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읍내, 강진만생태공원, 야식
오늘도 역시 뒷집 백구 짖는 소리
+ 옆집 손님 덕분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일찍 깨기도 하고
조용히 좀 더 자고 싶어서 창문을 닫았더니
세상 조용했다.
아 진작 닫고 잘 걸
오늘 밤에는 닫고 자야지
2중창이라서 방음이 상당히 잘 되는구만
그래서 늦게까지 좀 푹 잤다.
모닝페이지 쓰고
오늘 아점은 집에서 챙겨온
고구마와 단호박
엄마가 갖다주신 단호박인데
보통 단호박이랑 좀 모양이 다르게 생겼었는데
살이 많이 없고 씨앗이 많았다.
물을 좀 많이 부은 것 같긴 하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고구마 먹고 단호박 먹었더니
단맛이 많이 안느껴졌지만
천천히 씹다보니 단호박만의 단맛이 느껴졌다.
오늘은 강진 장날! 시장 구경가야지
4일, 9일이 강진오감통시장 장날
오후 느지막이 가서 그런지 사람도 많이 빠진 상태인 것 같았다.
자꾸 얼마라고 사가라고 말을 거셔서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빠르게 직진했다.
식사빵이 맛있다는 빵26
텅~
장날이라 더 일찍 다 팔렸다고..ㅠㅠ
장날에 그럴거라곤 생각을 못했네
그냥 장날 구경하면서 살랬더니
실패
코코넛견과류 통밀과자라도 하나 샀는데
담백하고 맛있었다.
다음엔 식사빵에 도전해보는걸로!
여기는 구움과자 맛집이랬는데..
여기도 솔드아웃..
장날에는 일찍 와야하는 거구나..
근데 저 식물 포스터들이 마음에 든다.
다음에 와서 사먹어야지
차 스마트키 배터리 사러 다이소에 가야하는데
다이소 앞 주차장은 항상 만차라서
시장 주차장에 대고 걸어갔다.
동네 구경도 하고 오히려 좋아.
춘하추동 부산에서는 밀면집인데
여기는 옷집
강진이 청자에 진심인 도시라고 들었는데
여기서 처음으로 청자를 봤다.
사진을 보니 간판 위에 2층에도 청자가 있었네 ㅋㅋㅋ
이렇게 정성껏 청자모양을 만들다니..
예뻐..
창도 다 저렇게 일부러 만들어 놓은건가보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꾸며놓은 느낌이 든다.
근데 다 간판 정비사업을 해서 뭔가 느낌이 안살았다.
이런 간판이 있어야 더 레트로한 느낌인데
강진은 생각보다 시내가 정비가 엄청 많이 되어있었다.
걷는 길마다 다 무슨 길 무슨 길 이름이 붙어 있었고
구조물들이 있었다.
여기는 어나더랜드의 또다른 숙소
남상객잔
숙소는 혼자 쓰기도 하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여기가 전라돈지 경상돈지 알수가 없었는데
읍내 나오니까 사람들이 많아서
전라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역시 그 지역 말씨를 들어야 여행하는 맛이 나지.
전라도 말은 잉~ 하는 투가 좀 귀엽게 느껴진다 ㅋㅋㅋ
경상도 사람이라 그런가..
좀 더 다정한 느낌 ㅋㅋㅋ
아 그리고 차 앞바퀴에 공기압이 낮다고 경고가 떠서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블루핸즈를 먼저 갔다.
무슨 차들이 줄줄이 대기를 하고 있어서
공기 넣는거 굳이 여기서 할 필요 없겠다 싶어서
근처 다른 곳 갔더니 거기는 주인이 안계시고..
처음 공기압 넣어보는건데
어디가야하지.. 하다가 찾은 곳이
타이어뱅크
도착하자마자 남자 사장님께서 안녕하세요~ 인사해주시고
차 대고 나왔더니
여자 사장님께서 어떻게 왔냐고 물어보셔서
타이어에 공기 넣으려고요 했더니
바로 차를 이쪽으로 대라고 하셨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어제는 20대 오고 오늘은 40대째라며
40대 중에 펑크는 딱 1대 있었다고
스몰토크도 해주시고
진짜 친절하셨다.
타이어 만지면서 여기 그 경계선 있다고 뭐였지
아무튼 겨울 되기 전에 바꾸면 좋겠다고 말씀도 해주시고
진짜 기분이 좋아지는 친절이었다.
나도 이렇게 기분 좋은 친절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다이소가서 노트 2권 사고
건전지 사고
어디갈까 하다가
읍내 나온김에 생태공원을 가기로 했다.
철새도 온다고 하고
탐조의 기대를 갖고
강진 오기 전부터 오고 싶었던 곳.
차 대고 걷는데
짱둥어랑 게가 엄청 많았다.
근데 좀 멀리 보여서
굳이 쌍안경으로 열심히 찍었는데
이거 짱둥어 뒷모습 좀 귀엽다 ㅋㅋㅋㅋ
근데 쫌만 더 걸으니
완전 가까이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냥 온통 짱뚱어랑 게였다.
순천만에 가봤을 때는 이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진짜 여기는 그냥 보는 곳마다 수십마리가 움직이고 있더라.
저 구멍마다 다 하나씩 뭐든 산다고 보면 될듯..
저 짧은 지느러미로 앞으로 조금씩 움직이는데
살짝 떴다가 진흙에 몸이 떨어질 때마다
계속 쩍 쩍 이런 소리가 난다.
너무 귀여워...
고둥은 어떻게 생겼는지 감이 안잡혀서
한마리도 못봤다.
저게 고둥인가..?
사진으로 보니까 보이는 것 같기도하고..
게 한마리 발견해서 사진 찍었는데
알고보니 주변에도 더 있었다.
흙색이랑 똑같아서 잘 안보이지만
보면 그냥 흙이 계속 움직인다 ㅋㅋ
10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를 한다는데
아직 갈대들이 안폈다.
얘가 붉은발말똥게 같은데
저건 발자국인가..?
붉은발말똥게 근접사진
한쪽 발만 엄청 크고
왜 저 한쪽 발만 빨갛지
다른 발은 흙이 묻어있는데..?
다리 위에서 아래를 봤더니
짱둥어들이 움직이면서 생긴 자국이
그림 같았다.
고대 이집트 그림 같기도 하고
꽃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외계인을 부르는 주문 같기도 하고
자연이 만들어낸 그림을 보는게 좋다.
새 보러왔는데.. 새는 너무 멀어서 보이지가 않고
쌍안경으로 봐도 코딱지만해서
보기가 어려웠다.
아주 짱뚱어랑 게, 갈대, 갈매기만 실컷 봤다.
갈매기도 샌데 서운해하지말길ㅋㅋㅋ
잘 못보는 새를 보려고 멀리까지 오는건데
갈매기는 부산에도 있다고..
건너편에 코스모스들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강아지풀들이랑 같이
햇빛에 비춰 진짜 보송보송한 강아지꼬리가 된 강아지풀들
이쪽에는 논뷰가 펼쳐져 있었는데
여기 벼들도 많이 누워 있었다.
병영면 논에 있는 벼들도 많이 누워있어서
배롱님께 여쭤봤더니 비가 많이 와서 그런거라고 말씀해주셨다.
모부터 정성껏 키워서 이제 노랗게 익었는데
다 누워버리다니..
누운 애들은 수확하기도 힘들 것 같은데
안타깝다..ㅠ
함양에서 농부님들을 만나고 와서
더 마음이 가는 것 같다.
사과농장도 나무들이 벌레먹거나
전염병에 걸리면 못쓴다고 말씀해주셨었는데
이렇게 비가 와서 누워 버린 애들은 어떡하나..
황금 들판을 봐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큰 고니들이 몇마리 있다.
삵이랑 수달도 있다고 하는데
털끝도 보지 못했지..ㅎ
백조다리 지나다가
진짜 작은 하얀 점이 있길래
설마 하고 쌍안경으로 봤는데
새였다!
갈매기도 왜가리도 백로도 아닌 다른 새
아마 도요새인 것 같은데
부리가 좀 길었는데
무슨 도요새인지는 모르겠다..
몰라.. 도감 아무리 열심히 봐도
도요새는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멀리서는 동정이 어려웠다.
어쨋든 도요는 맞는 것 같으니까
도요새 한마리 본걸로 만족!
엄청 삑삑대고 시끄러운 소리를 냈는데
쪼꼬만게 ㅋㅋㅋ 왜가리보다 목소리가 큰 것 같았다 ㅋㅋ
해가질때쯤 돼서
또 누런볕이 세상을 누렇게 물들여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 사진은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어디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에 쓰일 것 같은 느낌ㅋㅋㅋ
나는 오른쪽
큰고니는 11월에 온다고 하고
나는 부산에 살면서 을숙도철새공원에서
탐조는 한번도 안해보고
맨날 다른 지역 오면 새 본다고..
근데 을숙도는 멀긴 멀어
오늘 탐조하고 느낀거지만
나는 특별한 새 보러 멀리 가서 오래 기다려 보는 것보다
그냥 우리동네 근처에 있는 새들을 발견하고
그때그때 보는게 좋은 것 같다.
맛집 기다리지 않는 거랑 같은거랄까
오래 기다려서 보고 싶은 생각은 크게 없는 것 같다.
맛집보다는 있는데
많이 기다리는게 적성에 안맞나보다.
TCI 검사할 때 그랬는데
짧은 주기의 보상을 원하는 성향이라고.
딱 맞는 것 같다.
오래 기다려서 원하는 새를 보는 것보다는
집 주변, 근처에 있는 새를 발견하는게 더 재밌다.
돌아가는길에 붉은머리오목눈이 떼를 만났다.
저 반대편에서도 만났는데
그땐 소리만 엄청 크고 눈에 보이지 않아서 답답했는데
여기는 진짜 가까워서 보이기도 했다.
진짜 붉은머리오목눈이들도 떼로다니는데
도시에서 다니는 떼랑은 규모가 다르다.
소리도 좀 무섭게 막 우두두두 소리도 나는데
뭘 저렇게 바쁘게 먹고 다니는지 ㅋㅋㅋ
저녁은 배가 많이 안고파서
마트에서 사온 감을 하나 깎았다.
초록색이지만 진짜 맛이 들어서 달콤했다.
떫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달달하고 뭔가 딱딱하지 않고 사과같이 부드러웠다.
다이소에서 산 배터리로
스마트키 배터리도 갈고
오늘 타이어 공기압도 넣고
스마트키 배터리도 갈고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고
배도 고프고 의욕이 안생겨서
이게 저녁을 안먹어서인가? 싶어서
후다닥 두루치기랑 두부, 밤묵, 상추까지 해서
저녁을 먹었다.
병영막걸리 남은거랑 테라 한 캔까지
나의 해리에게 보면서
나의 해리에게가 진짜 재밌는데
재밌는 컨텐츠 보면서 맛있는거 먹는거,
맥주 한 캔 하는거
이거 나 좋아하는거 맞나보다.
술 자체를 좋아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의
술을 좋아하는 거였나보다.
어쨌든 한잔 마시고,
재밌는 드라마도 보고 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배는 너무 불러서 터질 것 같지만
이런 날도 있는거지!
아침도 저녁도 간다하게 먹어서
살빠지겠다 했는데
야식을 먹어버리고..
차라리 제때 맛있는걸 챙겨먹기로 하면서
오늘 하루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