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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Sep 22. 2020

자연에서 배우는 육아

얘들아, 캠핑 가자!


불멍, 정말 이름 잘 지었다. 불을 보며 멍을 때린다는.


불멍을 할 때 뇌가 온전히 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 타오르는 불을 보며, 예쁘게 날아오르는 불똥을 보면, 어느새 우리는 감성적이 되어있다.


불멍 중이다


직장인들은 모니터 속 세상을 보며 하루를 산다. 엄마들과 아이들의 하루도 드넓은 자연보다는 스마트기기의 작은 화면 속에 더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창밖을 보아도 남의 집 담벼락이 보이는, 회색 건물 속, 네모난 방에서의 하루하루.


언제부터인가 자연은 우리에게 너무 먼 존재가 되어버렸다.




인생의 쉼표, 찍어야 한다. 우리의 두뇌도 휴식이 간절히 필요하다.


우리는 몸이 피곤해 이불속에서 쉬면서도 핸드폰을 본다. 하지만 야외에 나가 장작이 타는 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타오르는 불을 바라볼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온전히 쉰다. 내 몸도, 내 두뇌도 가만히 쉴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쏟아지는 별을 바라본 적 있는가?


밤하늘의 별 


반짝이는 가장 큰 별은 샛별이고, 별자리를 가르쳐주고,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어야 한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가르쳐주며, 우리는 마음 편히 쉬며 자연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다. 차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여주의 한 식물원에서 우리는 쏟아지는 별을 만났고, 너무 순식간이었지만 별똥별도 본 것 같았다.





요즘은 숲을 사랑하고 근처 공원에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키즈카페나 제대로 마케팅되어 부모와 아이들을 자극하는 문화시설로의 방문을 더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편하니까. 마실 곳, 먹을 곳, 쉴 곳, 기저귀 갈 곳 등. 


그런데 볼풀장 속 수많은 아이들 틈에 끼어 커다란 스크린에 공을 던지고, 빨갛고 노랗고 색색깔의 전동카트를 타며 신나 하는 아이들에게서 어느새부터인가 부드럽고 유한 감성이 보이질 않는다. 


어쩌다 한 번 자연에 나오더라도 즐길 줄 모르는 부모들도 많다. 여기서 뭐하고 놀지? 벌레가 너무 많네. 작은 벌레만 날아들어도 기겁을 하는 아이들, 자극적인 놀잇감을 쥐어 줘야지만 만족하는 아이들. 


우리는 자연 속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통해 마음속에 숨어있던 유한 감성을 찾고, 나무에 둘러싸여 가족에게 온전히 집중하여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또한 자연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 사는 곳 주변에 녹지가 있다는 것,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것이 고마워하며 아이가 그 순간을 완벽히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자연에서의 시간

     

아들 션과 캠핑을 다니기 시작하고, 우리 가족의 삶이 바뀌었다. 수시간을 자연에서 벌레를 잡고 나뭇잎을 관찰하며 노는 아이, 이곳저곳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으며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아이를 보며 가슴이 설레었다. 


산에서 숲에서 그리고 바다에서 아이들은 더욱 아이다워질 수 있다. 부모도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내 아이의 친구가 될 수 있다.


파란 하늘을 이불처럼 덮고 해먹에 누워 함께 책을 읽고 있는데 아들 션이 말했다.


"I love you so much, mom." (사랑해 엄마)


매일 주고받는 말이었지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I love you more, Sean." (내가 더 사랑해 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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