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는 어떻게 소설을 버리고 BAR의 주인이 되는가

하루키는 바를 버리고 글을 쓰는데 나는 글을 버리고 바를 여네

by 민달이

Prologue



소설가 좋아하세요? 에이, 유명 소설가는 너무 유명해서 재미없잖아요.

그럼 B급 소설가의 이야기 좀 들어보실래요?


소설가의 삶이란 어렵죠. 특히나 이름 없는 무명 소설가의 삶은... 뭐랄까, 사실 그들은 소설가라고도 할 수 없죠.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B writer'라 지칭합니다. 저는 소설가가 아니에요. 문단에 속하지 못한 b급 작가일 뿐이거든요.


재즈바를 하던 하루키는 부엌에서 글을 써서 소설가가 되었죠. 그의 진정한 삶은 그렇게 시작되었을 겁니다. 당신들도 원하던 삶을 지금 살고 있나요? 저로 말씀드리자면 엉망진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나이는 놀랄 만큼 많이 먹었고 작가가 되었지만 작가는 아닙니다. 이 나이에 집도 없고 은행 잔고는 바닥이죠.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소설을 쓰는 일인데 소설을 발표할 수 없는 소설가라니. 코미디가 따로 없네요. 하지만 그 누구를 탓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찾아볼까 합니다. 어느 순간 바텐더가 되면 어떨까 생각했고 며칠 있으면 시험을 앞두고 있죠. 글 쓰는 바텐더. 뭐 나쁘진 않잖아요?


우울증에 시달리며 남 탓만 하던 저는 이제 툭툭 털고 일어나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쩐지 힘이 나는 것 같네요.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찾아냈으니까요. 그래요. 저는 머지않은 날, 조용한 책과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Nighthawks]라는 이름을 가진 바를 열어 볼까 합니다. 호퍼의 그림을 벽 뒤에 걸어 두고 그의 그림처럼 고독하고 조용하게 책을 읽고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볼까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글은,

나이 많은 b급 소설가의 새로운 성장기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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