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들이 자주 신문에 소개되고
e-book까지 만들어지자
한국어가 조금 서툰 둘째는
글 속의 어미의 삶을 엿보기 위해
나의 글을 한편씩 프린트해서 읽고 있다.
어미의 삶을 더 많이 이해하고 싶은 게 이유다
모국어가 아닌 아이들이
대화는 할 수는 있어도
삶의 무게가 있는 글들을 이해하긴 어려운 일이다
나 자신이 아직도 영어가 서툰 것과 같다
프리트 해서 읽은 한글 위로 해석된 영어 단어가 빼곡하다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보니 눈물이 났다고,
글 속에 비친 힘듦과 버팀의 바탕이
가족을 책임지는 어미의 사랑 같다고.... 그래서
고맙다며 인사하는 아이
완전한 이해는 아니더라도
어미의 삶을 이해하려는 마음 씀씀이에
우선 기운이 났다.
마음을 소통하는 게 꼭 언어가 같아야 할 이유는 없다
내가 친정엄마의 몸짓에서 사랑을 느끼듯
내 아이들도 나의 몸짓에서 사랑을 느끼는
이런 소통만이라도
나의 의무가 어느 정도 끝이 보여 안심이다
마음을 이해하려는 아이가 이젠 품 밖의 아이가 되었다
이젠 나 자신이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어미가 되기 위해
또 한 발자국 멀리 물러날 연습을 해야겠다
곁에 있다고 소통을 꼭 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