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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신 케이 Jul 20. 2020

지나가면서 슥- 봤는데 말이죠

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86 - 지나가면서 슥- 봤는데 말이죠


Rollei 35 TE, Fuji C200 / Togoshi Ginza, Tokyo - Dec


군대를 전역한지도 좀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어느 장난감 가게를 지나가면서 슥- 봤는데.

갑자기 어떤 소리가 들렸어요.

환청 같은 것.


"필! 승!"


아이고~ 하하. 마음 어딘가는 아직도 군인인가 봅니다.

군대라는 게 의무로 시작해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어쨌든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큰 자국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역하고도 군인들 보면 괜스레 눈이 슥- 가더라구요. 마치 해외에서 한국말, 한국식당, 한국인은 곧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의료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이제는 100년은 산다고 하면, 아니 어쩌면 150년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엄청나게 긴 시간이죠. 인류의 평화가 계속된다는 전제로 인생의 평범한 코스를 상상해보겠습니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공부하고, 사랑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자식 낳아 키우고 또 가르치고, 결혼시키고, 손주도 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식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고 나면 일단 보통 사람으로서의 임무는 완료입니다. 이렇게 세월을 지나오며 느낀 여러 가지 기쁨, 슬픔, 좌절, 행복, 아픔, 성취, 깨달음 등을 다~겪고 나면 그러면 딱 절반의 시간이 남는데, 그 이후의 그 긴 시간은.. 왠지 꽤 심심할 것 같지 않나요? 

그래서 사람은 심심하지 않기 위해 경험을 하고 추억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언젠가는 추억만을 되새기며 살아가는 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본능적으로 알고 있지요. 그래서 남은 시간을 따뜻하게 태워줄 재미난 장작들을 많이 준비하기 위해서, 여러 색깔의 감정을 느끼게 해 줄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군대라는 특별한 경험은 2년이라는 기간에 비해 아주 오랫동안 추억되는 시기입니다. 감사하게도 말이죠. 


아마 이런 환청 경험은 저만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 말이죠. 예비역님들? =)


@ 당시 부대장님이 "나의 30년 군생활의 비법은 '시키는 거 하고, 하지 말라는 거 안 하고.' "라고 하신 말이 아주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피사체의 정중앙 배치와 해당 피사체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주제를 드러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즉, "얘가 이 사진의 주인공이에요"라고 보는 이에게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것과 같다. 그만큼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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