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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성일 Jan 10. 2019

제17회 - 뮤지컬의 예술성과 오락성 (1)

 관객들은 뮤지컬을 보기 위해 극장에 올 때 예술성을 바라는가, 오락성을 바라는가?


 우리가 공연장을 찾는 이유는, 공연학적 관점으로 말할 때는 이런저런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 이론을 펼쳐낼 수 있겠지만, 쉽게 말하자면 재미 때문이다. 우리는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맛보기 위해서 공연장을 찾는다. 그런데 재미있다는 말은 가볍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까 자주 염려하게 되는 말이다. 사람마다 이 재미라는 말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다. 사는 나라와 지역에 따라, 교육의 정도에 따라, 남녀의 성별에 따라, 경제적 빈부에 따라, 그리고 다른 수많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나의 뮤지컬 작품을 보아도 뮤지컬을 처음 보는 사람과 뮤지컬을 수십 편을 이미 본 사람의 그 재미의 기준은 다를 것이다. 어떤 이들은 감각적인 재미를 좋아할 수 있고, 어떤 사람들은 지적인 재미를 즐길 수 있다. 그런 각각의 기준을 넘어서는 인류 보편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명작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고 작품을 창작하거나 제작하려는 것은 조금 욕심일 수도 있다.) 그 재미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한국의 뮤지컬 관객과 뉴욕의 브로드웨이나 런던의 웨스트엔드의 관객의 기준도 약간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는 자국의 시민들 뿐 아니라 세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까지 고객층을 삼는다. 그래서 보편적인 소재와 주제를 가진 작품들이 공연된다. 그래야 관객이 많이 오고 제작의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그곳과는 다르다는 것을 안다면 창작과 제작에서도 그들의 기준으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범위를 ‘한국의 관객들은’으로 조금 줄여 보자. 한국의 관객들은 뮤지컬을 보기 위해 극장에 올 때 예술성을 바라는가, 오락성을 바라는가? 이 질문은 어떤 관객을 주 고객층으로 정할 것인지를 위해 한국 뮤지컬의 관객 성향을 진단하는 것을 넘어, 뮤지컬을 창작하고 제작하는 이들의 방향과 그것을 위한 철학적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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