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사태를 맞아 디지털 시대로 대대적 전환이 예상된다. 지난 시간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본 개념>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금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 사례를 차례로 살펴보겠다.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우리 고객들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강한 욕망’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고객을 '집단'차원이 아닌 '개인' 단위로 세분화하여 이전보다 고객들 삶 속에 깊숙이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기업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
7. 레고(LEGO)
8. 애플(Apple)
9. 나이키(Nike)
- 업데이트 예정 -
6. 스타벅스(Starbucks)
이제는 디지털 감성입니다.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한때 외형적 성장에 집착하면서 '스타벅스만의 감성 문화'를 전파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스타벅스 웨이> 책에서는 당시 상황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지점마다 매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스타벅스 매대에는 커피와 상관없는 인형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하워드 슐츠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고 한다.
여기에 던킨도너츠, 맥도널드가 저가 커피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고 2008년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자 스타벅스는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에 처한다.
기업 최대 위기 상황에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로 다시 복귀한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7개 혁신 아젠다를 발표한다. '커피 권위자가 되자', '고객과 감정적 교감에 불을 지피자', '각 매장을 해당 지역의 중심으로 만들자' 등의 내용을 담고 있 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실리콘밸리 IT기업들과 제휴하고 인재를 영입하면서 전격적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전략을 단행한다.
2009년 시만텍 COO였던 스테판 질렛을 CIO(최고정보책임자)로 임명해 디지털벤처 부서를 신설했다.
2012년에는 애덤 브로트먼을 영입해서 스타벅스 앱 출시와 모바일 결제, 로열티 카드, 매장 내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뒤이어 어도비시스템 출신인 제리마틴 플리킨저, 시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를 거친 탈 샤리프를 추가 영입하며 디지털 트랜스포테이션 박차를 가했다.
길 가다 마주치는 수많은 커피 전문 매장들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단행한 스타벅스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스타벅스는 세련된 편안함을 주는 오프라인 매장처럼 세련되고 편안한 IT 감성을 스 타벅스에 덧입혔다. 지금부터 스타벅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살펴보겠다.
첫째, 스타벅스 페이(Starbucks Pay)
현재 스타벅스 대부분 매장은 현금을 받지 않는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위치한 507개 스타벅스 매장 중 현금 없는 매장은 368개로 전체 매장 중 73%가 현금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 하지만 고객들이 스타벅스를 이용하려면 신용카드로 스타벅스 카드를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러한 결제 방법이 어느 정도 자리잡혀 가는 추세다.
스타벅스 주 결제 수단이 된 스타벅스 카드는 스타벅스App과 연동되어 있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페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구매 시 가상 쿠폰인 별 한 개를 제공한다. 12개 별이 모이면 무료 음료 쿠폰이 증정되는 방식이다. 2011년 도입한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My Starbucks Rewards)' 프로그램이다.
매월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충전방식을 선택할 경우 5만 원 이상 충전 시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
이 밖에 스타벅스는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통해 스타벅스 페이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스타벅스 페이' 활성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단순히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수단을 넘어 '고객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초기 신용카드를 통한 충전이라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도 스타벅스 카드와 스타벅스 App을 통해 소비를 유도한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이용자가 앱을 통해 남긴 흔적을 바탕으로 방문 시간, 빈도, 소비 패턴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축적된 데이터를 확보한 스타벅스는 이제, 보다 정교한 마이크로 타켓팅(Macro tarketing)이 가능해졌다.
둘째,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스타벅스는 2010년 6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그 해 10월 아이폰 전용 국내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 할 정도로 스마트 폰 시대를 맞아 발 빠르게 대처했다.
2013년 4월 스타벅스는 e프리퀀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타벅스 '프리퀀시 이벤트'는 스타벅스를 대표하는 이벤트다. 지금은 여름과 겨울에 정기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름에는 '비치 타월' 겨울에는 '플래너'를 주로 제공한다.
특히, 스타벅스 플래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 플래너는 이탈리안 프리미엄 다이어리인 몰스킨과 콜라보레이션한 제품이다. 매해 디자인, 내지, 크기, 커버 소재 등을 다양하게 구성해 스타벅스 마니아들 사이에서 겨울 필수 수집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e프리퀀시 이전에' 스타벅스 플래너'를 받기 위해서는 종이 스티커 17장을 모아야 했다. 크리스마스 특별 음료 3잔과 일반 음료 14잔을 마시고 모은 종이 스티커로 플래너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e프리퀀시로 완전히 대체 되어서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과거에는 종이로 된 스티커를 사용하지도 못하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 빈번했다.
e프리퀀시가 나온 뒤 페이스북, 트위터에서는 e프리퀀시 바코드 번호를 주고받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스타벅스 플래너를 갖고 싶은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스타벅스 App로 몰려든 것이다.
최근 스타벅스는 e프리퀀시 이벤트 제공 상품을 펜 세트 등으로 (독일 프리미엄 필기구 브랜드 인 '라미'와 콜라보) 다양화 함으로써 스타벅스 e프리퀀시 이벤트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스타벅스App은 직관적이고 편안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커다랗고 심플한 아이콘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2015년 10월 리뉴얼된 앱에서는 스마트폰을 흔들기만 하면 결제 바코드가 생성되도록 해서 이용에 편의와 재미를 더하였다.
2019년 12월 31일 스타벅스 VIP에게만 제공하는 골드 카드 발행을 중단하고 모바일로 변경했다. 골드 카드 혜택에 대한 모든 것이 모바일로 가능해진 까닭이다. 2020년을 사는 소비자들에게 골드 카드는 더 이상 소장목적 외 별다른 효능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처럼 스타벅스는 고객들을 스타벅스 모바일 앱 생태계로 모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는 20주년 의미를 담은 추첨 이벤트를 진행했다. 2019년 기준 개점 20주년의 의미를 담아 1등 20명에게는 1일 e쿠폰 1매씩을 365일 동안 제공하는
'스타벅스 포 원 이어(STARBUCKS FOR 1 YEAR)' 쿠폰을 2등 200명에게는 e쿠폰 1매씩을 30일 동안 제공하는 '스타벅스 포 원 먼스(STARBUCKS FOR 1 MONTH)' 쿠폰을 3등 2천 명에는 e쿠폰 1매씩을 7일 동안 제공하는 '스타벅스 포 원 위크(STARBUCKS FOR 1 WEEK)' 쿠폰을 각각 증정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받은 스타벅스e카드 교환권을 스타벅스 e 카드(App전용)로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 편의성을 증가시켰다.
스타벅스 모바일 친화 전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스타벅스App은 앱을 통한 주문(Siren Order), 결제, 적립(Rewards), 모바일 기프트(Gift Shop), 이벤트(Promotion)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변화된 시대적 흐름에 맞게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 확신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셋째, 디지털 플라이휠(Digital Flyfeel)전략
흘라이휠은 기계가 엔진의 회전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바퀴를 의미한다. 사람들이 커피를 구매하는 과정에 주목하여 모바일 기반의 주문(Ordering), 결제(Payment), 리워드(Reward), 개인화(Personalization) 서비스를 주축으로 더욱 편리한 주문, 다양한 혜택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1) 주문(Ordering): '사이렌오더(Siren Order)', 'My DT Pass'
대표적으로 2014년 5월에 런칭한 '사이렌오더(Siren Order)'가 있다. 사이렌오더는 스타벅스 앱을 통해 주문하고 매장으로 받으러 가는 시스템이다.
2018년 6월 선보인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인 'My DT Pass'는 차량 정보를 등록하면 매장 진입 시 자동 인식을 통해 별도 결제 과정 없이 자동 결제되는 서비스이다. 기존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주문 후 결제 없이 바로 출차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2018년 7월에는 내비게이션 앱 T map과 제휴를 통해 사이렌 오더가 연동된 음성 주문 서비스를 선보였다. 내비게이션으로 인근에 있는 스타벅스를 검색하고 해당 내비게이션 앱에서 주문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스타벅스가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서 급부상한 경쟁사 루이싱커피가 30분 내 스쿠터 배달 서비스인 '스마트 배송' 으로 큰 호응을 얻자 2018년 11월 중국 스타벅스 역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루이싱은 2017년 9월 설립되어 스타벅스를 벤치마킹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스타벅스 커피 맛을 재현하기 위해 바리스타를 대거 영입하기도 한 루이싱은 SF 익스프레스와 제휴 협력을 맺고 스쿠터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화제를 낳았다. 이에 중국 스타벅스는 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인 어러머(饿了么)를 통해 커피 배달에 나섰다.
이 밖에 알리바바 신유통 플랫폼 허마셴성(盒马鲜生)에 배달 전문 매장을 오픈하고 티몰과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알리페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하고 나섰다.
2) 결제(Payment): 스타벅스 페이
미국 디지털 시장조사업체 ‘이 마케터’ 발표를 보면, 2018년 5월 기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 앱은 스타벅스이다. 2340만 명이 스타벅스 앱에 내장된 선불카드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은 커피를 산다. 스타벅스 페이는 미국 내 애플페이(2200만 명), 구글페이(1110만 명), 삼성페이(990만 명) 이용자 수를 거뜬히 뛰어넘는다. 현재, 스타벅스 CEO는 IT업계에서 반평생 일해온 케빈 존슨이다. 스타벅스 오프라인 성공 신화를 온라인으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최근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스타벅스 매장 내 결제 수단을 가상화폐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제 스타벅스 간편한 결제 시스템이 금융서비스로 바뀔 날도 머지않았다.
실제 스타벅스는 2018년 아르헨티나의 Galicia라는 은행과 협력해 '커피 뱅크'를 오픈했다. 가상화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서비스라서 흥미롭다.
3) 리워드(Reward): 마이스타벅스 리워드(My Starbucks Rewards)
2001년부터 고객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충전형 멤버십 카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1년에는 모바일 앱으로 멤버십 서비스 기능을 확대했다. 마이스타벅스 리워드는 스타벅스 카드와 함께 고객 충성도 혜택을 강화하며 음료를 주문할 때마다 포인트인 '별(Star)'이 한 개씩 쌓이는 방식이다. 12개가 모이면 무료 쿠폰 혜택이 제공된다.
리워드 혜택은 스타벅스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과 접목되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에서 출시한 신제품을 주문하면 별을 추가로 제공하는 형태다.
4) 개인화(Personalization): 개인화 -> 매장 개발 앱 아틀라스(Atlas)
스타벅스는 매주 생성되는 9,000만 건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개인화된 음료, 음식, 제품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한다. 이러한 방대한 스타벅스 데이터는 단순히 매장에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벅스 매장 입지 분석에도 활용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상업 지구와의 거리, 인구통계 정보, 일일 교통량, 대중교통 수단 등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매장의 입지를 선정하는 매장 개발 앱 아틀라스(Atlas)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이상으로 스타벅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스타벅스는 앱을 통해 확보된 고객 데이터(빅데이터)를 바탕으로 AI, 블록체인 등과 같은 디지털 기술들을 차근차근 스타벅스 특유의 감성으로 녹여내고 있다. 스타벅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 특별한 건 F&B 기업으로 알려진 스타벅스가 동종 업계를 떠나 이종 산업인 제조업, 소비재 등에 강점을 둔 기존 기업들에 디지털 전환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산업들은 오늘 스타벅스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상.
본 칼럼은 지속적으로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