 부리는 쇼가 아니라 어린 코끼리부터 줄을 맞춰 들어오고 물에 들어가 진흙에서 목욕하고 그러는 것을 보는데 뜨거운 햇볕에 그것을 보는 것도 커다란 고역이라면 고역이었다.





우리를 태우고 왔던 트럭은 코끼리 고아원에 우리를 내려주고 트럭 정비와 저녁 준비를 위하여 캠핑장으로 떠나고 여행객들은 코끼리 관람을 마치고 각자 알아서 시장에 들렀다가 캠핑장으로 돌아오라 한다.



코끼리 고아원을 방문하고 다시 들른 캐런 시의 모습.


어찌 되었든 그들 틈에 끼어 눈치껏 같이 돌아다니다 짝을 맞춰 택시를 타고 요금도 더치페이하며 그렇게 하루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다.  




코끼리 고아원을 보고 숙소에 돌아오니 트럭 운전사인 루키와 여행 매니저인 리자가 생일을 맞은 친구를 위해 케이크를 만들어 파티가 시작되었다.


첫날의 여행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새로 만난 친구들과도 얼굴을 익히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제일 어려운 것이 젊은 사람 이름 외우는 것이다.  사람을 불러야 할 때는 이름을 불러야 되는데 인사를 나눌 때 서로 통성명을 하였건만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도 이제 캠핑장의 방에서 자는 것을 마감하고 이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된다.  


트럭킹 여행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며 지내야 된다.  그리고 야영을 하게 되면 식사 당번을 정해 음식도 만들어 먹어야 되며 간식이나 기타 마시는 음료나 물은 각자 해결해야 된다. 


이제 여행은 시작되었고 내일은 나이로비를 출발하여 탄자니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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