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의 모티브 75]
사업을 시작한 후배가 위워크 WeWork에 있다고 해서 가 봤다. 직접 가서 보니 그 안에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운영 노하우가 느껴진다. 몇 명이 쓰느냐와 가격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혼자라도 지정된 공간을 정해 일을 하게 되면 6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는 방에서 일을 하게 된다. 물론 그 안에서 끝까지 모른척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닫혀진 한 공간을 쓰는 사람끼리는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일하고 밥도 같이 먹게 된다. 여러 사람의 공간이지만 서로 친하고 문을 닫고 다니니 편하게 물건을 놓고 다니고, 좀 더 안전한 느낌을 받는다.
월에 몇 번씩 참여할만한 네트워크 행사가 있어서 안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끼리 섞일 기회를 만들어준다. 기획자는 디자이너를 만날 수 있고, 디자이너는 개발자를 만날 수 있다. 서로 예산과 자원이 모자란 상황에서 일에 따라 도와줄 수도 있고, 맘만 맞으면 함께 사업을 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교통이 좋은 곳, 좋은 건물에 멋진 인테리어가 되어 있으니 뒷골목 작은 건물에 있을 때 보다 새로운 멤버를 뽑을 때도 유리하다. 고객이나 사업상 만나는 사람 부르기도 좋다. 일을 하는 데 있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간이 해결되니 노트북만 있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요즘에는 다양한 공유 서비스가 시장에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저렴한 가격에 기존 상품이 제공해주지 못했던 가치를 전해주니 인기가 많다. 사용해본 공유 서비스를 떠올려보면 에어비앤비 AirB&B도 그랬다. 전에 뉴욕에서 열흘 정도 보내게 되었을 때 세 명이 모여서 집을 빌렸다. 호텔보다 저렴한 비용에 셋이서 함께 사용하니 가성비가 아주 좋았다. 또한 콜롬비아 대학교 심리학과 박사과정을 밟는다는 호스트의 책장을 보며 그가 어떤 책을 읽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그의 키친에 있는 식기와 그릇으로 아침을 챙겨 먹으면서 왠지 그 동네에 사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우버 Uber도 택시 보다 편리했다. 타고 싶은 곳에서 원하는 곳까지 어떻게 가는지 미리 예상해 볼 수 있고, 가격도 대충 알 수 있고, 계산도 사전에 등록해 놓은 카드로 자동으로 해주니 돈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팁이나 평가를 잘 받고 싶은 기사는 캔디나 물을 주면서 친절하게 이야기를 나눠주니 뭔가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었다. 공항에 갈 때는 큰 차를 골라서 부르면 되니 참 편리하게 이용했다.
한동안 한물간 기업이라고 불렸던 마이크로소프트도 사티아 나델라가 CEO로 온 이후로 크라우드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글로벌 시가 총액 1위의 기업으로 변신하였다. 윈도우나 오피스로 한 번에 몇 십만 원씩 걷어갈 때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거나, 한번 사면 그만인 경우가 많았지만, 오피스365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체제로 바뀌면서 고객과 계속 연결되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체계로 변신했다. 회사는 새로 출시한 제품을 고객에게 쉽게 선보이고 그들의 반응에 따라 니즈에 맞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되었다.
제품을 판매하는 시장에는 물건을 한번 팔고 마는 판매 모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독 모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혼자서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공유 오피스에서 서버는 클라우드로, 프로그램은 임대 서비스로 이용하면 된다. 자신이 못하는 부분의 일이나 사람은 역경매 방식으로 맡겨도 되고, 전문가 사이트에서 구인을 해서 프로젝트 별로 맡겨도 된다. 기존에 모든 것을 구입하고 사람을 고용해서 일을 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세상은 점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휴 자원은 나누고, 공유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자원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한 것이 큰 이유이겠지만, 참여자들 입장에서 보면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조금이라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간, 시간, 자원, 기술을 나누고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고 추가 수입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 공유 서비스의 제공자로 참여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후배가 자신이 시작하는 사업에 몇 가지 제품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꾸민다고 한다.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얼마 전에 만난 성공한 사업가 동생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서 주로 해외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매출액만 300억이 넘고, 이익률이 40퍼센트가 넘는다.
그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었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회사는 게임 성공률이 다른 회사보다 좋아서 20퍼센트 정도 된다고 했다. 이는 80퍼센트의 제품은 실패한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가능성이 있는 게임을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실패 속에서도 배워야 한단다. 그렇기에 구성원들이 실패하더라고 자괴감에 빠지지 않도록 자존감을 키워가며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사업을 새로 시작한 후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제품의 성공률을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면 10퍼센트로 잡자고 했다.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10번 도전해서 그중에 한 번을 성공의 모멘텀으로 만드는 것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번에 성공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렵겠지만 열 번 도전할 수 있다면 한 번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제 세상의 환경은 점점 도전하기 쉬워지는 쪽으로 만들어 지고 있다. 남은 건 자신이 도전해야 하는 이유와 무엇을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 그리고 열 번 정도 도전을 기본으로 알고 그 속에서 가능성을 찾으려 하는 의지와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탄력적인 자존감, 그리고 결심이다. 도전이 무조건 성공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아무것도 안 하고 현재에 머물러 있는 사람보다는 분명 많은 것을 얻을 것이다.
[이형준의 모티브 75] 쉽게 시작하고, 많이 실패하고, 그속에서 성공하라!
직장인의 성공을 위한 팟케스트 <3040 직딩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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