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기념관, 밤, 감, 비자나무, 노랑할미새
뒷집 백구가 몇신지 모를 새벽부터 아주 짖어대서
일찍 깼지만 아직 깰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좀 더 잤다.
문을 열어두고 잤는데 바람도 꽤 차갑고
눈을 뜨니 8시 15분
침대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풍경
새소리가 아주 난리가 나서
일어나자마자 쌍안경을 가져와서 봤다.
얘들은 누굴까 울음소리가 특이했는데
강진에 와서는 못 들어 본 새소리가 너무 많아서
어떤 새의 소리인지 구분하기도 어렵다.
이 동네에는 직박구리도 있었다.
익숙한 괴성(?)이 들려서 봤더니 역시나 직박구리 ㅋㅋㅋ
직박구리는 보통 도심에 사는 것 같았는데
여기는 직박구리도 있구나
밥 먹다가 갑자기
배민이 진짜 하나도 없나 싶어서 들어가봤더니
텅~
드디어 텅인 곳에 왔구만 ㅋㅋ
아침 루틴으로
모닝페이지 쓰고, 긍정카드 필사하는데
새소리가 잔뜩 나서 나가봤더니
참새떼들이 방문했다.
산방산 닮은 산에 구름모자가 씌워졌다.
새소리 말고 다른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아서
비가 오는 소리도 들렸다.
쏴------아
비가 계속 와서 춥기도 하고
비 맞으면서 걸어다니기 불편할 것 같아서
어디갈까 고민하다가
하멜기념관으로 정했다.
배롱님이 주신 보온병에 담긴 따듯한 루이보스차..!
이렇게 따뜻하게 대해주시다니..
늘 그런건 아니라고 하셨지만 감동이었다.
따뜻함을 가방에 넣고 출발
비단풀이가 여기도 있네
반가운데 애들이 말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
함양 삼휴댁 마당에서 만났던 비단풀 반가워
비를 맞은 나팔꽃, 둥근잎 유홍초
어제 밤에 병영성 근처 걸을 때 얘들은 아예 못봤었는데
역시 낮에 오니까 많은 것들이 보인다.
하멜선생님이 반겨주는 하멜기념관
상설전시만 하고 있었는데
전라병영성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치성, 옹성, 함마갱, 해자까지
병영성에 대한 구조적인 설명이 있었는데
설명을 알고 나니 더 신기했다.
뚫기 어려운 수비를 철옹성 같다고 하는데
그때의 철옹성과 옹성이 같은건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고
철옹성은 철옹의 성이라고 한다 ㅋㅋ
어쨋든 옹성도 더 잘 막기 위한 장치
함마갱은 구멍을 2.5m 뚫고 안에 뾰족한 대나무를 꽂아놓았다는데..
상상만 해도 무섭다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은
정말 생존을 위해서 싸워야 했었던 것 같다.
더 자연과 가까웠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싸우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가 분명 있는 것 같다.
알고 보면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직접 국궁?을 쏘아서 게임하는 것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재밌는 체험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전시에 체험이 빠질 수 없지
이건 무예훈련하는건데
왼쪽 아래에 보이는 포즈를 따라하는거였다.
근데 사람모양이 저 틀보다 작아서
포즈를 안해도 다 통과가 되어섴ㅋㅋㅋ
훈련의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그 다음에 하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사진을 많이 안 찍었구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선박이 태풍을 만나 좌초하면서
제주도에 겨우 도착을 했는데
외국인을 절대 돌려보낼 수 없다는 임금의 명령 때문에
13년이나 한국에 억류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때가 23살이었다는데 한창 젊을 때 외국에서 힘들었겠다.
배가 좌초되었으니 아무것도 가져온게 없어서
옷도 없고 돈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서
힘들게 살았다고 한다.
네덜란드 전통 나막신을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네덜란드식 돌담을 쌓는 일을 했다고 한다.
이 돌담이 빗살무늬 모양 돌담인데
어제 밤에 갔던 그 한골목길이 다 그런 돌담길이다.
강진군 앞에 있는 그림이 무슨 모양인가 했는데
아마 청자모양인가보다
신발인가, 저게 뭐지 했었는데
아래 2개의 면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청자 +바다를 형상화한 심볼인가보다.
초록 파랑 주황 세가지 색은 무슨 의미인지
저 꼬부랑은 바다인가.. 뭔지 궁금하지만
넘어가는걸로..
함양 물레방아가 생각나는구만
자전거도 빌릴 수 있다고 한다.
다음에 날 좋은 날 빌려볼까..?
사람이 별로 없어서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오늘은 비와서 패스
아주 큰 밤나무를 만났다.
바닥에는 밤껍데기랑 작은 밤들도
어떻게 이렇게 생긴 열매가 있을 수 있을까?
밤은 왜 뾰족뾰족하게 생긴걸까??
동백나무도 만났는데
열매가 벌어지면서 안에 씨앗?이 튀어나오는게 신기했다.
다른 식물들도 번식할 때 뽕 발사되는 씨앗도 있다고 했는데
동백 씨앗도 그런 느낌인건가
열매 껍데기가 엄청 두꺼운데
그게 갈라지면서 열리는 것 같다.
저 갈색은 씨앗인거겠지?
하멜기념관에서 본 비자나무를 찾아가봅니다.
아모레 이 홍보물은 없는데가 없구만
옛날엔 진짜 화장품 하면 아모레였나보다.
수세미인가?
복숭아를 닮은 탐스러운 대봉감
단감들은 꼭 납작복숭아같다
올망졸망 달려있는게 너무 귀여워
저 골목길 한 중간에 있는 저게
밤송이구나!
바닥에 떨어진거니까.. 주워도 되겠지...
싹 갈라봤더니
진짜 오동통한 알밤이 나왔다.
작은 밤 2개랑 오동통한 밤 1개
비자나무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비자나무인지도 모르게
컸다.
비자나무를 내가 아는 줄 알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나무는 비파나무였다.
어쩐지 다르게 생겼더라니
이게 아마 비자열매인 듯 하고
침엽수처럼 잎이 얇았다.
아름드리로 3,4명은 필요할 것 같은 두께였다.
이 나무 앞에 병마절제사 영? 뭔지 모르겠지만 지을 때
근처의 나무를 다 베어버렸는데
얘는 키도 작고 곧게 자라지 않아서 쓸모가 없어서
베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오래 살아남았고
600년이 지난 후에는
사람들에게 수호신으로 불리고 있다.
전에 강신주의 장자수업 EBS에서 들었을 때
지리소 이야기가 생각났다.
인재가 되지 않겠다.
사회의 인재가 되면 소모된다. 그런 얘기였는데
결국에는 남들이 칭찬하고, 좋다고 얘기하는 장점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만족하고 사는 것에 대한 얘기였다.
이 비자나무는
키도 작고 옆으로 넓게 자랐지만
그 덕분에 600년이나 살았다.
비자나무 옆에 서서 보면 이렇게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600년을 이렇게 내려다보면서
이 곳의 변화를 지켜보았겠구나.
천을 따라 걸어갔다.
어제 봤던 나무인데 얘도 진짜 크구나
이 곳 나무들은 다 어르신들이신가보다.
나무들은 우리보다 오래 살고
우리보다 오래 이 곳을 지키고 있다.
언제까지고 지킬거다.
사람이 베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어제 밤에 만났던 하멜선생님!
물가를 바라보며 네덜란드를 그리워하고 있는거라는데
괜히 어깨도 축 처져있는 것 같고
슬퍼보이는 뒷모습..
13년이나 가고 싶은 내 나라에 가지 못하고
억류되어 살았다니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
힘들었던 그 시간들을 책을 쓴 것도 대단하고
아 하멜표류기 읽어야겠네..
이 나무도 터줏대감 같은 힘이 느껴진다.
어제 밤에 걸을 때 오리도 한마리 없어서
아무것도 살지 않는 천인가보다 했는데
뭔가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할미새..??
날아가는 걸 보니 노랑할미새였다!
노랑할미새는 여름철새라 곧 떠날텐데
가기전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먼길 떠나기전에 든든히 배 채우고 가기를!
멱이 흰색인걸로 보아 암컷인가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
식물들이 터를 잡았다.
병영면에 있는 농협에 가서 장볼려고 했더니..
오늘 개천절이라서 쉼..
주말에도 쉬고 빨간날에도 쉬고
작은 하나로마트는 그런가보다..
할 수 없이 읍내로 나가야지
근데 파머스마켓은 뭘까
하나로마트면 하나로마트지 파머스마켓은 뭐야
일단 밖에서 봐도 축협하나로마트보다 커보였다.
여기 로컬푸드직매장이 훨씬 컸는데
샤인머스켓을 이렇게 송이를 따서 파는게 있었다.
살짝 넘어갈뻔 했지만
가성비도 좋고 진짜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아 병영막걸리랑
뽕잎막걸리 중에
배롱님이 덜단걸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뒷면을 보니 둘다 아스파탐이 들어있어서
병영막걸리로 한 병 골랐다.
며칠 묵은게 더 맛있는거라는 얘기 잊지 않고
제조일 며칠 지난걸로 담았다.
넓긴한데 텅텅 비어있어서
이미 다 사가신건가..?
저 못난이 호박들 보니까
함양 삼휴댁 호박들이 생각났다.
걔들도 이렇게 팔릴 수 있는거겠구나.
다문화상품도 있고
어제 못 산 묵이랑
묵이랑 같이 무쳐먹을 오이, 고춧가루, 참기름, 멸치액젓,
앞다리살 두루치기를 위해서 앞다리살, 표고버섯, 양파, 깻잎,
과일은 단감으로
이번에 너무 더워서 애들이 색깔이 안났다던데
진짜 다 초록색이었다.
맛은 들었다던데 한 번 먹어봐야지
집에 오는 길에 비는 그쳤고
타이어 저기압이 떴다.
어제 두히도 그랬다는데
두히가 보내준 영상을 보니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타이어 공기압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냥 두면 안되고 공기압을 채워줘야 한다고 하는데
내일 어디 가서 채워야하나..
비가 계속 왔었는데도
해가 질 때가 되니 신기하게 구름이 걷힌 그 사이로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요리하고 있는데 창으로 들어오는 노랗고 붉은 빛이
가짜같았다. 가짜 빛을 쏘고 있는 느낌
같은 태양이 이렇게 다른 색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오늘 반찬은
돼지 두루치기와
어제 산 서리태 두부구이
밤묵 오이 무침
깻잎 + 병영막걸리
식사 뷰
밥 먹는 동안 비가 다시 시작돼서
빗소리를 들으며 막걸리를 마시면
분명 맛있어야하는데?
별로 맛있지가 않았다.
역시 나는 술을 별로 안좋아하나보다.
누군가와 같이 먹을 때 먹는 술이 맛있다..
혼술은 맛이 없어
오늘도 양 조절을 실패해서
배가 너무 부른데
비가 계속 오고 추워서
산책을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책을 폈는데 이런 내용이 나와서
그냥 산책도 아니고 밤산책이어서
나왔다.
여기가 병영5일장인데
장은 새벽에만 잠깐 열린다고 하고
불금불파라고 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였나
금,토마다 여기서 행사를 한다고 했다.
내일 잠시 들러보는걸로..ㅎ
돼지들 저렇게 예쁘게 만들어놓고
돼지 먹는거잖아..
거 돼지한테 너무한거 아니오..ㅠ
규모는 작은데 행사를 해서 그런지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지고 관리되어 있는 것 같았다.
병영 맛집 리스트
밥집에 갈 일이 있을까 싶은데..
집에 사둔 재료가 이미 너무 많다.
여기서는 나막신을 만들고 계시는
하멜선생님..
막걸리 먹는데 맛이 없는게
안주 때문인가 싶어서
병영에 유일한 편의점에 들렀다.
맥주랑 과자를 샀는데
들어가도 더 먹지는 않을거다.
배가 너무 부르니까..
과자 봉지를 뽀시락대서 그런건지
나를 간절하게 쳐다보던 강아지..
미안해 줄게 없어서..
걸어가는데 하늘을 올려다봤더니
별이 너무 잘 보였다.
분명히 비가 왔는데?
비가 오고 나면 하늘이 더 맑아지는건가?
어제보다 훨씬 별이 많이 보였다.
그렇담 병영성에 가줘야지
별자리를 잘 모르지만
그냥 보기만 해도 좋다.
반짝 반짝 빛나고 있으니까.
분명히 북두칠성은 어디서도 잘 보인다고 했는데
왜 난 북두칠성은 안보이고
북두칠성인줄 알았던 아이는
카시오페이아였다.
오른쪽 위 지그재그모양이 카시오페이아
비도 오고, 물이 있으면
분명히 개구리가 있어야 하는데 하나도 안보여서
없나보다 하고 걸어가고 있는데
나뭇잎같은게 있어서 지나쳤는데
뭔가 이상해서 다시 보니
나뭇잎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후레시를 켜보니 개구리였다.
제대로 찍지는 못했지만ㅋㅋㅋ
강진 첫 개구리 만남!
내일도 뒷집 백구가 일찍부터 짖을지 모르니까
오늘은 좀 일찍 잠에 들어야겠다.
날씨가 추워졌는데
따뜻한 옷이 두꺼운 후드 1개,
도톰한 긴바지 1개, 바람막이 밖에 없다.
계속 돌려입..어야하나..
내일 시장에 가면 따뜻한 옷을 파시려나..
집에도 옷이 많은데 사기도 아깝고
2주 1벌로 버텨봐??
일단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