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2
꿈을 자주 꾸는 나는
꿈속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 한참을 울기도 하고, 살인자에게 쫓기며 공포에 떨기도 한다.
끔찍한 사고를 당해 병원에 누워 있기도 하고, 옛 연인을 다시 만나 못다 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때로는 배우처럼 잘생긴 남자에게 고백을 받고도 매몰차게 거절한다.
꿈의 장르와 출연진은 매일 다르고, 나는 그 속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간다.
그렇게 영화처럼 버라이어티한 꿈을 꾸고 나면, 현실로 돌아온 평범한 하루가 오히려 특별하게 느껴진다.
특별하지 않아도 감사한 하루가 된다.
회사에 출근해서 동료들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면, 웃음과 놀람, 감동이 뒤섞인 표정들이 돌아온다.
그때마다 느낀다.
이야기의 힘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을.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쇼팽 에튀드 앨범을 매일 듣는데, 들을 때마다 놀랍다.
2~5분짜리 짧은 곡들 속에 믿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어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방의 날갯짓,
심장을 찌르는 아픔,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
술과 노래로 고통을 잊으려는 사람의 감정,
몰디브의 해변을 닮은 평화로움,
음악의 여신이 연주하는 황금빛 리라,
그리고 아픔을 가진 노인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는 이야기까지.
실제 임윤찬이 각 곡마다 상상했다는 이야기들이다.
그는 이 앨범으로 클래식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그라모폰상을 받으며,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이 표현되는 일입니다.”
그의 음악이 마음을 흔드는 이유는 그 안에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이야기는 감정을 품고, 감정은 다시 이야기를 낳는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가슴을 뛰게 한다.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비춰보고, 때로는 반성하기도 한다.
이야기에서 배우고, 이야기로 위로받는다.
소설과 영화, 드라마 속 인물들을 보면서도
그들의 삶을 동경하거나 비교하며 말 한마디에도 잠시나마 위로를 얻을 때가 있다.
이야기는 그렇게,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든다.
이야기가 있는 삶을 찾아 나서는 여정은 언제나 설렌다.
그 여정 속에서 웃고 울며,
가끔은 교훈을 얻고,
결국 내 삶이 조금 더 풍성해지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다.
그렇기에 모든 삶은 하나의 이야기이고,
그렇기에 모든 삶은 소중하게 기억되어야할 기적이다.
언제나 그랬듯,
오늘도 아주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 삶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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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일주일에 한 번 부모님과 여행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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