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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Aug 18. 2020

엄마표의 늪에서 벗어나라

아이의 비인지능력


비인지능력, 교육분야의 가장 핫 한 키워드이기도 했던 이 비인지능력은 IQ나 학력이 사회적 성공과 반드시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며 더 유명해졌는데, 비인지능력은 수치화하기 힘들어 완벽한 분석 및 교육이 쉽지는 않지만, 비인지능력의 주된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 의욕과 동기

- 인내심과 끈기

- 호기심, 상상력

- 사교성, 적극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 협조성, 이타성, 공감성

- 정신적 안정성, 자신감     

 

이러한 비인지 능력의 향상은 어린 시절의 교육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주 양육자의 인성이 아이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비슷한 논리라고 할 수 있다.


비인지적 능력이 인간의 꾸준한 성장과 바른 인격형성을 돕고 또 이를 통해 사회적인 성취를 이루기 쉽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 꼭 있다. 똑똑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줄을 모르고, 말 한마디 얄밉게 내뱉는 사교성 없는 사람. 그런데 또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공부를 많이 잘하지는 못해도 학급 일에 열정적이고 리더십이 있어 친구들을 잘 이끌어가던 친구도 꼭 있었다. 하지만 보통 이러한 비인지능력이 높은 사람들은 공부에 대한 의욕과 인내심으로 성적도 좋은 경향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비인지능력을 키우자


얼마 전,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엄마와의 대화에서 한참 웃은 적이 있는데 딸이 자원봉사를 해야 하는데 공부할 시간이 빼앗겨 속상해서, 과일박스 몇 개 건네주고 봉사증을 받아왔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아이가 느낄 수 있는 뿌듯함, 사회의 일원으로 이 사회에 좋은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암기과목 몇 구절 더 외우는 것보다 과연 덜 중요할까?


성숙한 인격의 형성보다 눈앞에 시험 성적표에 찍힌 숫자가 더 중요한, 아주 웃기고도 슬픈 현실이 아닐 수가 없다.




아이들도 학교생활, 가정에서의 생활, 사회생활을 통해 비인지능력을 발달시켜 나가고 이러한 능력은 학업성적보다 더 중요한 한 인간의 행복한 삶과 더 나은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인 성취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나키무로 마키고의 ‘데이터가 뒤집은 공부의 진실’ 이란 책에서도 비인지능력의 중요성이 아주 강력하게 강조되는데, 저자는 연구를 통해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등의 활동이 이러한 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말한다. 즉 성적 몇 점 올리느라 다양한 활동 및 체험의 기회를 막아버린다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정말 중요한 비인지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게 되는 것. 이제는 정말 공부 공부만 강조하던 시대는 갔다.      


공부, 잘한다고 행복할까?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공부에 집착한다.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영어환경을 제공하는 노력을 하는 엄마들도 자연스러운 환경을 창조하기보다는 영어를 학습으로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다. 영어동요 하나를 들어도 꼭 ‘엄마표’로 무언가를 진행하거나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마더구스 혹은 너서리 라임 Nursery rhyme 은 아이들을 위한 시나 노래로 영미권 아이들이 즐기는 전래동요인데, 많은 부모들은 이것을 엄마표 영어로 활용하기 위해 책을 구매하거나 가사를 분석하기도 한다.


물론 정보 검색할 시간도 없는 바쁜 엄마들에게 전집이나 교육자료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마더구스는 함께 부르고 그 운율을 느끼는 정도면 된다.


우리도 어린 시절 학교종이 땡땡땡이라는 노래를 불렀지만 그런 노래들의 전집을 사지도, 가사를 분석하지도, 매일매일 의식적으로 듣거나, 진짜 종을 만들어 쳐보는 등의 활동까지 하지도 않았다.


엄마표에 늪에 빠지지 말자


가끔씩은 열정적인 엄마는 이렇게 한다 저렇게 해준다 하는 말을 듣고 적극적이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는 엄마들도 많은데, 어떤 엄마는 영어 노래에 채소가 나오면 그 채소를 그림으로 그려보고, 냉장고에서 찾아내 씻고, 요리를 해서 맛을 보게 한단다. 그렇게 해야지만 영어가 는다고 한다 하며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자괴감까지 느끼기도 한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부모 주도하에 진행하면 아이는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해낼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 학교나 학원에서 시키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고 따라 하듯, 가정에서도 아이를 주어진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키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엄마의 계획대로 진행하다가 아이가 따라오지 않아서 생기는 갈등도 있을 수 있다. 책에서 본 당근을 이제 썰어야 하는데, 아직은 어린 내 아이의 집중력이 한계에 다다른다면? 그래도 계속 체험을 이어가는 엄마와 그것이 더 이상 재미가 없는 아이. 부모는 가정에서 부모가 주도하는 학습이란 단어를 지워야 한다.


부모는 가정에서의 아이의 영어 노출에 있어서 엄마표라는 이름의 학습의 늪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학습능력이 아니라 비인지능력도 함께 키워갈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을 하고 주도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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