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간에 정확하고 싶고, 상대를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내가 기다리는 게 훨씬 마음 편한 나는, 남편과 연애시절부터 이걸로 얼마나 싸웠는지 모른다. 나를 데리러 오려면 약속시간 30분 전에는 본인 집에서 출발했어야 하건만, 늘 출발했냐고 전화하면 아직 화장실이라 하곤 했다. 외출 직전마다 화장실을 가야 하는 신체적 결함(?)이 있는 거라면, 그 시간까지 감안해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전히 우리 부부싸움의 5할은 이 엉터리 시간관념 과 화장실 문제 때문에 일어나곤 한다. 약속시간을 지키는 건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라 생각하므로, 남편의 '제멋대로 타임'을 완전히 고치지 못하는 한 이 싸움은 계속될 것 같다. 그래도 진진이가 태어난 후, '아이 타임'에 맞춰야 할 경우는 예전보다 많이 개선되긴 했다.
친정 부모님의 사이가 매우 좋으신 편인데, 엄마의 가끔 생기는 열받음 포인트가 아빠의 화장실 가는 시간 때문이란다. 아빠도 외출 직전 화장실엘 달려가곤 하셔서 엄마의 애간장을 여태껏 태우고 계시단 거다. 이쯤 되면 남자들의 "외출과 장운동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외출준비 시 여자들이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되는 건 기정사실이다. 그렇다면 남자들이여! 출발시간 여유롭게 계산하여 화장실 갑시다. 여러분들 장 건강에도 편한 환경이 좋을 텐데요!?
쩝... 약속시간 지키기 위해 남편 장 운동의 시간과 빈도까지 생각해야 하다니.. 씁쓸해지는 주말 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