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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템포 Sep 15. 2021

열 번째 감사일기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지금의 소중함,

다시 건강을 신경 쓰고, 건강한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합니다. 



이거 되게 무서운 상황이라면서요?


 열 번째 감사일기를 시작으로 감사일기를 다시 써보려 한다. 

이전에는 세 개의 감사할 것을 뽑았다면, 이번에는 쓰고 싶은 만큼만 쓰되 깊게 생각해보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글감이 비슷해지는데, 감사한 일을 목표한 수에 맞춰 찾아내는 일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포장만 벗기면 되는 샐러드, 참 좋은 세상


 며칠간 식습관이 엉망이었다. 아주 많이 먹거나, 아주 적게 먹거나. 

한동안 군것질거리로 식사를 대신하고, 귀찮아서 끼니를 거르거나 잘 먹지 않던 배달음식을 시켜먹었다. 

재택근무로 내내 집에만 있고, 생활 반경이 좁아져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여 카페에 일을 하러 나가고 다시 샐러드를 먹기 시작했다. 아직 습관이 들지 않아 군것질 생각이 나긴 하지만, 속이 더부룩한 것이 확연히 줄어 꾸준히 챙겨 먹어야지.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이 느껴지는 가을 날씨다. 

기분 좋게 닿는 햇살과 뭉게구름이 가득한 가을 하늘을 보고 있으면, 정말 살아 있다는 것에 절로 감사함이 든다. 조금 지나면 금세 겨울의 시린 추위가 찾아오겠지. 짧기에 더 소중한 것들이 있다. 


 일을 끝내고 러닝머신에서 걸으며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았다.

드라마는 잘 보지 않는 편인데도, 이 드라마는 꼭 챙겨보게 된다. 각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재미있기도 하고, 스토리가 탄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지고 있을 때는 정말 감사할 줄 모르는 '건강'과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누구도 본인이 언제 어떻게 아프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삶의 끝 이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순간이 오면, 내내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건강함이 얼마나 당연하지 않은 것들인지 알게 된다. 뇌동맥류를 수술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보며, 작년 이맘때쯤 아빠가 수술받았을 때가 떠올랐다. 


 병마와 싸운다는 것은 아픈 이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다. 문득 다시 건강을 찾아가는 아빠와 두 다리로 걷고, 잘 먹고, 운동까지 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건강을 신경 쓰고, 아픈 곳 없이 건강한 지금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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