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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먹을 분이 따로 있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로구만

by Siho

10/7(화)


추석이 시작되고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이, 매일 장대비가 내린다.

이 정도면 매일 날씨가 꾸름한 영국보다도 심한 정도인데. 강원도의 가을이 이렇게 홍수라니...

기분도 무언가 착 가라앉는데 나는 며칠 전부터 무언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꾸준히 받고 있었다. 뭘까.


오랜만의 류 작가의 연락이다. 이 감독, 김 작가님이 함께 남작가님 스튜디오를 방문하여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아! 빼먹은 듯한 기분이 이거였다. 보은을 해야 하는 어르신이 꼭 명파 마을에만 계신 것은 아니었다.

아트케이션의 시작부터 우리를 반겨주시고, DMZ며, 박물관이며 우리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쉬운 해설로 궁금증을 풀어주시고, 때때로 사진으로도 멋지게 기록해 주신 고성의 포토그라퍼, 남동환 작가님!

너무 당연하게 은혜를 입고 있던 남 작가님을 제일 처음 챙겼어야 하는데...

여태 어떤 것도 챙겨드리지 못한 게으름이 민망해 남 작가님께 바로 연락을 드렸다.


"작가님 시간 괜찮으세요? 찾아가고 싶어요! "

"응, 와~"


차에서 내려 남 작가님의 스튜디오까지 불과 3미터를 걸었을 뿐인데 신발이 흠뻑 젖었다.

작가님은 “밖에 두면 비 들이쳐서 젖어. 여기 놔” 라시며 뽀송한 새 수건에 신발을 올려두신다. 늘 알고는 있었지만 한 없이 따뜻하신 작가님의 배려에 눅눅해진 마음까지도 보송보송 마를 것만 같다.


우리는 보온병에 담아 온 옥수수라테를 따라 드리며 대추잼 크래커도 곁들여 선보였다.


“야 이거 맛있네!” 라며 기뻐하시는 모습에 선준 작가님은 계속해서 작가님께 커피를 권하고…

아니 류 작가님, 아무리 그래도 그 고칼로리 음료를 세 잔씩이나 드리는 건 좀...


남동환 작가님, 나중에 배탈은 안 나셨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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