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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중3의 방학 준비

내려놓았더니 따라온 것

by 소담

2025년 새해를 맞으며 중2 엄마도 졸업했다.



너무 좋다!



지긋지긋했던 딸아이의 사춘기도 2년을 꼬박 채우니 잠잠해지는 모습이 보인다. 찬바람이 불면 좀 잦아질 거라는 인생 선배들의 조언이 어김없이 적용된다. 그래... 지칠 때도 되었지. 나도 이제 좀 살자.


(힘든 터널 지나가고 계시는 학부모님들, 터널에 끝이 있긴 한가 봅니다.)


두 달 동안의 긴긴 겨울방학을 앞두고 아이와 많은 대화가 오고 간다. 두 달이란 기간 자체도 길지만, 학교 가지 않는 날에 주어진 하루도 너무나 긴 시간이다. 요즘 중학생들에겐 필수품인 핸드폰과, 그 속을 채우고 있는 많은 앱들과는 어떻게 관계 맺는 것이 좋을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SNS중독, 게임 중독에 빠진 친구들이 꽤 있어서, 아이도 핸드폰 하는 시간에 고민은 있는 듯하다. 스크린타임도, 앱별 사용시간도 제한을 걸어두긴 했지만, 모든 앱의 주어진 시간을 다 쓰고 싶은 마음을 어쩔 수는 없나 보다. 느닷없이, 그럼 영어학원 한 군데를 더 다니고, 논술인문 수업을 일주일에 두어 번 갈 테니, 주어진 학원과 숙제들을 모두 한다면 나머지 시간은 마음껏 자유(?)를 달라고 딜을 해온다.


핸드폰 하는 물리적 시간을 줄이려고 이 스케줄 저 스케줄 집어넣는 우리의 모습이 한심해 보이면서도, AI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갑갑하다. 인류에게 너무 큰 변화와 혁신을 안겨준 고인이 된 사과 회사 그분께 감사보다는 원망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건 과연 나뿐인 걸까. 방학을 이틀 앞두고, 단축수업 중(=핸드폰 할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말)인 아이와 좀 더 평화로운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마련해 보려 한다.


섭식장애나 사춘기가 잠잠해지니, 핸드폰 사용이라는 대장정에 맞서게 되는, 끝없이 생겨나는 인생의 도전에 대해 현명하게 극복해 나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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