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2
매일 글을 쓰기로 결심한 지 7개월.
그 시간 동안 단 한두 번을 제외하고는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가족이 아프고, 체력이 떨어지고, 여행을 가거나 밤 10시에 퇴근해도 글쓰기는 놓치지 않았다.
완성도가 떨어지고 아이디어가 부족한 날도 많았지만, 매일 일정 분량의 글을 써서 연재를 이어가는 일은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
글이 매일 좋지는 않아도, 전반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회사에서 평균 아홉 시간을 일하고 돌아와 세 시간 남짓 글을 쓰는 동안, 나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나는 회사에 다니며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글쓰기에 몰입하며 잠시 회사를 다니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7개월.
그 시간 동안 나는 분명 달라졌지만, 동시에 지치기도 했다.
성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충전이 부족해서다.
가끔 여행도 가고, 주말에는 푹 자기도 했지만 쏟아낸 만큼 채워넣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같은 주제로 글을 이어 쓰는 것도 아니고 매일 다른 주제의 글을 써야 하니 그동안 쌓아둔 생각과 아이디어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끝없이 꺼내기만 하다 보니 바닥이 보였고, 바닥이 보이니 예전의 게을렀던 내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건너뛸까? 하루 정도야 뭐…’
그럴 때마다 어떻게든 연재를 멈추지 않으려 짧은 글이라도 꾸역꾸역 써냈다.
누군가 “그런 글 쓸 거면 쓰지 마!”라고 말할지라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 처음으로 7일 중 하루를 비웠다.
단 하루였지만, 그 하루가 내 마음을 얼마나 편하게 했는지 모른다.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먹고 자고, 밀린 드라마를 보며 보낸 평범한 하루. 아무 성과도 없었지만, 그 하루가 내 안을 느긋하게 채워주었다.
‘다음엔 어떤 책을 쓸까?’
‘그동안 써보지 않은 걸 시도해볼까?’
‘아니면 지금의 글을 다시 새롭게 써볼까?’
그날 나는 오랜만에 생각의 향연을 만끽했다.
결론은 없었지만, 그 하루의 쉼이 나를 다시 다음으로 이끌었다.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글을 쓰고 또 쓴다.
하지만 매일 쓰는 일에는 분명한 보상이 있다.
그것은 나를 돌아보고, 세상을 바로 보게 되는 일이다.
내 안에서 꺼낼 것이 없어 빈약할 때조차 그 결핍이 ‘채워야겠다’는 욕망을 불지른다.
그 욕망이 나를 다시 책상 앞에 앉히고, 끝도 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 같은 삶이 1년이 되고, 10년이 된다면
나는 또 어떤 것을 채워,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오늘도 완성되지 않은 나로서 그 답을 써 내려간다.
[지금 연재 중입니다]
월 [나를 일으키는 문장은 어디에나 있다]
화 [일주일에 한 번 부모님과 여행 갑니다]
수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목 [이 사람 어때? AI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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