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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신 케이 May 09. 2020

드디어 찾았다. 흡연구역.

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50 - 드디어 찾았다. 흡연구역.


Yashica T4, Fuji C200 / Seoul, South Korea - Dec


늦은 귀갓길입니다. 이미 가게들도 다 닫았고 가로등과 간간이 지나가는 택시 불빛만 있는 아주 어두컴컴한 시간입니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경비실을 지나 놀이터를 한 바퀴 산책합니다. ‘좋아 오늘도 살아있는 오늘이었어! 내일도 잘 살아보자! 수고했다!’는 식의 나름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는 1층 입구로 향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옆에서 뽁- 뽁- 뽁- 뽁- 뽁-!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둥둥 떠오르는 반딧불이들. 

아-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군요. 흡연구역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고단한 가장분들과 세상의 첫 번째 파도를 지나고 있는 중/고/대? 학생 여러분. 이 시간까지 잠도 안 주무시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밖에서 나름대로 아등바등 파이팅 하다가 이제 들어오는 청년은 안타깝지만 담배맛을 몰라서 그냥 지나가겠습니다. 

놀랐지만 어쨌든 다들 굿-새벽입니다 =)


@ 아파트 놀이터의 어두컴컴한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있는 담배 불빛들을 보게 되면 묘한 기분이 들면서 음. 괜히 돌아서 가게 되더군요. 디투어.



어느 성실한 친구의 담뱃불 이야기를 듣고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는지 흡연구역(아마도)을 지나며 찍게 된 사진이다. 사람의 눈은 가로로 놓여있기 때문에 가로의 시야가 더 넓고 또 편안하게 느낀다. 그래서 보통은 가로가 더 긴 직사각형 프레임으로 사진을 찍게 된다. 게다가 프레임 안에서도 가로선을 생각하며 구역을 나눈다. 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영역은 세로의 배치가 된다. 마치 줄 노트의 1행, 2행, 3행…처럼 말이다. 사진에서는 각 행의 세로 비율을 조절할 수 있고 또 그것을 통해 그 사진의 이야기를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비율이 높은 쪽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작은 쪽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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