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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 Mar 13. 2023

부자 되기 열풍에 피로감을 느낀다면

지금 부자가 되는 중입니다 : 천천히 내 자리를 찾는다는 것  

서점에 가도 유튜브를 봐도 '부자 되기'라는 말이 너무 많이 보여서 피곤한 적이 있었다. 열심히 읽던 책도 꾸준히 보던 동영상도 모두 중단했다.


몹시 피곤했다.


 현실적으로 나는 직장을 다니며 이미 일상적인 경제활동만으로도 지쳤는데, 여기저기서 모두 부자 되기와 끌어당김의 법칙을 얘기하니 어느 순간부터 이것이 마음의 부담이 되고 말았다. 내가 지금 당장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게 다 내 탓인 것 같았다.


"내가 부자가 못 되는 건 내가 행동하지 않고, 내가 제대로 시각화를 못해서 그런 걸까?"

더 열심히 하면 되는 걸까?


나는 지쳐버렸다.  


또 어느 면으로는 반대였다. 이미 알기는 다 알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현실적인 실행을 못하는 모습 위로 '부자 되는 방법'이 쉴새없이 쏟아져 들어와 튕겨 나갔다.


그런 말들은  '화장실에 가면 걸어놓은 액자 속 명언'처럼 그저 그런 무게감으로 계속 쏟아져 들어오기만 하면서 점점 더 시간이 지날수록 어떠한 감동도 없고 내 안에서 어떠한 변화도 일으키지 못했다.


부자 되기가 너무 간절해서 100여 권에 달하는 부자 되기, 시크릿, 시각화, 운 좋은 사람 되기, 감사, 현실적인 자기 계발서 등 성공을 위한 온갖 책들을 읽다가 질려버린 것이다.



나는 그때 알게 됐다.  나의 내면이 더 중요한 관리 대상이라는 것을.


피로하다고 느껴지면 천천히 간다. 나의 자리를 돌아보고 일상의 행복에 집중한다.


나는 어느새 간절할수록 조바심이 나고 초조해졌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런 날이 계속되자 모든 것을 집어치우고 동네 놀이터에 앉아 햇빛을 쬐었다.


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으며 내 얼굴과 몸에 내리쬐는 햇볕의 온도를 오롯이 느꼈다. 나는 살아 있었고, 부자가 아닌 나도 햇빛 아래 따뜻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부자 되기 책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생각하게 해 주었지만, 정작 진짜 중요한 행복은  나 자신을 얼마나 마음 편하게 살게 해 주었는가에 달려 있었다.


사람은 꿈을 향해 달려가며 주변 모든 것을 계산해도 막상, 자기 자신은 들여다보지 않는 순간이 많다.


부자가 되는 것도 나를 충분히 사랑하고 그만큼 충분히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틈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비타민이 몸에 좋다고 해도 과다복용을 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아무리 나를 위해 좋은 것이라 해도 내가 지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하며 작은 아기를 돌보듯 나를 살피고 배려해야 한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음이 너무 꽉 차서 어떤 생각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할 정도가 되면

아무리 간절한 소원이나 즐거운 시각화도 스트레스가 되어버린다.  


그럴 때는 그냥 다시 나만의 작은 일상으로, 작은 휴식처로 내 자리를 만들어놓고 기다려주자.

내가 진정 어떻게 느끼는지, 나만이 알 수 있다.


하루는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다.

부자들의 기운을 받으려고 타워팰리스 밑에 있는 대형 마트에 구경 갔다가 오히려 주눅이 들어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긍정적인 사람은 이런 곳에 가서 "와 멋지다, 나도 이런 곳에 오는 사람이 될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여러 가지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 오히려 택시 기사처럼 위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정말 안타깝다. 기껏 시간과 돈을 들여 그런 장소까지 갔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까지도 감싸 안아주기 바란다.


어떤 단계에서는 아직은 그런 것들이 다가오지 않을 수가 있다.

아직 마음속에서 그것을 받아들일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왜 시골뜨기같이 화려한 곳에 어울리지 않는 걸까?

나는 왜 이런 좋은 곳에 와서 마음 놓고 즐기지를 못하는 걸까?


자신을 자책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그럴 때는 자기 마음을 어린 아이에게 하듯  귀 기울여주면 좋겠다.

분명히 자신만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혹은 부자가 된다는 것을 그냥 남의 일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말이다.


그런 생각들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자기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살아오면서

자기 안에 생긴 어떤 마음들이 말이다.   


천천히 내 안의 나를 돌아보면 좋겠다.


사람은 자기 자신도 잘 모르면서 마음만 조급해져서

경마장의 기수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려 한다.

그러나 정작 자기 자신은 경주마처럼 살아있는 생물이며 언제든 지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큰 애정과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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