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수선택권 (13)
스타트업이 스톡옵션을 많이 활용하는 이유는 '회사 돈이 들지않기 때문'이라고 많이들 알고 계신데요, 그럼 스톡옵션으로 인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딱히 들지 않는게 맞을까요? 이때 비용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텐데요, 비용을 '현금'이라고 정의한다면 YES이고, '영업비용'라고 정의한다면 NO입니다.
매월 직원에게 급여를 주듯이 회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순수한 의미의 돈을 얘기하는 것이라면 스톡옵션으로 인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거의 없습니다. 근로에 대한 보상을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주겠다는게 스톡옵션이니까요.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행사이익이 그 직원의 근로소득으로 잡히고 덩달아 4대보험료도 발생하게 된다면, 그 절반을 회사가 함께 부담해야 할 의무가 있으니 딱 그 정도의 현금 지출이 발생합니다. 물론 벤처기업이어서 비과세 특례를 받아 근로소득에 잡히지 않는다면 4대보험료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스톡옵션 행사로 인해 주식 수에 변동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등기비용같은 것은 회사가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대비용이니 논외로 할께요.
하지만 비용을 영업비용, 즉 판매관리비(판관비)로 정의한다면 꽤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A직원이 행사가 100원에 스톡옵션 1만주를 부여받았고 2년동안 열심히 회사를 다니면 행사 가능하다고 가정해볼께요.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날짜의 주식가치와 2년 뒤 스톡옵션을 행사할 날짜의 주식가치가 동일할까요? 당연히 같지 않을겁니다. 아마도 2년동안 회사가 지금보다는 더 성장해 있을거라 추정하는 거고, 그래서 스톡옵션을 주는거니깐요. 그러면 미래에 더 비싸질 주식을 회사는 더 싼 가격에 취득하도록 해주는 것인데, 그 차이만큼은 누군가가 비용으로 떠안아야겠지요? 그래서 그만큼 회사의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2년뒤 주식가치가 얼마나 될지 추정하여 행사가와의 차액을 회사가 보상해준다는 개념으로 장부에 인식해야 합니다. 이때의 비용은 '주식선택권'이라는 자본 계정과 '주식보상비용'이라는 판관비 계정으로 미리 쌓게 됩니다. 100원의 행사가로 받은 주식이었는데 행사가능한 시작일이 되는 2년뒤에는 500원 정도의 가치가 될거라 추정된다고 해볼께요. 그러면 (500원-100원)*1만주=400만원을 2년간 인식해야 합니다. 2년간 400만원이니 단순 계산하면 회사는 연간 200만원의 판관비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고, 그만큼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효과를 주게 됩니다. 스톡옵션이 크면 클수록 회사의 판관비도 늘어날테고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역시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네요.
현금 지출은 없지만, 비용은 발생한다... 조금은 헷갈리실 수 있지만 다음 글에서 좀 더 구체적인 회계처리 예시로 설명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