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소소리 바람만이
흙먼지를 날리는 언덕바지에
내가 누울 이 자리가
다리를 뻗을 수가 없어 움츠린다 해도
새봄엔 들꽃이 다사하게 덮여
꽃물에 맘이 붉어졌으면 좋겠고
는개에 깃털이 젖어 잠시 쉼 하는
들새들이 모여 재잘거린다면 더욱 좋겠다
이 등성이를 지나갈
길손은
달이 이지러지고 부풀어 오르는 소리에
설매화가 화들짝 잠을 깨면
아직 내 영혼이 시리지 않았음을 알기나 할까
영혼마저 흙먼지가 되어
또 다른 봄꽃이 피어나는 날
살맛나게 살았다면
거친 흙을 뚫고 새순을 내밀어
바람에게 안부를 전할께요
봄비는
눈물이 아니라 삶의 기쁨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