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전 후 식사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나는 절대 배고프면 운동을 할 수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운동 전에 거의 강박적으로 무언가를 입에 넣고 체육관으로 간다.
가장 좋은 운동 전 식사는 나에게 있어서 바나나랑 커피.
만약 바나나가 없으면 단백질 파우더를 우유에 타먹고라도 간다.
애초에 빈 속에 운동을 하다보면 힘이 좀처럼 나지 않고 운동할 때 유독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2년반동안 규칙적으로 밤 9시 이후 운동을 하면서 저녁에 별의별 식단을 다 시도해보았다.
운동 2시간전에
정상식으로도 먹어봤고
고구마를 먹고도 운동을 해봤고
배터지도록 먹고도 운동을 해봤고
초콜릿을 먹고도 운동을 해봤고
샐러드를 먹고도 운동을 해봤다.
굶고도 운동을 해봤다.
한마디로 엥간한 나의 저녁 식사 경우의 수는 다 경험해본 셈인데
그중 가장 운동하는데 최악이었던 경우는 바로 아래의 4가지 였다.
1) 배터지도록 먹고 운동을 할 때
2) 초콜릿 등 당류를 먹고 운동 할 때
3) 샐러드를 먹고 운동할 때
4) 굶고 운동할 때 였다.
배터지게 먹는 것은 물론이고, 저녁이 아직 소화가 안된 상태에서 운동은 사람의 몸을 둔하게 만든다. 이건 대부분 상식적으로 다 알거라고 생각한다. 몸이 무거워져서 운동을 조금만 빡세게 하면 헉헉 거리고 오히려 힘이 나지 않는다. 만약 그날 타바타나 뛰는 운동이 많으면 금새 음식물이 역류할 거 같은 최악의 컨디션이므로 나는 운동하기 전 저녁식사로 정상식을 하는 편은 아니다. 대개 저녁먹고 2시간 후 운동을 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나는 소화시간이 조금 느린 편인지 저녁먹고 2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속이 더부룩해서 아예 가볍게 먹는게 좋다.
초콜릿 등 당류를 먹고 운동할 때는 의외였다.
왜냐하면 나는 나름 단 거니까 운동할 때 힘을 바싹 낼 수 있겠지? 하면서 어떤 날은 바나나 대신 초콜릿이나 과자를 잔뜩 흡입하고 (...그냥 핑계인듯) 갔다. 맙소사. 근데 오히려 힘이 쭉 빠지는게 아닌가. 게다가 스태미나도 영 없어서 금새 지쳤다. 이후 운동 후 와서 찾아보니 운동전 초콜릿같은 단당류는 빠르게 혈당만 올리고 에너지로 쓰이는 효율이 정말 낮다고 한다. 고로, 운동 전 과자 먹는 것도 패스.
샐러드는 난 정말 미스테리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연예인들은 샐러드 같은 쥐꼬리 식단 먹고 열심히 운동했던 거 같은데 난 샐러드를 먹으면 운동할 때 힘이 잘 안나는 것은 물론이고, 소화가 늦게 되는 탓에 거북함까지 든다.
(일반적으로 채소류는 소화가 되는 시간이 느리다) 그래서 다이어트 할 때도 샐러드는 점심때 먹지, 절대 저녁엔 먹지 않는다.
굶고 운동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한번 굶고 운동했다가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현상을 겪어봐서 절대 굶고는 운동가지 않는다.
이렇게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찾은 것이 바로 바나나와 커피다.
보통 식사는 2시간전에 하는게 맞는데 바나나는 운동 30분전에 하나(배 많이 고플 땐 2개...) 후딱 먹고 블랙 커피를 마신다. 바나나는 빠르게 에너지로 전환되는 탄수화물이고 커피의 카페인이 운동의 스테미나를 만들어준다는게 정말 온몸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나나는 2개(어떤 날은 3개까지 먹는다)먹고 한 10~20분 후에 운동해도 전혀 위가 아프지 않다. 보통 밥먹고 운동하면 위가 땡겨서 뛰는 걸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바나나는 운동하기 전 식사로 정말 최적화가 된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내 식이요법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닐터다. 운동 직전에 뭔가 먹고 하는 것은 그리 좋은 거 같지 않으니까. 다만, 나는 이렇게 안하면 그날 운동 체력이 완전 바닥이다. 근력운동이 안되는 것은 물론, 평소 잘하는 줄넘기 조차 하다가 지치게 된다.
그래서 항상 의문이 드는게
흔히 말하는 여자 몸짱 연예인들은 어떻게 쥐꼬리 식단을 먹고 운동을 하지 라는 거다.
내 기준에는 적게 먹고 운동하면 그만큼 근육이 빠지고 힘도 없어서 안될 거 같단 생각이 드는데 그들은 일자복근도 있고 탄력도 있어보인다. 아님 내가 운동량에 비해서 너무 많이 먹는 걸까.
거의 내 한끼 식사량을 3끼에 나눠 먹는 연예인들이 운동까지 하는 걸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근데 또 누군가는 다이어트 할려면 운동전에 무엇을 먹으면 안된다. 오히려 운동 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이어트나 식단에 대해선 항상 말이 서로 다 달라서 아리송하다. 결국 직접 이것저것 임상실험(?)을 해보면서 체득하는 수 밖에 없는 거 같다.
그래서 운동 후엔 먹어야 하는가 말아야하는가.
옛날 운동 초기 6개월간은 당연히 상식적으로 운동 빡세게 하는데 뭘 먹어! 하면서 맥주를 마셨다.
하아...운동 끝나고 차가운 맥주 500짜리를 냉장고에서 꺼내 마시면 그 맥주가 모세혈관까지 쫙 파고드는 것은 정말 경험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엄청난 카타르시스이다. 약을 해보진 않았지만, 소위 약을 하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란 생각을 종종 해봤을 정도로.
운동 초기 6개월동안은 식단이고 나발이고 그냥 원래 운동을 안하는 애가 운동을 하니까 살은 빠지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던 때였다. 안하던 근력운동을 6개월간 주 5일 이상 하는데 희한하게 인바디 결과에선 근육이 그렇게 많이 늘지도 않았다. 그래서 운동 후 맥주를 끊어보았다.
그리 운동 후에 단백질을 섭취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 후에 아무것도 먹으면 안된다고는 하는데 또 많은 정보에 의하면 운동 후엔 단백질을 섭취해줘야 근육의 피로를 더는 것과 더불어 근육량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때 단백질만 먹는 것보단 적당한 탄수화물을 먹어줘야 근육을 만들 수 있게 일종의 동력을 준다는데 이 두가지를 한번에 잘 섭취하는 것은 바로 '초코우유'라고 한다.
운동 후에 초코우유라니? 뭔가 운동한 것을 헛되게 만드는 느낌이지만 근력운동을 빡세게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을 추천한단다. 안그러면 근육 회복이 더디고 손실될 수 있다며.
그래서 그 때부터 운동 후에 초코우유 혹은 다양한 맛이 있는 단백질 파우더를 먹기 시작했다. 뭔가 근육은 붙는 느낌이지만 살은 생각보다 그렇게 다이나믹하게 빠지지 않는다.
혹시 나는 체중을 줄인다는 과정보다 몸을 범핑시키는 과정을 따라하는건가. (...아니 그래서 난 여전히 상체가 튼실한건가)
요즘엔 다시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운동 후 단백질을 섭취할 만큼 근력운동을 예전만큼 빡세게 하지 않는 것도 있고.
그냥 아무리 생각해도 내 몸무게가 정체성인 건 내가 운동량에 비해 너무 잘먹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여전히 운동 전후 음식 문제에 대한 답을 확실히 모르겠다.
운동 전후 무언가를 먹는 것이 여자들이 살빼고 몸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건지 (남자들이 살찌우고 몸키우는 거말고) 아닌지. 항상 자료를 찾아볼 때 마다 여기에선 도움이 된다, 여기에선 그러면 안되다, 코치님들마저 의견이 갈린다.
속시원하게 답을 알면 또 그렇게 시도해보련만.
연예인들은 뭔가 운동 전후 아무것도 안먹을 거 같은데 말이다.
*위의 운동전 식단과 생각은 그동안의 제 경험과 그 때 그 때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며 나온 스스로의 결론입니다. 정답은 아니고 언제까지나 주관적인 경험과 그에 맞는 데이터를 종합한 결론이란 점 미리 알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