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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움 Jun 20. 2023

9. 여유

편안한 마음의 거리는 사람마다 다르다.

별이 수제아이스크림 가게 안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었다. 알록달록 다양한 색과 모양을 구경하느라 정신없었다. 진오가 의자에 앉아 물끄러미 별을 바라봤다. 

“별아, 엄마 만나니까 좋아?” 

별이 안 들리는 듯 아무 반응 없이 아이스크림에 집중했다. 

“무섭진 않았어? 낯설다거나... 아빠가 보고 싶다거나.”

청년 사장이 진오와 별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러다 작은 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떠서 별에게 내밀었다.

“이거 먹어볼래?” 

별이 사장을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이 스푼을 내밀자 별이 입을 벌려 받아먹었다. 진오가 가까이 다가가 별의 표정을 살폈다.

“맛있어? 이걸로 살까?” 

별이 입맛을 다시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곤 손을 뻗어 핑크색 아이스크림을 가리켰다. 

“아! 별은 먹고 싶은 게 따로 있었구나!” 
사장이 별을 지켜보다가 귀엽다는 듯 웃었다. 진오가 별이 가리킨 것과 민트초코를 골라 주문했다. 별은 계속 아이스크림을 관찰하듯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시연이 들어왔다. 

“어! 시연쌤!”

진오가 맞이하자 시연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꾸벅했다. 그러다 유리관에 코를 박고 있는 별을 발견하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별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왔구나!”

“시연쌤도 아이스크림 드시게요?”

“네, 언니랑 같이 먹으려고요.”

시연이 별의 뒤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며 대답하자, 진오가 고개를 끄덕이고 입을 다물었다.  어색한 정적을 깨고 사장이 아이스크림 두 개를 진오에게 건넸다. 진오가 아이스크림을 받아 별에게 쥐어주었다. 시연이 가장 큰 크기의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진오가 나가지 않고 별을 의자에 앉히고 시연의 옆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시연이 계산하려 하자, 진오가 카드를 사장에게 내밀었다. 

“이걸로 계산해 줘요.”

“아니에요. 제가 계산할 거예요. 이걸로 해주세요.”

시연이 자신의 카드를 사장에게 내밀었다. 사장이 난처한 표정으로 두 카드와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봤다. 

“누나도 먹을 거니까 제가 살게요.”

진오가 카드를 사장의 코앞에 갖다 대자 사장이 웃으며 받았다. 

“저기 카페 옆에 새로 오픈한... 심상? 거기 선생님이신가 봐요? 심리치료 같은 거죠?”

사장이 시연에게 아는 체를 했다. 시연이 놀란 표정으로 웃었다.  

“와, 사장님도 아시네요? 아직 정식 오픈을 한 게 아니라서 떡도 못 돌렸는데...”

“제가 심리치료에 관심이 많아서요. 예전에 우울로 받았었거든요. 눈에 딱 띄더라고요.”

사장이 웃으며 포장된 아이스박스를 건넸다. 시연이 받으려는데 옆에 서 있던 진오가 낚아챘다. 시연이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다 사장을 보고 미소 지었다.

“떡 가지고 또 올게요!” 

시연이 먼저 나가는 진오와 별을 따라나섰다. 


진오, 별, 시연이 나란히 골목을 걷는데 별이 시연의 손을 잡았다. 시연이 웃으며 별을 바라봤다. 별이 아이스크림을 날름날름 집중해서 핥아먹었다. 편안한 표정이었다. 

“시연!”

멀리서 시연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리암이었다. 

“어디가?” 

진오가 가까워진 리암에게 물었다. 시연도 궁금하다는 듯 리암을 쳐다봤다. 

“나는 맥주 사러, 두 사람은? 어떻게 같이 와요?”

리암이 시연만 바라보며 말하자 진오가 뚱한 표정을 짓고 별이 손을 잡았다. 

“별아, 우리 먼저 가자! 고모랑 고모부는 맥주 사가지고 오세요 해.”

진오가 별의 손을 잡아끌자 별이 시연을 돌아보았다. 

“별이, 이따 보자!”

시연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별이 끌려가듯 진오를 따라갔다. 리암과 시연이 편의점으로 향했다.  

“우린 한 잔 하고 갈래요? 엄마는 마시면 안 되니까.”

리암이 간절한 눈빛으로 답을 기다리자 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쟤네들 뭐야? 아니, 시연쌤이랑 리암이!”

진오가 흥분하여 큰 소리로 말하며 카페로 들어섰다. 여정이 손짓으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진오는 쳐다보지 않았다. 여정이 급하게 휠체어를 움직여 진오에게 갔다. 카페 안에는 중년의 남성이 앉아 있었다. 대형화면에는 산을 오르는 듯한 영상이 나왔다. 별이 실망한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봤다. 화면에서 갑자기 다람쥐가 나무를 타고 쪼르르 내려왔다. 별이 눈을 크게 뜨고 화면 가까이 다가갔다. 

“조용히 해. 여기 영업장이야.”

여정이 진오의 등을 치며 힘주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 손님 오셨네. 이거 아이스크림. 돈은 내가 냈어. 시연쌤은 주문만 했고, 배달도 내가 했네! 근데 리암이, 시연쌤 좋아해?”

여정이 진오가 건네준 아이스박스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뚜껑을 열었다. 커다란 종이포장용기에 아이스크림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거 냉동실에 좀 갖다 놔. 고마워, 잘 먹을게!”

여정이 웃으며 뚜껑을 닫고 진오에게 건넸다. 

“사귀는 거야?” 

진오가 아이스박스를 받아 냉장고로 향하다 궁금한 듯 소리쳤다. 여정이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진오를 노려봤다. 조용히 하라는 듯 손가락을 세워 입 앞에 갖다 대고 손님을 가리켰다. 진오가 흘끗 손님을 쳐다봤다. 손님은 빈백에 기댄 채 영상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슬픈 표정이었다. 워낙 슬퍼 보이는 인상인지 영상을 보고 슬픈 건지 알 수 없었다. 여정이 그의 지팡이를 바라봤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했다. 지팡이를 짚고 들어왔던 그의 모습도 어색해 보였다. 산을 좋아한다던 그는 커피가 다 식은 줄 모르고 영상만 쳐다봤다. 별이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입을 쩍 벌린 채 영상을 보고 있었다.

“별이 산을 좋아했었나?”

진오가 탄산수 뚜껑을 열며 여정에게 속삭이듯 물었다. 여정이 한심한 표정으로 진오를 쳐다봤다. 

“넌 대체 별에 대해서 아는 게 뭐야, 별이 아빠?”

“모를 수도 있지. 아빠라고 다 아나?”

진오가 탄산수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말했다. 여정이 숨을 크게 들이쉬고 쏟아내듯 입을 열었다. 

“모를 수 있지. 하지만 매일매일 새롭게 알아가야 하는 거고, 그러려면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겠지? 그리고 아이들은 스스로 찾아서 하지 못하니까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해. 누가? 부모가! 경험을 해야 아이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겠지?” 

“오! 랩 좀 하는데!”

진오가 숨을 몰아쉬는 여정에게 박수를 쳤다. 여정이 진오의 등짝을 세게 쳤지만 허공을 갈랐다. 진오가 재빨리 피했기 때문이다. 여정이 기운 없는 듯 눈을 감고 휠체어에 기대자 진오가 슬금슬금 다가왔다. 

“시연쌤도 그런 얘기하더라. 네 살 정도부터는 먹이고 재우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을 해야 한다고. 사람 만들기 대작전! 근데 뭐, 나는 그런 교육 안 받아봐서 뭔지 잘 모르겠어. 우리 엄마는 맨날 밖에서 자기실현했잖아. 나는 항상 혼자였고. 어릴 때 가족이랑 어딜 가본 기억도 없어. 알잖아. 유치원 때 내 생일파티에도 집사 할머니가 온 거.”

진오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리자 여정이 살짝 눈을 뜨고 진오를 봤다. 진오는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다. 

“내 새끼 사람 만드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야. 그 방법을 처음부터 아는 부모는 별로 없어. 그러니까 공부해야 돼. 조력자도 필요하고... 별이 잘 키우다 보면 너도 사람이 되어 있을 거야. 내가 도와줄게. 나는 사람 둘이나 만들었잖아.”

여정이 느긋하게 눈을 감은 채 진오의 등을 쓰다듬었다. 진오가 여정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짠!

리암이 맥주캔을 내밀었다. 시연이 싱긋 웃으며 맥주캔을 부딪혔다. 리암이 한 모금 크게 마시고 내려놨다. 

“좋네요. 이런 행복이 있을 줄 몰랐어요.”

리암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시연이 가만히 리암을 쳐다봤다. 리암이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 열 살 때 엄마가 떠나고... 아,  물론 매년 서 너 번씩 만나러 오시고 영상통화도 매일 했지만. 항상 허전했어요. 학교 갔다 집에 오면 아무도 없고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어도 말할 사람도 없고... 가까이에 내 편이 없는 느낌이랄까. 시연씨가 처음이에요. 우는 모습을 보여준 사람도,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도.”

리암이 시연을 지긋이 바라봤다. 리암을 바라보며 듣고 있던 시연이 맥주캔으로 시선을 옮기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게 제 일이에요. 제 앞에 있는 사람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지지해 주고 같은 편이 되어서 스스로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일.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그런 내 편을 원하지만 만나기 어렵죠.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어려운 일이니까. 암튼, 저에 대해 큰 의미는 두지 말아요.”

시연이 남은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고 구기며 리암을 쳐다봤다. 리암이 시연의 눈을 통해 그녀의 마음을 읽고 싶은 듯 마주 보았다. 마음을 알 수는 없었으나 깊고 슬픈 눈이라 생각했다.  


창 너머로 붉은빛이 심상 안으로 쏟아졌다. 시연이 커다란 캔버스 위에 물감을 정신없이 칠하다 의자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맥주 한 캔의 술기운인지, 리암의 말 한마디 때문인지, 시연의 마음이 복잡했다. 유일한 내 편이었던 아빠가 돌아가시고 방황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아빠의 따뜻함을 그리워하며 누군가를 사랑했지만 따뜻함은 늘 짧았다. 때론 너무 뜨거웠고, 때론 너무 쉽게 식어버렸다. 지난 시간 동안 상처받았던 마음들이 일어나며 두려움의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았다. 갑자기 붉은빛이 어둠으로 바뀌었다. 시연이 무심코 창밖을 쳐다봤다.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하고 굳어있는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시연이 엷게 미소 지으며 천천히 일어났다. 문을 열어주자 여학생이 잔뜩 움츠린 채 허공을 보고 서 있었다. 

“들어올래?”

시연이 담담하게 묻자, 여학생이 허공을 바라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시연이 문을 활짝 열고 뒤로 물러서자 여학생이 안으로 들어왔다. 여학생은 책상 위 물감을 빤히 쳐다보며 꼼짝하지 않았다. 시연이 의자를 빼주고 수납장으로 가서 오일파스텔과 색연필, 연필, 지우개, 종이를 가져왔다. 여학생이 꼼짝 않고 서서 시연의 손에 들린 재료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빤히 봤다. 

“이름이 뭐야?”

“방나래요.”

“나래, 그림 그려볼래?”

시연이 테이블 위에 재료를 놓아주자 나래가 의자에 앉아 오일파스텔을 잡았다. 시연은 캔버스 앞에 앉아 작은 붓을 들고 천천히 스케치를 했다. 나래는 오일파스텔이 마음에 들었는지 하나씩 꺼내 끄적였다. 모든 색깔을 다 칠한 후에는 뚜껑을 닫고 색연필을 열었다. 새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테이블 위로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오직 색연필을 잡은 손만 천천히 움직였다.    


리암이 큰 냄비의 뚜껑을 열자 희뿌연 김이 확 올랐다. 리암이 불을 끄고 냄비를 들어 싱크대에 쏟았다. 여정이 소파에 앉아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리암을 바라봤다.  

“갈비찜은 언제 배웠어?”

여정이 가만히 있기 힘든지 휠체어를 끌어당겼다. 

“배운 건 아니고 유튜브 보고 해 봤지. 왜? 뭐 필요해요?”

여정이 휠체어로 옮겨 앉으려 하자, 리암이 하던 일을 멈추고 여정을 돌아봤다. 

“아니, 너 바쁜데 내가 좀 도와주려고.”

“노노! 오늘은 내가 다 한다니까. 심심하면 누워서 다리 운동해요.”

“그래도, 내 손님이잖아. 내가 괜히 별이 저녁 먹인다고 해서 너만 귀찮아졌네!”

여정이 난처한 듯 웃자 리암이 다가와 휠체어를 뒤로 뺐다.

“오늘만. 삼촌이 엄마 신경 많이 써 준 것도 고맙고, 시연씨는 내 얘기 많이 들어줘서 고맙고... 그러니까 엄마는 열심히 운동해요!”

여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견한 듯 리암을 바라봤다. 

“시연이는 어때? 너한테 자기 얘기해?”

리암이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여정이 리암의 손을 잡고 토닥였다.

“시연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거야. 그래서 마음을 보여주는 게 더 두려울 거고. 상처받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조급하게 밀어붙이지 말고 믿음을 줘. 너답게.”

리암이 눈을 반짝이며 여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현관에서 번호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와! 좋은 냄새! 별아, 오늘은 갈비찜인가 봐! 돼지일까, 소일까?” 

현관문이 열리더니 진오가 호들갑스럽게 들어왔다. 별이 담담한 표정으로 들어오더니 여정을 보고 달려가 안겼다. 

“별이 왔구나! 배고파?”

여정이 묻자 별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별이 아빠! 리암이 도와서 상 좀 차려! 시연이 오라고 전화할까?” 

여정이 별을 쓰다듬으며 진오에게 소리치자 진오가 자동적으로 앞치마를 둘렀다. 

“시연씨는 내가 가볼게요.”

리암이 앞치마를 풀며 여정에게 말했다. 여정이 씨익 웃으며 눈을 찡긋했다. 


시연이 붓을 놓고 시간을 확인했다. 저녁 일곱 시였다. 나래는 몇 시간째 말없이 여러 장의 그림을 그렸다. 종이에 표현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 

“배고프지 않아? 어떤 음식 좋아해?”

나래가 손을 멈추고 시연을 쳐다봤다. 처음 받아보는 질문인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눈동자가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생각하는 듯했다. 

“혹시 떡볶이 좋아해?” 

나래가 말없이 시연을 바라보며 눈을 꿈뻑였다. 떡볶이를 안 먹어본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말간 표정이었다. 갑자기 나래가 움츠리더니 출입문을 쳐다봤다. 문밖에 지나가 서 있었다. 목발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듯했다. 시연이 활짝 웃으며 일어나 빠르게 문을 열어주었다. 

“지나왔구나! 늦었네?” 

“오늘 저녁 손님이 엄청 많았거든요. 엄마 도와드리고 왔어요. 이건 엄마가 감사하다고 싸주셨어요. 남은 거 아니고 새로 한 거예요.” 

지나가 어깨에 멘 가방에서 포장용기 세 개를 꺼냈다. 

“와! 안 그래도 떡볶이 얘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많이! 음... 너무 행복하다! 지나도 일하느라 고생했는데 일단 먹고 하자! 그리고 이 친구는 방나래. 지나보다 한 살 어려.”

시연이 포장용기를 펼치고 음료수를 가지러 사무실로 갔다. 지나가 나래 옆에 앉아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 난 지나야. 지나 분식집 딸. 청양중 2학년인데 휴학 중이야. 보시다시피 잘 못 걸어서. 너는? 어느 학교야?”

친근하게 말을 거는 지나를 나래가 멀뚱히 바라봤다. 말할 듯 말 듯 나래의 입술이 움찔움찔했지만 끝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시연이 컵 세 개와 콜라를 가져오다 지나를 보고 웃었다. 지나가 나래의 답을 기다리며 얼굴을 코앞까지 들이밀고 있었다. 

“나래는 내향적이라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아. 나래도 청양중일걸? 맞나?”

나래가 한숨을 크게 몰아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나가 꼬지로 떡볶이를 찍어 나래에게 내밀자 나래가 시연을 흘끗 쳐다봤다. 

“먹어봐. 지나네 떡볶이 엄청 맛있어.”

나래가 입에 떡볶이를 넣고 오물오물 씹었다. 맛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빠르게 씹으며 적극적으로 순대와 튀김도 집어 먹었다. 시연과 지나가 마주 보고 웃었다. 시연이 콜라를 따라주자 지나가 벌컥벌컥 마시고 크게 트림을 했다. 나래가 풉하고 웃더니 자신도 콜라를 마시고 트림을 했다. 시연이 어이없는 표정을 짓다 웃었다. 창밖에서 지켜보던 리암의 얼굴에도 절로 웃음이 났다. 리암이 한참 동안 시연을 바라보다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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