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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민 May 02. 202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 – 레고(LEGO) ⑦

코로나 19사태를 맞아 디지털 시대로 대대적 전환이 예상된다. 지난 시간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본 개념>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금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 사례를 차례로 살펴보겠다.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우리 고객들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강한 욕망’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고객을 '집단'차원이 아닌 '개인' 단위로 세분화하여 이전보다 고객들 삶 속에 깊숙이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기업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


1. 칭다오(Tsingdao)

2. 루이싱(瑞幸, Luckin)

3. 아마존(Amazon)

4. 테슬라(Tesla)

5. 샤오미(小米, Xiaomi)

6. 스타벅스(Starbucks)

7. 레고(LEGO)

8. 애플(Apple)

9. 나이키(Nike)


- 업데이트 예정 -


7. 레고(LEGO)


브릭(Brick) 하나로 온·오프라인 세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다.


1932년 덴마크 작은 마을 올레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의 목공소에서 '레고 신화'가 탄생한다. 아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만든 목제 장난감으로부터 출발한 레고는 덴마크어로 '재미있게 놀다(PLAY WELL)'라는 뜻을 가진 'LEG GODT'를 줄인 말이다.여러 가지 목제 장난감을 만들며 기회를 엿보던 레고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초장기 나무 장난감을 만들던 시절, 창업자 올레 키르크의 아들 코트프레드 키르크는 오리 인형에 니스를 세 겹으로 바르지 않고 두 겹으로 바라 돈을 아꼈다고 아버지에게 자랑한다.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냈고 아들은 모든 오리 인형을 회수해서 밤샘 작업한다. '최고만이 최선'이라는 레고의 기업 정신을 잘 나타내는 유명한 일화다.

1930년대 레고의 wooden toys의 두 번째 시리즈인 동물들이다. 여기에는 오리 인형도 포함되어 있다.


레고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목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1947년 플라스틱 소재로 눈을 돌리는 혁신을 감행한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새로운 시도였지만 충분한 결합력을 가지지 못해 반품되기 일쑤였다.


전문가들은 블록 바닥에 있는 둥근 모양의 '클러치 튜브' 발명을 1958년을 레고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꼽는다. 재미있는 건 클러치 튜브 발견이 우연한 기회에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고트프레드가 책상 위에서 레고 블록들을 좀 더 쉽게 뭉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우연히 블록 사이에 연필이 끼었고 이것을 계기로 "돌기 사이에 원기둥을 넣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다. 오늘날 레고를 있게 한 클러치 튜브 방식은 1,000번을 조립했다가 빼도 틈이 벌어지지 않는다.


레고에도 위기는 닥쳤다.


1990년대 저출산에 따른 장난감 시장 위축과 1990년대 후반 전자 게임 급부상으로 아날로그 장난감 인기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1998년 레고는 처음으로 4,8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이듬해 1,000여 명 직원을 해고한다. 오너 가문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의류(아동복), 시계, 출판, 테마파크(레고랜드)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다. 2004년 마침내 레고는 2억 7,000만 달러 적자를 내며 파산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맞는다. 바비인형 제작사인 마텔이 레고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비즈니스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경영을 고집해 오던 크리스티얀센 가문은 2004년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인 30대 중반 요른 '뷔 크누드스토브'를 영입한다. 

레고 최고경영자인 크누드스토브는 "벽돌로 돌아가라(Back to the Brick)." 슬로건으로 기업 핵심 역량을 다잡았다. 크누드스토브는 공장을 이전해 인건비를 줄이고 게임, 의류, 테마파크(레고랜드) 매각 하는 등 레고 특성에 맞지 않는 사업을 정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고는 영화, 모바일 게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전략을 기획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디지털 기술이 있다. 지금부터 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결과물은 단연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제품'이다.


첫째, 레고 없이 레고 설계를 이끈다. 디지털 디자이너(Digital Designer)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첫 번째 출발은 레고 제품 기획 및 설계에 고객을 참여시키는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레고는 블록 설계 경험과 능력을 고객들에게 공유하기 시작한다. 이때 레고가 고객에게 무료로 배포한 툴이 2004년 발표한 '디지털 디자이너(Digital Designer)'이다.


레고 디지털 디자이너는 레고 애호가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고객들은 비록 가상 공간이긴 하지만 현존하는 대다수의 레고 블록을 이용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완성된 작품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거나 감상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한정판 레고 브릭처럼 구하기 힘든 경우 가상으로 레고를 조립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경험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가기 마련이다.


둘째, 레고 아이디어스(LEGO Ideas)

2007년 론칭한 ‘레고 아이디어스(LEGO Ideas)’ 사이트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개발한 레고 상품을 이 사이트를 통해 소개하고, 심사를 거쳐 상용화한다. 레고는 레고 아이디어스에서 최소 1만 명 이상의 지지를 받은 제품을 일 년에 4개 정도 출시한다. 채택된 아이디어 제안자에게는 매출액의 1%를 제공한다.


셋째, 레고 무비(LEGO Movie)

레고는 워너브라더스와 함께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2014년 개봉한 '레고 무비'다. 크누드스토브 아이디어 중 하나로 평범한 미니 피겨의 모험담을 담았다. 레고 무비 특징은 레고 블록으로 구현 가능한 모든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물건, 건물, 동물, 식물, 음식, 배경 등 실제 레고에서 사용되는 부품을 가지고 표현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마치 레고 브릭을 가지고 노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레고는 왜 7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2시간짜리 만들었을까?


이는 디지털 시대에 TV나 라디오를 통해 제품을 직접 홍보하는 방식이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레고 무비는 개봉 당시 미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대박 행진'을 기록했다. 레고 판매량도 25% 성장했다. 레고 무비는 2014년에 이어, 2017년 2편, 2019년 1편, 2022년 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넷째, 레고 부스트(LEGO BOOST)

2017년 8월에 출시한 '레고 부스트'는 레고에 모터와 센서, 블루투스를 붙여 소프트웨어로 작동하는 상품이다. 아이들은 레고 부스트 앱과 연동 시켜 코딩 기본 개념을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센서로는 빛과 거리를 읽을 수 있는데 10단계로 거리를 구분하고 색을 구분하기도 한다. 소리에도 반응한다. 예를 들면 "쏴!"라는 소리를 들으면 레고 블록으로 된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법이다. 레고 부스트는 레고를 하면 집중력과 창의력이 향상된다는 레고 기업가치를 그대로 이어받은 제품이다. 2019년 레고는 ''스타워즈'를 융합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줄리아 골딘(Julia Goldin) 레고 그룹 마케팅 부문 최고 책임자는 "레고 스타워즈 부스트는 스타워즈에 심취한 어린 제다이 마스터들의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21세기 교육의 핵심이라 불리는 스템(STEM) 및 코딩 기술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섯째, 레고 히든 사이드(LEGO HIDDEN SIDE)

2019년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AR)가 하나로 결합한 레고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레고를 조립한 뒤 스마트 폰을 이용하여 앱과 동기화하면 유령이 나타난다.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며 유령을 퇴치하거나 수수께끼를 풀고 도전 과제 등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인 증강현실 AR을 레고를 통해 상용화했다.


여섯째, 레고 슈퍼 마리오(Lego Super Mario) 시리즈

레고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 슈퍼 마리오를 테마로 한 새로운 레고 시리즈를 2020년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비디오 게임 속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를 레고 브릭으로 직접 만들고 게임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게임 속 티저 영상을 살펴보면 게임 스테이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레고 브릭 세트를 볼 수 있다.디스플레이가 내장된 마리오가 특정 브릭을 인식해 여러 상호작용과 효과음을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기존 레고사에서 보여줬던 레고 부스트와 핸드폰 AR과 다른 새로운 레고 방식이다.


이상으로 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를 제품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처럼 레고는 레고의 근간인 브릭(Brick)을 통해 놀이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아이템을 꾸준히 출시하며 장난감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혁신은 특정 분야의 전유물이 아니다. 레고는 전통적인 사업에서 행해지는 디지털 혁신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디지털적인 사고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레고를 포함한 완구 업계의 최대 이슈는 '디지털과 경쟁'이 아닌 디지털과 '융합', '상생'이다. 결국 기존 핵심 역량을 가진 분야와 디지털 기술 간 융합을 끌어내는 것이 포인트다. 레고 브릭을 디지털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해 어려움을 돌파하는 레고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이상.


본 칼럼은 지속적으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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