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묻게 되면 그 의미는 결코 체험할 수 없게 돼요'
'여자 형제들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든지 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다.'
이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편소설 <삶의 한가운데>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문장에 드러나듯 여자 형제, 두 명이다. 소설은 두 사람이 몇 년 만에 재회해 며칠 동안 함께 지내면서 나눈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만 주된 내용은 여동생 니나에게 온 일기와 편지들이다. 니나를 만난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그녀를 사랑한 의사 슈타인의 일기다.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니나와의 만남을 기록해두었고, 사망한 이후 일기는 니나에게 전달됐다. 마침 함께 있던 언니가 그 일기를 읽으면서 동생의 삶 일부에 대해 알게 된다.
일기를 통해 그녀의 삶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세세히 엿볼 수 있다. 소설은 이 지점에서 많은 고민과 고뇌,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시선을 보여준다. 니나가 인생의 고통과 고난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그녀의 인생에서 사랑은 어떤 의미였는지,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
그녀는 갑작스럽게 닥친 경제적 어려움 앞에 학업을 중단하기도 하고, 결혼 생활의 파탄에 이르면서 한때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시대적 배경이 1930년대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삶의 거친 파도 앞에서 그녀의 태도는 단단하고 거침이 없다. 언니도 니나의 삶을 처음 알게 되면서, 자신의 생각에 어느 정도 긴장과 파장을 맞게 된다.
'온갖 아름다움이란 것이 일시적이고 다만 얼마 동안 빌려온 것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사람, 그리고 우리가 인간들 틈이나 나무와 극장과 신문 사이에 있으면서도 마치 차가운 달 표면에 앉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독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사람은 누구나 다 우울하지.'
'그는 늘 나와는 다른 어떤 것을 나에게서 만들려고 했으며, 그리고 이런 그에게 계속 반항하는 가운데 내가 정말 누구인지 알게 되었으니까.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인간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야.'
'우리는 착하면서 동시에 악하고, 영웅적이면서 비겁하고, 인색하면서 관대하다는 것, 이 모든 것은 밀접하게 서로 붙어 있다는 것, 그리고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한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행위를 하도록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아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말이야.'
타인의 일기를 통해 알게 되는 그녀의 삶은 순탄하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삶과 운명 앞에서 그녀는 거침이 없다. 고난과 역경을 피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러한 삶을 있는 그대로 살아낸다. 소설이 출간된 1950년대 당시 '니나 신드롬'이라는 말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그녀의 인생 일부를 함께 하면서 내 인생의 바람과 파도는 어떻게 마주할지,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당신은 사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나만큼 잘 알고 있어요. 우리는 생의 의미를 알려고 했어요. 그래서는 안 되는 거죠. 만약 의미를 묻게 되면 그 의미는 결코 체험할 수 없게 돼요. 의미에 대해 묻지 않는 자만이 그 의미가 뭔지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