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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신 케이 Mar 19. 2022

신대륙으로

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63 - 신대륙으로


Rollei 35TE, Fuji Superia Premium 400 / Disney Sea, Tokyo, Japan


언제였더라, 해외 MBA 코스를 지원했던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주제 중에 하나를 골라 에세이를 써서 제출해야 했다. 

흠.. 제출기한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신기하게 일은 계속 바빠졌다. (사실 핑계다.)

미루고 미루다가, '이젠 정말 안돼!'의 긴박함을 느끼고 나서야 시작했다. 

퇴근 후에 독서실의 구석 자리를 딱 잡고- 

어떤 내용을 써야 할까.. 고민- 고민-을 하다가.. 눈을 감고- 생각을 하다가.. 

픽- 기절-

.

그리고 생각하는 중인지 꿈인지 모르는 몽롱한 상태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타 다다다 다다다 다다- 빠른 속도로 타이핑을 쳤다.

노트북을 상대로 마치 연설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 지금 세계를 리드하는 회사들은 자신들의 시스템을 ‘통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요? 우선, 클라우드라는 거대한 가상 플랫폼에 자사의 비즈니스 IT자원을 이주시키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말 그대로 구름이라는 뜻인데 구름은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똑같이 구름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회사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똑같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 클라우드인 셈입니다. 

빅데이터, AI, 네트워크, 서버, 보안 모든 시스템의 통합이라고 하지만, 사실 기술적으로는 전 세계로 엄청나게 복잡하게 분산시켜서 서비스의 최적성, 가용성, 안정성을 올리는 것입니다. IT시스템의 관리 비용면에서도 자사가 직접 서버 등의 인프라를 운영하는 것보다, 클라우드에 아웃 소싱하여 운영하는 것이 월등히 저렴합니다. 건물을 빌릴 필요도 없고, 해외에 서버를 구축할 시 그 나라의 법 관련 이슈도 이미 해결되어 있습니다. 대량의 하드웨어를 직접 관리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자리에 앉아 마우스를 클릭만 해도 전 세계에 자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죠. 이런 이유로 클라우드로의 비즈니스 이동은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인 상황입니다.

세계적인 또는 유망한 스타트업 회사들이 이미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한 아마존, 구글, MS의 클라우드로 이주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마치 새로운 대륙이 발견된 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공간으로 이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클라우드라는 가상의 거대 공간에 사람(즉, 비즈니스)이 이주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동할까요? 그것은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카 서부 개척시대의 골드러시처럼 새로운 공간에는 항상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 bla bla  … "

.

"와아~"

"짝- 짝- 짝!"

.

마침 한창 AWS 클라우드를 공부하고 있던 시기였다. 

꿈의 내용은 괜찮았던 것 같다.

그런데 뭔가.. 그 몽롱한 상태에서, 그냥 그대로 제출 버튼을 클릭했던 기분이 든다.

음-

.

.

어쨌든 그때의 MBA 지원에서는 떨어졌다.

이 연설 때문은 아니라고 믿지만. 하하.


근데.. 진짜 다들 일도 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대학원 가고 MBA 가고 하는 거지. 다들.. 정말 대단해! =)



야외에서 사진을 찍을 때 태양 빛을 바라보고 찍게 되면 태양과 카메라의 사이에 있는 피사체는(특히 빛 반사, 투과를 하지 않는 물체) 어둡게 나오게 된다. 이런 사진을 '역광 사진'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사진은 찍으면서 결과물을 보고 노출을 조절해가면서 피사체의 어두운 부분도 어느 정도 밝게 다시 찍을 수 있지만, 필름 카메라는 결과물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그냥 감으로 찍어야 한다. 그래서 필름으로 찍을 땐 차라리 역광을 이용해 피사체를 일부러 더 어둡게 표현해서 다른 부분을 더 강조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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