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동정원, 백운차실, 병영성홍교, 노랑할미새
아침에 일어나면 자리에 앉아서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한다.
쓰다보면 창밖에서 새소리가 난다.
잘 못 들어본 새 소리가 나면
참을 수 없이 쌍안경을 들고
창문 앞으로 다가가 선다.
집 안에서 새를 관찰할 수 있는 거
항상 바라왔던건데 여기서는 가능하다.
부산 집에서는 너무 높아서 멀리만 보였는데
창을 두고 뒤에 서있으면 새들이 내가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께곆게게겍꼑꼑 거리는 소리에
가보니 때까치가 와 있었다.
직박구리보다 때까치가 더 시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ㅎ
내가 아는 제일 목소리 큰 새는 직박구리였는데..
직박구리 분발해 ㅋㅋ
오늘은 배롱님, 호시님이랑
리트릿투어하고 차 마시기로 한 날.
배롱님 차 타고 가는 길에
저 멀리 고려청자를 발견했다.
밥을 성전면에서 먹었는데
생고기비빔밥이라는게 있었다.
생고기비빔밥, 육회비빔밥, 익힌고기비빔밥
이렇게 있었는데
생비 육비 익비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
나는 생고기비빔밥 먹었는데
생고기는 갓잡은 소고기고
육회는 며칠 지나서 냉동을 시키고 길게 자른 소고기고
익힌고기는 고기고명처럼 생긴게 들어있었다.
토하젓도 있었는데
이때 핸드폰을 차에 두고가서
사진을 하나도 못찍었다..ㅎ
생고기비빔밥 이름만 들었을 땐
빨갛고 거북한 느낌이 들었는데
작은 토막으로 고기가 썰려있어서
그냥 비빔밥이랑 별 차이가 없었다.
비빔밥인데 차가웠다.
녹차하면 보성이나 하동을 생각했는데
강진도 녹차 생산량이 많다고 한다.
근데 왜 안유명하지..?
오설록 차밭도 여기 있다고 한다.
월출산 아래 드넓게 펼쳐진 차밭의 풍경이 멋졌다.
저~멀리까지도,
저~아래까지도 다 차밭이라서
이렇게 넓은 차밭은 처음이었다.
차밭을 지나 갈 곳은 백운동 정원
이 대나무숲 쪽은
환혼2에 나왔었다고 한다.
환혼1까지밖에 안 봤는데
여기 나오는지 봐야하나 ㅎㅎ
백운동 정원에 도착하자마자
호시님, 배롱님은 탄성을 지르면서
한 나무로 달려갔다.
금목서라는 나무.
주황색 모양의 작은 꽃이 피는 금목서는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에서 주로 볼 수 있고
향이 향기로워 향수에도 사용된다.
두 분 다 이 향을 엄청 좋아해서
오자마자 이 나무에 빨려들어갈 듯이 향을 맡았다.
금목서 꽃이 피었으니 여기 자주 와야겠다! 할 정도.
우리 숙소 뒷뜰에도 은목서가 심어져있다고 했다.
은목서는 금목서가 지고 난 뒤 핀다고 하니
11월에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천리향, 백리향이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금목서는 만리향이라고 불린다고 하고
천리향은 서향이라는
이렇게 생긴 나무라고 한다.
전 회사 화단에도 주황색 꽃이 피는 향기 좋은 나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름을 잘못 불러주고 있었나보다.
백운동 정원도
정약용 선생님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여기 정원의 모습이 아름다워서
12경을 제자?들에게 그림으로 그리라고
했었다고 한다.
이게 그 백운동 12경
병영성 근처 감들은 아직 초록빛이었는데
여기 감들은 아주 빨갛게 잘 익어 있었다.
너무 예쁜 색깔로 익었는데
빨갛기 보다 오렌지처럼 노란색이라서
처음엔 감인지도 몰랐다.
오렌지 나무인가,
오렌지 나무가 왜 여기 있지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대봉감 나무였다.
대봉감이라서 길죽한 감이라 동글동글해보여서
오렌지 나무인 것처럼 보였다.
갑자기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
초가집 위에 난 새싹들ㅋㅋㅋ
얘는 철쭉?같은데 왜 지금 피었지?
다람쥐가 계속 나타나줬다.
저 나무 바로 옆 큰 돌에 있는 다람쥐
돌 위에 올라온 다람쥐
나무 지나가는 다람쥐
백운동 정원,
월출산에 온 걸 환영한다고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강진은 이런 안내판이 잘 돼있는 것 같다.
왼쪽에 월출산 돌산 디테일까지..
다음에 온 곳은 백운차실
패키징도 예쁘고 선물 좋아 보였는데
가격이 좀 쎘다.
오랜만에 본 바질이랑 애플민트
이한영선생님께서 일제강점기 시절에
우리나라 차가 일본차로 둔갑하는 현실을 개탄해서
백운옥판차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 브랜드를
만드셨다고 한다.
정약용선생님이 제다법을 이 지역에 살던 제자분들에게 알려드렸고,
그 후손이 이한영선생님이시라고.
아직도 이한영 선생님의 후손께서
백운차실을 운영하고 계신다.
백운차실 건물 안쪽으로
이한영 생가가 있는데
안채쪽에서는 차를 마실 수도 있다.
네이버 예약으로
2인이 들어가는 백운실을 예약할 수 있고,
나머지는 주문할 때 이야기하면
쓸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월출산이 보이는 큰 창이 있는 방에 들어왔다.
통창이 있는 백운실이 진짜 좋으니까
호시님이 꼭 예약해서 가보라고 추천해주셨다.
우리가 시킨 차는
녹차중에 모차, 발효차중에 홍차
차는 태어나서 여태까지 먹어본 차 중에
제일 맛있었다.
녹차는 떫은 맛이 있어서 별로 안좋아했는데
이 녹차는 거의 떫은 맛이 없고 구수했다.
오래 우렸더니 떫은 맛이 좀 나긴 했는데
그래도 여태까지 먹은 녹차 중에
제일 맛있는 녹차였다.
아이스로 먹고싶으면 얼음컵을 요청하면 된다.
집에 왔더니 비빔밥이 소화가 다 된건지
입이 심심해서 감을 하나 깎아먹었다.
이 감이 원래 먹어봤던 단감보다
좀 아삭아삭한 느낌이라서 신기했는데,
얘는 태추라는 종류고
감이랑 배를 접붙인 종이라고 했다.
그래서 배처럼 시원하고 아삭아삭했구나 싶었다.
태추는 초록색일 때 먹는 감이라고 한다.
해가 지고 나면 걸어다니기가 어려워서
해가 떠있을 때 2번은 나가려고 하고 있다.
2차 산책 시작.
은행잎 색이 점점 변하고 있다.
어제와도 다른 것 같은 은행잎들
색이 변하고 나면 떨어지겠지.
그전에 충분히 색을 눈에 담자.
병영성 안의 나무들도
색이 바뀌어가는 중
비단풀
중간에 있는 선이 귀엽다.
함양 삼휴댁 마당 바닥에서 제일 처음 만났었는데
그려보고 싶더는 생각을 했었다.
귀여워
유홍초와 나팔꽃
2세삼강문이 뭐지
삼강문은 열녀, 효자 상줄 때 비석을 세워주는것 같은데
2세는 뭘까 검색해보니
성씨삼강문이 있던데
알수가 없군.
황금들판
추수가 곳곳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추수하고 나면 허허벌판이 되어버릴 텐데
노랑노랑한 지금을 많이 봐두어야지.
억새가 햇빛에 반사돼서 반짝이는게 예뻤다.
억새랑 갈대가 헷갈리는데
이렇게 은빛으로 반짝이는게 억새
길가에 핀건 억새
걷다가 보인 농수로?같은 거 안에
고동?같은 애들이 엄청 많았다.
노랑할미새 같은데
소리는 계속 들려도 잘 보이지 않았다.
한마리 포착.
오늘의 목적지는 병영성 홍교
중간에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다는데
어디가 용이가 어디가 여의주일까..?
이 옆에 저수지가 있다고 해서
물새가 있을까 하고 가봤는데
연꽃단지였다.
연잎 위에 동글동글한 물방울들 귀여워
걷는데 오리류의 새들이 날았다가 다시 앉는걸 봤다.
그래서 눈을 시퍼렇게 뜨고 찾아봤는데
연잎에 가려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았다.
중간에 정자에서 좀 앉아있다보면 나올까 싶었다.
물고기인지, 개구리인지, 두꺼비인지
무슨 생물들이 자꾸 뽀잉 뽀잉 소리를 내고 움직여서
새의 움직임을 찾기가 어려웠다.
동시에 여러 곳에서 소리가 나고 물의 파동이 생겼다.
덕분에 붉은 해를 볼 수 있었지.
이 빨간 알이 농사에 안 좋다고 인스타 릴스에서 봤던 것 같은데
여기 진짜 엄청나게 많았다.
걷기 좋게 저수지 둘레로 산책로 데크가 만들어져 있어서
반바퀴를 돌았다.
붉은 태양을 보니까
예전에 새해 배너 만들 때
이게 해가 뜨는거냐 지는거냐
뜨는게 아니라 지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뜰 때나 질 때나 해는 붉은색인 것 같은데..
그냥 내가 마음에 안드셨던건가..ㅎ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석하게도 참 붉은 해
도시부라는 표지판을 여기서 처음 본 것 같다.
베트남에서 이 모양 표지판이 나오면
속도를 알아서 60인가 50으로 줄여야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도 이 표지판을 쓰는 줄 몰랐네.
붉은 노을을 보며 오늘 산책을 마무리하고,
장보러 읍내로 떠났다.
오늘도 파머스마켓
오늘은 전에 없던 유기농 병영막걸리가 있어서
하나 사주고,
미꾸라지도 파는 줄 몰랐네
배롱님이 알려주신 읍내에 술 많이 파는 gs25 강진후레쉬점
기껏 찾아갔는데
술을 잘 몰라서..ㅎ
와인 한 병 사고
이네딧담 맥주가 있어서 몇캔 샀다.
닭고기를 사고 싶었는데
닭다리살을 사고 싶었는데
여기는 닭 다리 아니면
닭 봉 아니면
닭볶음탕용 아니면
닭한마리라서
또 앞다리살을 샀다.
이 앞다리살이 껍데기가 붙어있어서
식감이 좋고 맛도 괜찮았다.
오늘은 나의 해리에게 하는 날
편의점에서 산 이네딧담이랑
과자도 준비하고
1일 1새그림 하려고 뭐 그릴까 보다가
이 참새의 뒷통수가 귀여워서
따라 그려봤는데..
내 실력의 한계를 느꼈다..ㅎ
뒷통수 모양이랑
날개의 저 무늬들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려웠다.
참새는 어려운 새였어..
참새 너무 어려웠어서
좀 쉬운걸 그리고 싶어서
오늘 만났던 비단풀이랑
색이 바뀌어 가는 은행잎을 그려봤다.
못한다고 안하면 계속 못하게 되는거겠지.
못해도 계속 해야 실력이 느는거지.
그래도 간단하고 단순하게 그릴 수 있는게 좋다.
스스로 못그린다는 자책이 들면
더이상 안그리고 싶어지니까.
쉬운거랑 어려운거 번갈아 그리기 ㅎㅎ
아~ 오늘 하루도 알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