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이 집 인간은 머리가 새하얀 인간이었는데 하루도 안 거르고 밥을 줬다. 추울 때는 하루에 두 번씩 따순 물을 떠다 줬다. 오늘은 아~주 추우니까 딴 데 가지 말고 여기서 자아~ 니 새끼들 괜찮쟈? 나는 인간의 거칠거칠한 손바닥에 등짝을 맡기고 꼬리를 세우며 야~아~양 소리를 냈다.
삐뚜름 걷는 늙은 인간이 깔아준 폭신폭신한 물건에 배를 깔고 누워 나와 내 애들은 추위를 견뎠다. 머리가 새하얀 늙은 인간은 투덜대면서 날씨가 궂은 날에는 큰 문 안쪽으로 우리가 있던 자리를 옮겨줬다. 긴 지붕이 늘어진 그 자리에서 나는 불 켜진 안쪽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곤 했다. 그럴 때면 다리를 저는 인간이 비틀거리며 밥덩이가 담긴 물건을 바닥에 털썩 놨다.
매일 좋은 건 아니다. 머리가 하얀 늙은 인간은 툭하면 화를 냈다. 니 새끼들 똥 냄새 때문에 못 살겄다. 에휴 더러워서. 다 내 쫓을까부다. 나는 인간의 변덕이 탐탁지 않았지만 이 꾀죄죄한 신발짝 같은 동네에서 딱히 갈 곳이 없었다. 큰길 저 위쪽에서도 밥이 없어 여기까지 내려왔는데 지금 이곳도 인간이 살지 않는 집이 점점 는다. 큰길 위쪽은 끝이 다 보이지 않는 커다란 집이 우뚝 세워졌다. 한번은 큰길을 건너지 않고 올려다봤지만 까마득해 고개만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