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가 개념에게 물었다. “누구냐, 넌?”

[010] 의미, 개념을 이해하는 국어 능력

by SCS

일반적으로 차이란 서로 같지 않고 다르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들뢰즈는 차이를 ‘개념적 차이’와 ‘차이 자체’로 구분하여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차이의 의미를 명확히 했다. 이때 개념적 차이란 개념적 종차를 통해 파악될 수 있는, 어떤 대상과 다른 대상의 상대적 다름을 의미하며 차이 자체란 개념으로 드러낼 수 없는 대상 자체의 절대적 다름을 의미한다. <중략>

일반적으로 반복은 같은 일을 되풀이한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들뢰즈가 말하는 반복이란 되풀이하여 지각된 강도의 차이를 통해 개별 대상의 차이 자체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때 강도란 정량화하기 힘든, 개별 대상의 고유한 크기이자, 다른 것과 비교될 수 없는 개별 대상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의미한다.


[이것만은 … ]

*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하여서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 언어로 표현되며, 일반적으로 판단에 의하여 얻어지는 것이나 판단을 성립시키기도 한다. ( )

* 한 유개념 속의 어떤 종개념이 다른 종개념과 구별되는 요소. 이를테면 동물에 속하는 사람이 다른 동물과 비교할 때 이성적이며 언어를 가졌다는 차이 따위이다.( )

* 서로 맞서거나 비교되는 관계에 있는 것.( )

*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이 붙지 아니하는 것. 비교하거나 상대될 만한 것이 없는 것.( )

* 알아서 깨달음. 또는 그런 능력. 사물의 이치나 도리를 분별하는 능력. 감각 기관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함. 또는 그런 작용.( )

* 양을 정하는 일. 곧 어떤 양을 헤아려 수치를 매기는 일을 이른다.( )

*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특유한 것.( )

* 여럿 중에서 하나씩 따로 나뉘어 있는 것.( )

*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림.( )

*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의하여 깨닫게 되는 내용.( )


일반적으로 차이란 … 들뢰즈…이 말하고자 하는 차이… 일반적으로 반복은 … 들뢰즈가 말하는 반복이란 … 이때 강도란

국어 선생님들이 지문을 만들면서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개념이 명확하지 못하네.”

“개념이 흔들리고 있어.”

개념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게끔 되어 있다든지, 개념이 이런 말인 거 같다가도 저런 말인 거 같다든지 할 때 하는 말들이다. 이 말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지문을 수정 보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문은 개념으로 시작하고 개념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럼 왜 국어 선생님들은 개념에 그렇게 집착할까? 앞에서 말한 이론의 체계가 개념들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과 친해지려면 그것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론과 친해지려 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槪念)에 대해 알아야 한다.

개념은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 종합하여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을 말한다. 이는 의미(意味)와 다르다. 의미는 말의 뜻이다. 이 둘을 구별하려면 사전을 보면 된다.


의미와 개념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 『사회 일반』과 『역사』는 그 분야에서의 개념임을 나타낸 것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1」,「2」는 일상생활에서 통용되는 사회의 ‘의미’이고, 「3」, 「4」는 『사회 일반』과 『역사』분야에서 각각 약속한 사회의 ‘개념’이다. 이것을 구별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일상생활에서는 ‘원숭이 사회’ 같은 말을 할 수 있으나, 『사회 일반』에서는 ‘원숭이 사회’라는 말이 있을 수 없다. 개념에 의하면 사회는 ‘인간 집단’만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념을 정확히 알면 아래 판정도를 그리는 국어 능력을 할 수 있다. 즉 개념은 판정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개념은 판정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지문에서 언급한 ‘차이’, ‘반복’, ‘강도’ 등도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어휘들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란/은’이라고 하며 그것들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 그것들이 특정 분야에서 개념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즉 ‘차이’는 ‘개념적 차이’와 ‘차이 자체’로 설명되는 개념이고, ‘반복’은 ‘되풀이하여 지각된 강도의 차이를 통해 개별 대상의 차이 자체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으로, ‘강도’는 ‘정량화하기 힘든, 개별 대상의 고유한 크기’, ‘다른 것과 비교될 수 없는 개별 대상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말하는 개념이다. 이를 밝히기 위해 ‘들뢰즈…이 말하고자 하는’, ‘들뢰즈가 말하는’이라는 말을 덧붙여 문장을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지문에서 언급한 ‘차이’, ‘반복’, ‘강도’ 등의 개념은 사전에서 찾을 수 없다.


'차이'는 개념인 사례가 없고 일상생활에서의 의미만 풀이되어 있다.
'반복'은 개념인 사례가 없고 일상생활에서의 의미만 풀이되어 있다.
'강도'는 사전에 물리 분야에서의 개념만 있고 들뢰즈의 개념은 없다. 모든 개념이 사전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차이’, ‘반복’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의미만이 사전에 풀이되어 있고, ‘강도’에는 「2」라는 개념이 있지만 그마저도 『물리』에서 약속한 것이지 들뢰즈가 언급한 개념이 아니다. 사전에 어떤 개념은 밝히고 어떤 개념은 밝히지 않는지 국립국어원(표준 국어 대사전을 만든 기관)에서 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개념과 달리 특수한 분야에서 약속된 개념은 사전에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지문에서 ‘들뢰즈…이 말하고자 하는’, ‘들뢰즈가 말하는’이라는 말을 덧붙인 이유는 그것들이 특수한 개념이기 때문일 것이다.

글을 읽을 때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특수한 개념이다. 일반적 개념조차 어휘의 일상적 의미를 잠시 잊고 이해하는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특수한 개념은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철수 쌤은 그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지문에서 ‘차이’, ‘반복’, ‘강도’의 일상적 의미는 잠시 잊고 들뢰즈가 말하는 개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개념적 차이란 … 차이 자체란 … 이때 강도란

개념은 정의(定義)된다. 정의란 개념이 속하는 가장 가까운 유(類)를 들어 그것이 체계 가운데 차지하는 위치를 밝히고 다시 종차(種差)를 들어 그 개념과 등위(等位)의 개념에서 구별하는 일이다. 뭐 이렇게 어렵냐고? 그럼 이에 대해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어쨌든 지문에서도 ‘차이’를 ‘개념적 차이’와 ‘차이 자체’로 구분해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개념적 차이’와 ‘차이 자체’이란 또 무엇일까? 이와 같은 의문이 생기는 이유는 개념 정의가 또 다른 개념을 이용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개념을 정의하려면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뤄지는데, 지문에서 ‘개념적 차이’는 ‘어떤 대상’, ‘다른 대상’, ‘개념적 종차’라는 개념들로 정의되고, ‘차이 자체’도 ‘개념으로 드러낼 수 없는 대상 자체의 절대적 다름’이라고 또 정의되었다. ‘강도’도 마찬가지이다. 이 개념은 ‘반복’을 정의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래서 ‘이때 강도란’ 하면서 ‘별 대상의 고유한 크기’, ‘개별 대상에 대한 감각적 경험’이라고 또 정의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개념은 또 다른 개념으로 정의되므로, 개념 정의가 연속되는 글이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지문에서 더 이상의 설명을 해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즉 ‘개념적 종차’, ‘상대적’, ‘절대적’, ‘정량화’, ‘고유한 크기’, ‘감각적 경험’이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풀이해 주지 않은 것이다. 왜 그럴까? 이들은 고등학생 수준에서 알고 있어야 할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문에서의 개념 정의는 그 수준 이상까지만 해 주지 한없이 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철수 쌤이 글 읽기를 잘하는 이유는, 알고 있어야 할 뜻풀이나 개념 정의를 바탕으로 지문 속에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개념 정의를 이해하려는 끈기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사전에 있는 개념을 다 외워 둘 필요 없다. 예컨대 앞에서 말한 역사나 사회 분야에서의 ‘사회’라는 개념조차 외워둘 필요가 없다. 만약 지문에서 사회 분야에서의 ‘사회’를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 미리 알려 준다.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들뢰즈’의 개념은 알고 있어야 할 것이 더더욱 아니다. 나아가 지문에서 한번 봤다고 그의 개념을 외울 필요가 없다. 그것은 다른 교과 공부이지 국어 공부가 아니다. 대신에 개념을 이해하는 국어 능력에 신경 써라. 그것이 국어 공부이다.


상대적 다름… 절대적 다름

개념들을 이원론(二元論)으로 생각하며 반대 관계로 이해하면 좋을 때가 있다고 했다. ‘상대적’과 ‘절대적’도 대표적인 이원론적 개념들이다. ‘상대적’은 서로 맞서거나 비교되는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반대로 ‘절대적’은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이 붙지 아니하는, 비교하거나 상대될 만한 것이 없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상대적 다름’은 비교하여 다른 것을, ‘절대적 다름’은 비교하지 않고도 다른 것을 뜻한다.

예컨대 소금의 특성인 짜다와 희다는 설탕의 맛과 비교하거나, 숯의 색깔과 비교함으로써 파악될 수 있다. 즉 소금의 ‘개념적 차이’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소금이라는 개념으로 동일하게 분류되는 각각의 입자들은 그 입자마다의 염도와 빛깔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때의 특성이 바로 개별 소금 입자의 ‘차이 자체’인 것이다. 그래서 철수 쌤은 이 내용을 아래 계층 구조로 이해한다.


'상대적'과 '절대적'은 다른 대상과 비교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구별된다.

학생들이 학원에서 외우라고 하면서 준 교재를 열심히 외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철수 쌤은 그다지 그것을 권하지 않는다. 외울 필요가 없는 개념까지 교재에 넣어둔 경우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국어 지문에서 설명하는 개념은 외워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읽으면서 이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만은 … ]의 정답

개념(槪念), 종차(種差), 상대적(相對的), 절대적(絶對的), 지각(知覺), 정량화(定量化), 고유(固有), 개별(個別), 감각(感覺), 경험(經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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