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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윤 Mar 22. 2021

나는 왜 모유수유에 실패했을까?

모유수유 실패 요인

 우리 엄마는 분유로 우리 세 남매를 키우셨다. 그래서 첫째를 기를 당시, 모유수유에 대한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 조리원에 있을 때는 무조건 완전 모유수유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자연스럽게 모유수유와 멀어지게 됐고 분유로 첫째를 길렀다. 그리고 둘째를 낳았다. 첫째 때의 경험으로 둘째는 '모유든 분유든 되는대로 기르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둘째는 모유수유에 성공했다. 분유 수유도, 모유수유도 모든 해본 나는 적극적으로 모유수유를 추천하는 바이다. 나는 이 글이 모유수유를 생각하는, 아니 분유와 모유 중 고민하는 모든 엄마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쓴다.


나 포함 우리 세 남매는 분유를 먹고 자랐다.


 먼저 첫째 때, 내가 모유수유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1. 분유라는 대안

 이는 모유수유에 대한 엄마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만약 분유가 없었다면 나는 모유를 줄지 말 지에 대한 어떠한 고민도 없이 모유수유를 했을 것이다.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조차 신생아들에게 분유를 주니 이 부분에 대한 말은 다했다고 본다.


2. 한국에 형성된 조리원 문화

  한국의 엄마들은 대부분 몸조리를 위해 조리원에 들어가는 문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모유수유를 하고자 하는 엄마들의 생각을 흔들어놓기 쉽다. 조리원 사업 종사자들은 반기지 않을, 명백한 사실이다. 물론 조리원에 들어가면 아이를 맡기고 편히 쉴 수 있다. 그러나 조리원에 들어가면 아이와 떨어져 수유 콜에 의존하여 아이와 합을 맞출 수밖에 없다. 보통 2주를 조리원에서 보내는데 그 초반 2주는 정말 모유수유의 골든 타임이다. 그런데 그 시간에 조리원에 있으면서 아이들은 사이사이 분유 보충을 한다. 그때 조리원에서는 규칙적으로 유축을 권장한다. 아이러니지 않는가? 유축기를 사용하여 유축을 하는 것도 모유량을 늘리는 데 도움은 되지만 결코 편한 방법은 아니다.


3. 주변 사람들의 간섭

 친정 엄마만 해도 분유로 우리를 기르셨기에 내가 모유수유로 고민을 하니 계속 모유 그만 주고 분유를 주라며 나를 다그치셨다. 그리고 당시 나의 조리원 동기도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분유 수유를 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아기를 갓 낳아 체력적으로 부치는 산모들은 분유를 주라고 주변에서 유혹(?)을 하면 이를 떨쳐내기 쉽지 않다. 주변에서 모유수유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모유수유를 했을 테지만 분유 경험자들이 모유가 힘들다고 계속 얘기하며 모유수유를 만류한다. 이러한 분위기와 상황이 모유수유 대신 분유를 선택하게 만드는 큰 이유가 된다.


4. 모유수유에 대한 잘못된 상식

 '가슴이 작으면 모유량이 적다, 누구는 참젖, 누구는 물젖이다.'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떠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 단지 처음 태어난 아기에게 처음부터 맞는 양이 나오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만 있을 뿐이다. 양이 적어서 못 먹이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 엄마들은 '그 일부에 내가 포함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잘못된 생각을 한다. 이 생각이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분유로 가게 하는 모유수유의 가장 큰 적이다. 그리고 간혹 너는 물젖이라서 애가 잘 크지 않으니 끊고 분유를 주라고 말하기도 한다. 모유는 전유와 후유로 이루어져 있다. 모유량이 많은 사람들은 적정 모유량을 지닌 사람에 비해 흔히 말하는 물젖, 즉 전유가 나오는 시간이 길다. 이로 인해 아이가 변을 지려서 모유를 먹이지 말고 분유를 먹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이러한 이유로 모유를 끊지 말길 바란다.


5. 잦은 외출

 외출을 한다고 무조건 모유수유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럴 확률이 높아진다. 모유수유에 성공하기 위해선 아이와 24시간 붙어 있으며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아이와 모유수유의 합을 맞추는 시기에 잦은 외출을 하게 되면 텀을 놓치게 되고 그때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면 그만큼 모유 생성량이 줄어들게 된다. 한두 번이면 괜찮을 수 있지만 이것이 누적되어 10번, 20번, 그 이상이 되면 모유수유를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첫째 때 이렇게 한두 번 모유수유를 거르니 점점 이것이 누적되었고 모유수유가 귀찮아지게 되었다. 결국 점점 모유수유 횟수가 줄어들고 분유 수유 횟수가 늘어나면서 모유수유와 이별하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로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불편한 점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유수유가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가장 좋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이다. 100일까지만이라도 견뎌보자. 시간이 지나면 정말 편해지는 게 모유수유다. 두 가지 모두를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꼭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바이다.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 모유수유만 제대로 하면 아이에게 들어가는 다른 교육, 사실 필요 없다.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은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유수유를 조금이라도 할 마음이 있는 예비 엄마 또는 엄마라면 꼭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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