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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삶이 열차를 기다리지 않아도 기적은 울리겠지」

by 고 운 기 Feb 25. 2025

    


소소리 바람만이 

흙먼지를 날리는 언덕바지에 

 

내가 누울 이 자리가 

다리를 뻗을 수가 없어 움츠린다 해도 

      

새봄엔 들꽃이 다사하게 덮여 

    꽃물에 맘이 붉어졌으면 좋겠고     


는개에 깃털이 젖어 잠시 쉼 하는 

 들새들이 모여 재잘거린다면 더욱 좋겠다 

      

이 등성이를 지나갈 

길손은 

달이 이지러지고 부풀어 오르는 소리에 

설매화가 화들짝 잠을 깨면

아직 내 영혼이 시리지 않았음을 알기나 할까 

    

영혼마저 흙먼지가 되어 

또 다른 봄꽃이 피어나는 날 

    

살맛나게 살았다면  

거친 흙을 뚫고 새순을 내밀어

바람에게 안부를 전할께요 

    

봄비는 

    눈물이 아니라 삶의 기쁨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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